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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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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B, 산업자산 ‘가치 연장’으로 자원 효율 높인다
2026-09-07 김미혜 기자, elecnews@elec4.co.kr

산업 자원 효율, 기존 설비·소재의 수명과 가치 높이는 방향으로 확대…제조업 경영진 95% “3년 내 순환경제 중요”


산업계의 자원 효율 경쟁이 원료와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데에서, 기존 설비와 소재를 더 오래 활용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자원 가격과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신규 자원의 투입을 줄이고, 산업 현장의 자원을 오래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새로운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ABB는 자원 효율을 높이기 위해 산업자산의 ‘생애주기 가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설비 상태를 모니터링해 유지보수와 현대화 시점을 최적화하고, 전면 교체 대신 사용 기간을 늘리는 방식이다. 수명이 끝난 부품과 소재는 회수·재활용해 가치를 연장한다. ABB는 자동화·전기화·디지털 기술이 산업 현장에서 이 같은 순환 구조를 구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체 측에 따르면, 글로벌 산업계에서도 순환경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베인앤컴퍼니(Bain & Company), 케임브리지대학교와 함께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 중심 10개 산업의 글로벌 경영진 약 500명 가운데 95%는 ‘향후 3년 내 순환경제가 회사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WEF는 특히 희토류와 핵심광물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공급망 변동성이 커지면서 순환경제가 공급망 회복탄력성과 경쟁력, 성장을 위한 산업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ABB는 지속가능성 전략의 핵심 축 가운데 하나로 ‘자원 보존(Preserving Resources)’을 두고, 제품과 산업자산의 가치를 최대한 오래 유지하는 순환경제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2030년까지 제품 기반 매출의 순환성 프레임워크 정합성 점수를 80%까지 높인다는 목표다. 2025년 말 기준 제품 기반 매출의 46%에 대한 평가를 완료했으며, 정합성 점수는 27%를 기록했다.


ABB는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산업용 부품의 수명을 연장하고, 사용이 어려워진 부품에서는 소재를 회수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에너지 산업 서비스 부품 순환 프로그램(Energy Industries Service Parts Circularity Program)’이라고 업체 측은 전했다. 고객 현장에서 회수한 전자부품의 상태를 평가해 수리가 가능한 경우 재정비하거나 재제조해 다시 사용한다. 수리가 어려운 부품은 전문 재활용 파트너를 통해 소재를 회수한다.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매립지로 보내진 전자폐기물은 2020년 214.5kg에서 2023년 14.2kg으로 93% 감소했으며, 수리해 다시 가동하지 못한 부품에서도 소재의 86.5%가 재활용됐다는 것이다.


또한 ABB는 수명을 다한 모터와 드라이브를 회수하는 ‘회수 및 재활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은 회수 장비에 대한 ABB 바우처 크레딧을 받아 신규 장비 구매나 업그레이드, 서비스 갱신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폐설비의 잔존 가치를 신규 설비와 에너지 효율 개선 등에 다시 투자할 수 있도록 한 구조다. 지역의 전문 재활용 파트너와 협력해 폐설비를 고객과 가까운 곳에서 처리함으로써 물류 부담과 운송 비용도 줄이고 있다.


업체 측에 따르면, 세계 최대 알루미늄 압연·재활용 기업 노벨리스(Novelis)의 스위스 공장에서도 이 같은 방식을 적용했다. ABB는 지난해 자동차용 알루미늄 부품을 생산하는 노벨리스 스위스 시에르(Sierre) 공장의 냉간 압연기 자동화 시스템과 동력설비를 현대화했다. 기존 생산설비를 전면 교체하는 대신 에너지 효율과 고속 운전 성능, 속도 제어 기능을 개선했다. 이 과정에서 철거한 기존 모터와 변압기는 ABB의 회수·재활용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재활용업체인 톰멘 그룹(Thommen Group)의 시설로 보냈다. 철거 장비에서 소재의 99.4%를 회수했으며, 나머지 0.6%도 폐기물 에너지화 시설로 보내 매립 폐기물 발생을 없앴다는 것이다.


ABB는 폐설비의 수명 연장과 자원 회수에 이어, 순환형 소재의 대규모 생산에도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 3월 스웨덴 재활용 소재 기업 사이레(Syre)와 함께 ‘섬유 재활용(textile-to-textile)’ 기술 협력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폴리에스터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섬유 소재로, 전통적으로 화석연료 기반 원료로 생산되어 왔다. 사이레는 베트남에서 폐섬유를 원료로 활용함으로써 신규 화석 원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순환형 폴리에스터의 산업 규모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ABB는 공정에 분산제어시스템(DCS), 디지털 산업 소프트웨어, 전기화 포트폴리오 등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재활용 소재 생산 공정의 품질관리와 자동화, 전력 인프라, 운영 효율을 개선해 생산 규모 확대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ABB 관계자는 “산업계의 자원 효율은 그동안 생산에 투입되는 에너지와 원료를 얼마나 줄이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왔지만, 앞으로는 이미 투입된 자산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도 함께 중요해질 것”이라 전했다.


이어 “ABB는 자동화·전기화·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설비의 효율을 높이고 기존 자산의 생산성과 수명을 개선하는 한편, 수명이 끝난 자원도 다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이미 투입된 자원을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역량이 향후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조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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