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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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칫솔·스포츠웨어로 이어진 원천기술, 고성능 그래핀 섬유 연구로 확장
2026-09-18 김미혜 기자, elecnews@elec4.co.kr

산화그래핀 액정 기반 고성능 섬유 연구의 발전과 의미 조명…전자기기·전기차·항공우주·웨어러블 등 활용 기대


KAIST가 2011년 세계 최초로 발견한 ‘산화그래핀 액정’이 15년간 전세계적인 후속 연구를 거쳐 고강도·고열전도 그래핀 섬유 제조기술로까지 연구영역을 넓히고 있다. 항균 칫솔과 기능성 스포츠웨어 등 생활제품 상용화로 이어진 KAIST의 원천소재 연구가 이제 첨단 열관리 소재로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KAIST(총장 배충식)는 신소재공학과 김상욱 교수 연구팀이 산화그래핀 액정을 기반으로 한 고성능 그래핀 섬유 연구의 최신 발전과 학술적 의미를 조명한 논평을 세계적 권위의 국제 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의 ‘뉴스 앤 뷰스(News & Views)’에 발표했다고 9월 18일 밝혔다.



산화그래핀(Graphene Oxide)은 탄소 원자가 벌집 모양으로 한 층 배열된 매우 얇은 소재인 ‘그래핀’에 산소 성분을 결합시킨 소재다. 그래핀은 강하고 열과 전기를 잘 전달하지만 물에 잘 섞이지 않아 용액 상태로 가공하기가 쉽지 않다. 반면 산화그래핀은 산소 성분이 붙으면서 물에 잘 섞이기 때문에 잉크처럼 만들거나 코팅하고, 실처럼 뽑는 등 다양한 형태로 가공하기가 쉽다는 설명이다.


김상욱 교수팀은 2011년 이러한 산화그래핀이 물속에서 일정 농도 이상으로 섞이면 얇은 판 모양의 시트들이 한 방향으로 가지런히 배열되는 ‘액정’ 상태를 형성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보고했다.

 

물속에 제각각 떠다니던 얇은 산화그래핀 조각들이 특정 조건에서는 마치 카드 여러 장을 한 방향으로 가지런히 정리하듯 줄을 맞춰 배열되는 현상이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면 산화그래핀을 한 방향으로 정렬시키면서 실처럼 길게 뽑아 섬유 형태로 가공할 수 있다.


이 발견 이후 전세계 여러 연구진이 산화그래핀 액정을 이용해 그래핀 섬유를 만드는 연구를 발전시켜 왔다. 하지만 기존 방식에서는 실을 뽑는 과정에서 용액이 쉽게 끊어지거나 그래핀 시트들이 충분히 촘촘하게 정렬되지 않아 내부에 빈 공간과 결함이 생기는 문제가 있었다. 이 때문에 섬유의 강도와 열전달 성능을 동시에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김 교수팀은 이번 논평에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한 최신 연구를 소개하고, 산화그래핀 액정 연구가 고성능 섬유 제조기술로 발전하는 과정과 의미를 분석했다.


최근 중국 저장대학교 연구진은 산화그래핀을 점도가 높은 글리세롤에 분산해 고분자 용액처럼 잘 늘어나는 성질을 구현했다. 이를 통해 실을 뽑는 과정에서 산화그래핀 용액을 강하게 늘이는 ‘초고연신 방사(ultrahigh-ratio drawing)’가 가능해졌다고 KAIST 측은 전했다.


이 과정에서 판 모양의 산화그래핀 시트들이 섬유 방향을 따라 더욱 가지런하게 정렬되고 내부의 빈 공간과 결함도 줄어든다. 이어 고온 열처리를 통해 그래핀 구조를 더욱 치밀하게 만들면 가벼우면서도 강하고 열과 전기를 빠르게 전달하는 고성능 그래핀 섬유를 만들 수 있다.


실제로 최신 후속 연구에서 제조된 그래핀 섬유는 최대 5.9기가파스칼(GPa)의 인장강도와 미터·켈빈당 최대 1,720와트(W/m·K)의 열전도도를 나타낸다고 보고되었다. 쉽게 말해 잡아당겨도 쉽게 끊어지지 않으면서 열을 빠르게 전달하는 ‘강하고 열 잘 통하는 실’을 구현한 것이다. 이는 산화그래핀을 촘촘하고 가지런하게 정렬할수록 섬유의 강도와 열전달 성능을 함께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김상욱 교수팀은 이번 논평에서 특히 2011년 처음 발견한 산화그래핀 액정이 단순한 학술적 현상을 넘어, 고분자 용액처럼 흐르고 늘이면서 가공할 수 있는 이차원 소재로 발전해 온 과정에 주목했다. 


15년 전 KAIST 연구진이 발견한 ‘산화그래핀이 스스로 정렬하는 현상’이 세계 연구진의 지속적인 후속 연구를 통해 이제는 ‘강하고 열을 잘 전달하는 실’을 만드는 기술로까지 연구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그간 KAIST의 산화그래핀 액정 관련 원천기술은 연구실을 넘어 실제 생활제품으로도 확장돼 왔다. 김상욱 교수의 교원창업기업인 ㈜소재창조의 원천기술이 적용된 그래핀 항균 칫솔은 2023년 출시 이후 1,400만 개 이상 판매됐으며, 그래핀텍스(GrapheneTex) 소재를 활용한 기능성 섬유는 2024년 파리 올림픽 태권도 시범단 도복에 적용됐다. 최근에는 기능성 골프웨어등 다양한 스포츠 의류나 침구등에도 적용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논평은 하나의 기초과학적 발견이 다양한 방향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KAIST에서 시작된 산화그래핀 액정 연구가 한편으로는 항균 칫솔과 기능성 스포츠웨어 등 생활제품으로 상용화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전세계 연구진들의 후속 연구를 통해 고강도·고열전도 그래핀 섬유와 같은 첨단소재 연구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고성능 그래핀 섬유는 가볍고 강하면서 열을 빠르게 전달하는 특성을 바탕으로 전자기기의 열관리 소재를 비롯해 전기차·항공우주 분야의 경량 열관리 부품, 웨어러블 전자소자와 스마트 의류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김상욱 교수는 “2011년 발견한 산화그래핀 액정이 전세계 여러 연구진의 후속 연구를 거쳐 이제 강하고 열을 잘 전달하는 고성능 그래핀 섬유로까지 발전하고 있다”며, “하나의 기초연구가 칫솔과 기능성 의류 같은 생활제품은 물론 전자기기·모빌리티·항공우주 등 첨단소재로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논평은 KAIST 신소재공학과 김진효 박사과정, 차수진 박사과정, 김상욱 교수가 참여했으며,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의 ‘뉴스 앤 뷰스(News & Views)’ 섹션에 9월 8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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