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서울시립대와 하나의 광칩으로 빛 저장·지연·주파수 제어 구현
서울대학교와 서울시립대학교 공동연구팀이 하나의 광칩에서 빛의 속도를 자유롭게 늦추고 저장·지연·제어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블 광집적회로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차세대 광컴퓨팅과 AI 서버,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핵심 기술 구현 가능성을 제시했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은 전기정보공학부 박남규 교수·유선규 교수 연구팀이 서울시립대학교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박현희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빛의 속도를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광집적회로를 개발했다고 7월 8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Advanced Science에 지난 6월 30일 게재됐다.

최근 생성형 AI와 초거대 AI 모델 확산으로 데이터 처리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저전력·초고속 연산이 가능한 광컴퓨팅 기술이 차세대 반도체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빛은 본래 매우 빠른 속도로 이동하기 때문에 필요한 순간 신호를 저장하거나 지연시키는 버퍼(Buffer)와 메모리 기능을 구현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광집적회로를 활용해 빛의 속도와 형태를 자유롭게 제어하는 새로운 설계 방식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보고된 방식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자유도로 ’느린 빛(Slow Light)’을 구현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핵심은 기존 광공진기 기반의 CRIT(Coupled-Resonator-Induced Transparency) 구조를 새롭게 설계한 것이다. 연구진은 두 개의 제어 가능한 루프 결합기를 적용해 광신호가 통과하는 주파수 대역과 지연 시간을 필요에 따라 변경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블 구조를 구현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회로가 동작하는 중에도 광신호의 진행 속도와 전달 특성을 실시간으로 조절할 수 있다. 연구팀은 수치 해석을 통해 광신호 지연 시간을 자유롭게 변경하면서도 신호 품질은 거의 유지할 수 있었으며, 별도의 특수 소자 없이도 빛의 주파수 성분을 변환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연구진은 해당 기술이 실리콘 나이트라이드(Si₃N₄) 기반 광집적회로에서도 실제 구현 가능함을 3차원 전자기장 시뮬레이션으로 검증했다. 재료 손실과 공진기 편차, 후방 산란, 열 누화(Thermal Crosstalk) 등 실제 제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변수까지 분석한 결과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광신호 동기화와 가변 지연선, 광버퍼, 주파수 변환 등 차세대 광인터커넥트 핵심 기능을 하나의 광칩에서 구현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고 전했다.
또한 기존처럼 목적별로 서로 다른 광소자를 제작할 필요 없이 하나의 광칩에서 다양한 기능을 소프트웨어처럼 전환해 사용할 수 있어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를 줄이고 데이터 처리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밖에도 광통신 장비와 센서 시스템의 소형화 및 비용 절감은 물론, 자율주행과 차세대 통신, 양자기술 등 초고속 정보 처리가 필요한 다양한 분야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남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광집적회로에서 빛의 흐름을 필요에 따라 재구성할 수 있는 새로운 설계 원리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실리콘 포토닉스 기반의 대규모 프로그래머블 광집적회로와 광자 AI 기술 분야로 연구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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