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부족·가격 상승에 실적 전망 급상승...“구조적 변화” 기대와 “AI 버블” 우려 공존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으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과거와 다른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업계와 시장에서는 이번 업사이클이 단순한 경기 순환을 넘어 구조적 성장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지만, AI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 역시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금융센터(KCIF)가 최근 발표한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시장 시각’ 보고서에 따르면, AI 관련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가격 상승이 메모리 제조사들의 실적과 주가를 견인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반도체 매출 증가율은 올해 3월 전년 동월 대비 79.2%까지 확대됐으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제조사의 합산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50.2%에서 올해 1분기 207.9%로 급증했다.주가 상승폭도 두드러진다. 보고서는 올해 들어 샌디스크가 493%, SK하이닉스가 183.4%, 마이크론이 153.9%, 삼성전자가 127.2% 상승하며 엔비디아, TSMC, 아마존, 알파벳 등 AI 밸류체인 내 다른 기업들의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고 전했다.

업계가 주목하는 핵심 배경은 HBM이다. 과거 메모리 업황은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중심으로 움직였지만, 이번 사이클은 AI 가속기에 필수적인 HBM이 수요를 주도하고 있다. HBM은 일반 D램보다 훨씬 많은 생산 능력과 긴 제조 기간이 필요해 공급 확대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메모리 제조사들이 설비투자를 확대하더라도 실제 공급 증가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주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투자 확대도 업황을 지탱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주요 빅테크의 올해 자본지출(CapEx)은 전년 대비 61% 증가한 7,20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AI 시장 확대와 함께 HBM 시장 역시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메모리 업황에 대한 낙관론도 힘을 얻고 있다.
특히 AI 산업이 학습 중심에서 추론(Inference)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메모리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 차세대 GPU는 이전 세대보다 훨씬 많은 HBM을 탑재하고 있으며, AI 추론 확대는 HBM뿐 아니라 범용 D램 수요 증가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장기공급계약(LTA)과 HBM 주문제작(Custom HBM) 확대도 업황 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한다. 과거 메모리 산업은 재고와 가격 변동에 따라 실적이 급격히 흔들리는 대표적인 경기 순환 산업으로 분류됐지만, 최근에는 파운드리 산업처럼 수주 기반 사업 구조로 변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신중론도 존재한다. 보고서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대규모 AI 투자에 대한 지속 가능성 우려가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AI 산업 전반에서 메모리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기술 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일부 기업들이 발표한 메모리 효율화 기술은 단기적으로 메모리 수요 감소 우려를 자극하며 관련 기업 주가 변동성을 확대하기도 했다.
국제금융센터는 현재 시점에서 메모리 업종이 완전히 구조적 호황 단계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HBM 중심의 공급 구조 변화가 과거와 다른 업황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며, 이번 업사이클이 이전보다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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