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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28 (수)
2026.01.28 (수)
[신간 소개]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홀연히 나타나 펼쳐놓은, 인간적인 양자역학 이야기
2026-01-28 신윤오 기자, yoshin@elec4.co.kr

전 물리학과 교수가 풀어쓴 일상적이고 철학적인 과학 이야기


2025년은 유엔지정 ‘세계 양자과학기술의 해’였다. 올해가 벌써 양자역학이 탄생한 지 100년이 넘었다는 얘기다. 양자역학이 탄생한 지 50여 년이 지난 1980년대부터 양자역학과 정보과학이 연결된 양자정보과학이 시작되었다. 최근 과학계에 가장 핫한 양자컴퓨팅이 양자정보과학을 응용한 것으로 양자과학은 새로운 첨단과학의 모태가 되고 있다.


저자인 이윤희(전. 고려대학교 이과대학 물리학과 교수) 작가가 신간, ‘시적인 양자역학적인 인간적인’ 책을 쓰기 시작한 시점이 2025년인 것도 우연이 아니다. 물리인의 한명으로서 2025년을 기념하고 싶었다. 양자역학을 특징짓는 가장 중요한 현상인 ‘중첩’과 ‘얽힘’을 중심으로 빛의 파동-입자성, 전자의 입자-파동 이중성, 양자 터널링,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는 물론, 최근 3년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다소 심각한(?) 주제가 일상을 들여다보듯이 산문시에 곁들어 펼쳐진다.


시적인 양자역학적인 인간적인 [이윤희 저, 항금리문학]



“양자 얽힘이 미시 세계의 보이지 않는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면, 암흑 우주는 거대한 스케일에서 보이지 않는 힘의 구조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둘은 서로 다른 차원에서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보이지 않는 것 안에 세계의 근원이 숨어 있지 않은가. ’어린 왕자가 말한 “보이지 않는 것”은 결여된 것에 대한 절망이 아니었고 가능성을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중략) 관찰과 실험, 계산과 이론 속에서도 우주와 우리는 언제나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합니다. 우리는 이 거대한 어둠 속에서 서로를 비추는 반딧불 들 같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 속에서 의미를 찾고, 보이는 것 너머에서 다시 우리를 되돌아봅니다."

-본문, 보이지않는 것을 향한 탐구 중에서...



저자는 학사, 석사, 박사를 모두 고려대에서 취득한 이학박사이다. 15년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재직하였다. 선임연구원 시절에 과학기술부 선도 기술 개발 과제인 ‘Flat Panel Display’ 기술 개발의 책임자를 지낸 우리나라 평판 디스플레이 분야의 1세대 연구자이다. 책임연구원으로서 과학기술부 21세기 프론티어 사업의 일환으로 탄소나노튜브 연구를 수행하였다. 1세대 나노 연구자로서 2001년에 과학기술부 선정 국가지정연구실(National Research Laboratory)의 책임자가 되어 단일 나노튜브 트랜지스터와 게이트형 수직 나노튜브 전자방출원을 연구하였다.


교수에서 출판사 편집인으로


2002년 고려대 물리학과 50년사에 최초의 여성 교수로 부임하여 학부에서는 일반물리학, 역학, 현대물리학, 전자물리학, 고체물리학을 강의하였다. 대학원에서는 고체물리, 나노물리, 저차원계의 전자적 수송 물리 등을 강의하였다. 고려대에서 다시 국가지정연구실로 선정되어 2006년부터 5년간 책임자로서 나노 전자소자를 연구하였다. 또한, 한국연구재단의 순수기초연구실 프로젝트의 책임자로서 유-무기 나노계의 물리현상을 연구하였다.


이처럼 여성으로서, 국내 물리 연구 분야에 굵직한 발자취를 남긴 저자가 몇 년 전, 정년 이전에 퇴임하는 길을 돌연 선택하였다. 저자가 다시,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홀연히 나타난 것은, 출판사 항금리문학의 편집인이다. 저자의 인생 자체가 마치, 책 제목처럼 ‘시적인 양자역학적인 인간적‘으로 보이는 까닭이다.


“물리학도 낯설고 특히 양자역학 개념은 물리를 전공한 사람들에게도 난해하기로 명성이 자자하다. ‘물리는 좀 괴팍하고 고집스럽고 지나치게 이성적인 학문이라 철학하고는 거리가 멀 것이다’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만, 궁극적으로 철학에서 알고자 하는 문제를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답을 찾아가는 학문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것을 공부하기 좋은 시대라고 생각했습니다. (중략) 부족하나마 이 책을 통해 물리와 가까워지시는 계기가 되고, 이 책을 보고 계신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미래의 양자컴퓨터 시대를 누구보다 반갑게 맞으시길 기대합니다.”

-들어가면서, 편집장입니다 중에서...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저자의 평생 동반자도 현역 교수이자 시인,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주병권 교수(고려대학교)라는 것이다. KIST 연구원 공채 입사 동기로 만나 고려대학교 동료 교수로 함께 일했다. 이제는 출판사 동료로 그리고 부부로 약 40여 년을 함께하고 있다. 주 교수는 곁에서 늘 지켜본 동료이자 가족으로서 한결같은 삶의 과정을 사랑하고 존경한다면서, 최고의 연구자 그리고 학자에서 이제는 작가이자 철학자가 되어버린 그를 마주하시기 바란다고 추천사에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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