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수요, 컨설팅 기업이 함께 모여 공론장 형성…필요하면 정책 제언도
KOIIA 디지털혁신 기술위원회는 한국산업지능화협회(KOIIA)에 소속된 기술위원회 중 하나이다. 산업 도처에서 겪고 있는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과정의 여러 현실적 어려움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와 공론화, 그리고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고 필요한 경우 정부에 정책으로 제언하고자 설립되었다.
위원회는 2021년 5월에 창립총회를 개최하였으며, 씽크포비엘의 박지환 대표가 초대 위원장을 맡고 있다. 박 위원장은 400여 이상 기업들을 컨설팅한 경험을 살려, 위원회가 다루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를 조명하고 분석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위원들은 약 20여 공급기업과 수요기업이 함께 참여하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월 1회 모이고 있다. 대부분 지방에 있는 위원들을 감안하여 지역을 순회하며 모인다.
박 위원장에게 디지털혁신 기술위원회에 좀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박지환 위원장, KOIIA 디지털혁신 기술위원회
“디지털 전환은 해당 기업에 엄청난 추가 비용과 리스크를 가져온다는 점을 꼭 인식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기술과 장비 도입 비용뿐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 전반이 특정 기술과 장비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많은 경우 조직(들)의 구조를 뿌리에서부터 갈아엎는 일이기 때문에, 접근이 부적절하거나 충분히 준비되어 있지 않을 경우 특정 기업에게는 비용과 영향 면에서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Q. 기술위원회가 디지털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그럼 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기업들이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겪는 전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실질적인 어려움에 대해 깊이 있게 조명하고, 그 원인과 현실적 제약을 분석하며,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해법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Q. 위원회에서 바라보는 디지털 전환은 남다를 것 같다. 기업에 디지털 전환은 어떤 의미인가.
디지털 전환은 특정 산업의 체질을 빅데이터 시대에 맞게 총체적으로 전환하는 일입니다. 단순히 몇 가지 신기술이나 장비를 도입해서 능률을 올리는 일로 이해해서는 방향이 완전히 잘못됩니다. 각 산업마다 성격과 역사가 다르고, 현장에서 오랫동안 만들어진 관행이 있기에, 그걸 도외시한 디지털 기술은 실제 업계에 무익하거나 심지어 발전을 저해하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전환은 해당 기업에 엄청난 추가 비용과 리스크를 가져온다는 점을 꼭 인식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기술과 장비 도입 비용뿐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 전반이 특정 기술과 장비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많은 경우 조직(들)의 구조를 뿌리에서부터 갈아엎는 일이기 때문에, 접근이 부적절하거나 충분히 준비되어 있지 않을 경우 특정 기업에게는 비용과 영향 면에서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 이러한 부분을 간과한 채 디지털 전환에 너무 안이하게 접근하는 것 같아 우려가 큽니다.
KOIIA 디지털혁신 기술위원회 발대식
Q. 그렇다면 기술위원회에서는 기업의 DX 추진(또는 산업 DX)을 위해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나요. 혹은 기업 입장에서는 기술위원회의 도움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우리 위원회의 특징은 공급기업, 수요기업, 컨설팅기업이 함께 모여서 각 기업의 성격이나 이해관계와 무관하게 우리 나름의 공론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위원회가 특정 과제나 특정 이익, 심지어 어떤 대의도 아니고 오로지 ‘생존’을 위해 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DX는 위에서 말씀드렸듯 엄청난 비용과 리스크를 수반하고, 우리 위원회에는 충분한 준비 없이 거기 뛰어들었다가 큰 고통을 겪으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 분들이 해당 업계에서 살아남으려면 각자 산업의 성격에 맞는 DX의 방식을 만들어야 하겠기에, 함께 뒹굴고 싸우면서 악전고투하는 곳이 우리 위원회입니다. 그렇다 보니 처음에는 이런 작은 위원회에서 만들어낸 걸 가지고 과연 업계 전반을 바꿀 수 있을까? 회의적이었습니다만 생각보다 여러 곳에서 많은 관심을 보여주고 계십니다.
아마도 우리 위원회의 작업이 이론이나 학술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죽을 만큼 고생해 온 결과물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비슷한 고민과 괴로움을 느끼기 시작한 기업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으니까요. 특히 우리가 이미 겪은 시행착오를 정리하고 예방책을 마련한 DX 공급기업 가이드라인이, 당장 현장에서 DX를 진행해야 하는 기업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외부 시각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DX 공급기업 가이드라인
Q. 말씀하신, DX 공급기업 가이드라인이 궁금한데, 주로 어떤 내용이 담겨져 있으며 기업들은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정말 많은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 여정에서 방향을 잡지 못해 정처 없이 헤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겪었던 고초를 그분들도 고스란히 다시 겪고 있다는 점이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우리는 보다 정교하고 현실적인 내비게이션 같은 기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DX 로드맵 1.0을 2년간 연구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로드맵을 활용하여 수요기업이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을 한 단계 더 높은 위치로 이끌어 줄 최적의 파트너를 선정하는 방법을 담았습니다. 이것이 공급기업 선정 가이드라인이구요. 무조건 실력 좋다는 의사가 나를 건강하게 하는 의사는 아닙니다. 도대체 무엇을 잘한다는 것인지에 대한 정의부터 시작해야겠죠. 그리고 그것이 나에게 지금 현실적으로 가장 필요한 요소가 맞는지에 대한 타당성이 필요하구요. 이를테면, 이 공급기업이 정형외과 의사인지, 신경과 의사인지, 혹은 정신과 의사인지에 따라 때로는 나에게 최적일 수도 있지만, 때로는 불필요한 낭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디지털 대 전환이라는 여정에서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보다 정밀하게 진단하고, 목표를 향한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데 있어 어떠한 조건이 필요한지를 설계한다면, 누구를 만나야 하는지도 어렵지 않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대의가 아니라 생존과 욕심을 위해, 목표를 더 큰 안목에서
설정하고 거기 도달하기 위한 최적의 방법을 기술적으로
만들어내는 것, 이것을 우리는 공학의 정신이라 생각합니다.
기술위원회는 우리의 문제를 철저하게 공학적으로 접근,
해결하고자 하는 집단입니다.”
Q. 앞으로 위원회의 향후 목표, 계획과 활동 등이 궁금합니다.
우리 기술위원회는 이미 하나의 유기체로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성원 각자의 입장이나 이해관계가 다르더라도 공동의 생존을 위한 관점에서 함께 생각하고 방법을 만들어냅니다. 말하자면 의료진과 병원의 경영진, 환자들까지가 함께 모여 어떻게 하면 더 나은 프로세스를 도입해서 의료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을지를, 각자의 이해관계를 잠시 내려놓은 채 치열하게 논의해서 방법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다른 병원 구성원이나 환자들보다 사리사욕이 없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더 욕심이 많기 때문에, 우리가 각자의 이익을 더 챙기려면 반드시 이러한 공론의 작업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감히 산업 전체의 미래를 논하고, 각 산업에서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한 로드맵도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생존을 위해 이기적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이니, 다른 분들도 이 결과물들 자체를 각자의 생존에 어떻게 도움이 될 것인지 냉정하게 판단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대의가 아니라 생존과 욕심을 위해, 목표를 더 큰 안목에서 설정하고 거기 도달하기 위한 최적의 방법을 기술적으로 만들어내는 것, 이것을 우리는 공학의 정신이라 생각합니다. 기술위원회는 우리의 문제를 철저하게 공학적으로 접근, 해결하고자 하는 집단입니다.
<저작권자©스마트앤컴퍼니.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