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스라엘 작전에 AI 분석 활용 보도…군·기업 통제권 갈등과 딥페이크 정보전까지 확산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과정에서 인공지능(AI)이 실제 군사 작전의 핵심 도구로 활용됐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AI 전쟁의 현실을 둘러싼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분쟁이 AI가 실제 전장 작전에 활용되는 사례를 보여주는 동시에, 기술 통제와 책임 문제를 둘러싼 새로운 갈등을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만든 이미지임)
AI가 바꾼 전쟁 속도
외신들은 이번 작전에서 AI가 전장 의사 결정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이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Palantir)가 개발한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Maven Smart System)’을 활용해 방대한 군사 정보를 분석하고 공격 목표를 정리하는 작업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위성 정보와 감시 장비 데이터, 통신 감청 정보 등을 분석해 공격 대상 후보를 제시하고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작전에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스템에는 AI 기업 Anthropic이 개발한 생성형 AI 모델 Claude가 통합돼 있으며, 이를 통해 수백 개의 공격 목표를 제시하고 좌표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이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더가디언(The Guardian)은 이러한 기술이 전쟁 계획 속도를 크게 단축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가디언은 AI가 과거 수일 또는 수주가 걸리던 공격 계획 과정을 크게 줄이며 전쟁 의사결정 속도를 압축하는 ‘결정 압축(decision compression)’ 현상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캐슬대 정치지리학자 크레이그 존스(Craig Jones)는 더가디언 인터뷰에서 “AI는 표적 추천을 인간의 사고 속도보다 빠르게 수행할 수 있다”며 이러한 기술이 전쟁의 속도와 규모를 동시에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지 포춘(Fortune)도 AI가 표적 식별부터 공격 실행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킬 체인(kill chain)’ 과정을 크게 단축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 수주가 걸리던 작전 계획이 AI 분석을 통해 실시간 수준으로 압축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과학 학술지 Nature 역시 AI가 정보 분석과 표적 식별, 군사 의사결정 지원 등 다양한 군사 영역에 이미 통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Nature는 군에서 AI가 위성 영상 분석, 정보 분석, 군수 물류 관리, 작전 시뮬레이션 등 여러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치 매체 Axios 역시 실제 전장 경험이 AI 군사 경쟁력에서 중요한 요소라고 분석했다. 전직 미 국방부 관계자 마이클 호로위츠(Michael Horowitz)는 Axios 인터뷰에서 “군사 경쟁에서 중요한 차이는 실제 작전 경험이며 AI는 이러한 경험을 빠르게 축적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군과 AI 기업의 통제권 충돌
AI 군사 활용이 확대되면서 기술 기업과 정부 사이의 통제권 갈등도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픈AI(OpenAI)의 샘 알트먼 최고경영자가 AI의 군사 활용 기준은 기업이 아니라 정치적·민주적 절차를 통해 결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알트먼은 투자자 행사에서 “이 문제에 대한 답은 선출된 공직자들이 결정해야 한다”며 “민주적 절차는 불완전하지만 다른 어떤 체제보다 낫다”고 말했다고 WSJ는 전했다.
반면 AI 기업 Anthropic은 자사 모델 Claude의 사용에 일정한 제한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Anthropic이 자사 AI 기술이 미국 시민에 대한 대규모 감시나 완전 자율 살상 무기 개발에 사용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는 이른바 ‘레드라인(red lines)’을 제시해왔다고 전했다. AP통신도 Anthropic이 자사 기술이 대량 감시나 완전 자율 무기에 사용되는 것을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고 보도했다.
이 갈등은 최근 정치적 충돌로 이어졌다. BBC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부 기관에 Anthropic 기술 사용 중단을 지시했으며, 미 국방부는 해당 기업을 “국가 안보 공급망 위험(supply-chain risk)”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기업이 이 같은 지정을 받은 첫 사례로, Anthropic은 이에 대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로이터(Reuters)는 Claude 기반 AI 시스템이 이미 군사 분석 시스템에 깊이 통합돼 있어 단기간에 완전히 대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갈등이 단순한 계약 분쟁을 넘어 “AI 시대 전쟁 규칙을 누가 정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드러낸 사례라고 평가했다. AI가 이미 정보 분석과 군사 계획 수립 과정에 깊이 통합된 만큼 향후 전쟁 수행 방식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AP통신 역시 이번 논쟁이 자율 무기와 AI 군사 활용 범위를 둘러싼 정책적 갈등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미 국방부 기술 책임자인 에밀 마이클(Emil Michael)은 AI가 드론 군집이나 미사일 방어 체계와 같은 자율 무기 시스템에 활용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Anthropic은 이러한 활용에 강한 우려를 제기해 왔다.
더가디언(The Guardian)은 이 갈등이 단순한 계약 문제를 넘어 “AI 시대에 군사 기술 사용을 누가 결정할 것인가”라는 구조적 질문을 드러낸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만든 이미지임)
AI가 만든 정보전 혼란
AI 기술은 전장뿐 아니라 정보전 환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BBC Verify는 이번 전쟁에서 AI로 생성된 영상과 이미지가 대량으로 확산되며 허위 정보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BBC에 따르면 텔아비브가 미사일 공격을 받는 장면을 담은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수백 건 이상 게시되며 수십만 번 이상 공유됐지만 해당 영상은 AI로 생성된 콘텐츠로 확인됐다.
또 다른 사례로 두바이의 초고층 건물 부르즈 칼리파가 불타는 장면을 담은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됐지만 역시 AI로 제작된 영상으로 드러났다. BBC Verify는 또한 미국 해군 제5함대 본부가 있는 바레인 기지가 파괴된 것처럼 보이는 위성 사진도 온라인에서 확산됐다고 전했다. 해당 이미지는 실제 위성 사진을 기반으로 제작된 AI 생성 이미지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콘텐츠가 수억 회 이상 조회 되며 전쟁 상황에서 정보 혼란을 확대 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퀸즐랜드 공대 디지털 미디어 연구자 티모시 그레이엄(Timothy Graham)은 BBC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전문 영상 제작이 필요했던 콘텐츠가 이제는 몇 분 만에 만들어질 수 있다”라며, “AI가 전쟁 정보 환경의 장벽을 사실상 무너뜨렸다”고 말했다.
AI 전쟁이 던진 질문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AI는 이제 단순한 군사 보조 기술을 넘어 전쟁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AI는 공격 목표 선정과 군사 의사 결정 속도를 크게 높이고 있지만 동시에 기술 통제와 책임 문제를 둘러싼 새로운 논쟁도 불러오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AI가 전쟁 수행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인간의 판단 역할을 약화 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The Japan Times 인터뷰에 따르면 AI·로봇 윤리 연구자인 Peter Asaro 교수는 AI 시스템이 단시간에 대량의 공격 목표를 생성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문제는 인간이 실제로 그 표적을 얼마나 충분히 검토하고 있는가”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가 표적 목록을 빠르게 생성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법적·군사적 타당성 검토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AI 분석 시스템이 잘못된 데이터에 기반해 판단할 경우 오판 가능성이 있으며,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학 학술지 Nature 역시 AI 군사 기술 발전 속도가 국제 규범 논의를 앞지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유엔에서는 자율살상무기 규제를 둘러싼 국제 협약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AI가 전쟁 수행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동시에 인간의 통제 범위를 약화 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AI 군사 기술을 둘러싼 윤리적·법적 논쟁이 국제적으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저작권자(c)스마트앤컴퍼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