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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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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이슈] 엔비디아만 있는 게 아니야, AI 칩 주도권 경쟁 본격화
2026-02-27 김미혜 기자, elecnews@elec4.co.kr

메타 멀티벤더 전략과 AI 칩 산업 구조 변화


AI(인공지능) 경쟁이 고도화되면서 모델 성능을 넘어 이를 뒷받침할 연산 자원과 칩 공급망 확보 문제가 함께 부각되고 있다. 최근 주요 외신들은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AI 칩 계약과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를 잇달아 보도하며, AI 경쟁의 초점이 ‘모델 개발’에서 ‘연산 인프라 확보’로 확장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흐름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월 24일 자 뉴스레터에서 구글과 엔비디아의 관계를 ‘프레너미(frenemies)’라고 표현한 대목에서도 확인된다. WSJ는 오랜 기간 엔비디아 AI 칩의 주요 고객이었던 구글이 자체 AI 칩(TPU)을 개발해 외부 기업에 판매하는 방안까지 모색하고 있다며, 협력과 경쟁이 동시에 작동하는 복합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 생성형 인공지능을 사용하여 만든 이미지임 )


이와 함께 WSJ는 AI 칩 경쟁이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생산·공급 역량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고 보도하며, 첨단 공정의 생산 캐파 확보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급, 파운드리 협력 등 복합적인 공급망 요인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칩 사업 확장이 쉽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엔비디아가 TSMC의 주요 생산 라인과 AI용 특수 메모리 물량을 선점하고 있음을 분석하며, AI 칩 경쟁이 산업 전반의 제조·공급 구조와 직결되고 있음을 짚었다.


멀티벤더 전략 확산… 칩 공급망 재편 가속


이러한 공급망 구조는 메타의 최근 행보에서도 확인된다. Axios는 2월 17일, 메타가 엔비디아의 최신 GPU뿐 아니라 CPU까지 대규모로 구매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보도는 메타가 차세대 연산 자원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2월 24일, 메타는 AMD와도 최대 6기가와트(GW) 규모의 AI 칩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소식은 Axios를 비롯해 AP통신, 더가디언, 포브스 등 주요 외신에 같은 날 일제히 보도됐다. AP통신은 해당 계약이 최대 1천억 달러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전하며, 일정 조건 충족 시 메타가 AMD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워런트 구조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Axios는 AMD 최고경영자 리사 수가 성명을 통해 “메타가 전례 없는 규모로 AI를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음을 전하며 이번 협력 확대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더가디언은 이 계약을 “AI 버블 우려에도 불구하고 체결된 600억 달러 규모의 거래”로 소개하며, 초대형 인프라 투자가 계속되는 시장 분위기 속에서 메타의 선택을 조명했다. 또한 포레스터(Forrester)의 알빈 응우옌(Alvin Nguyen) 애널리스트 발언을 인용해, 대형 AI 기업들이 엔비디아 중심의 단일 공급 구조에 묶일 경우 성장에 제약을 받을 수 있어 칩 조달을 다변화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가디언이 공급망 다변화의 AI 버블 논쟁의 맥락을 강조했다면, 포브스는 시장 반응과 경쟁 구도에 보다 초점을 맞췄다. 포브스는 메타와 AMD의 계약이 지난해 OpenAI가 AMD와 체결한 계약과 유사한 구조라고 짚으며, 메타가 여전히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이라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또한 계약 발표 직후 AMD 주가가 상승하고 엔비디아 주가는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등 시장 반응을 전하며, 이번 계약이 AI 반도체 경쟁 구도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 생성형 인공지능을 사용하여 만든 이미지임 )


학습에서 추론으로… AI 연산 구조도 재편


AI 연산 구조의 변화도 외신 보도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된다. Axios는 메타의 엔비디아 CPU 도입을 두고, AI 모델 학습 중심에서 실제 서비스 단계인 ‘추론(inference)’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포브스 역시 메타가 “효율적인 추론 컴퓨트” 확보를 강조했다고 전하며, AI 경쟁의 초점이 단순한 학습 성능을 넘어 연산 효율성과 비용 구조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메타의 멀티벤더 전략과 별개로, AI 연산 구조 자체의 변화도 외신에서 주목받고 있다. 포브스는 2월 13일과 19일 각각 d-Matrix와 Taalas를 조명하며, AI 하드웨어 경쟁이 GPU 중심 구조를 넘어 추론 특화 반도체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d-Matrix는 기존 GPU 대비 비용과 전력 효율을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Taalas는 특정 AI 모델을 전용 반도체에 직접 구현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다만 이러한 접근이 대규모 데이터센터에서 본격 채택될지는 아직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엔비디아는 여전히 AI 인프라의 핵심 공급자로 자리하고 있다. BBC는 2월 26일, 엔비디아가 연간 매출 2,159억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고 보도했다.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다. 다만 BBC는 AI 인프라에 투입되는 막대한 자금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시장의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하며, 일부 투자자들이 대형 계약 구조를 두고 ‘순환형 거래(circular financing)’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반도체 중심의 인프라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투자 자금의 흐름 역시 변동 조짐을 보이고 있다. Axios는 2월 27일자 보도에서 AI 확산 속에 소프트웨어 업계의 ‘SaaSpocalypse(사포칼립스)’ 우려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세일즈포스는 실적 발표에서 장기 매출 전망을 상향 조정하며 AI가 기존 SaaS 산업을 즉각 붕괴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줬다. Axios는 이를 두고 반도체에서 소프트웨어로 단기 투자 자금이 이동하는 ‘로테이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신 보도는 AI 경쟁이 모델 혁신을 넘어, AI 칩과 연산 인프라를 둘러싼 산업 체계 전반의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멀티벤더 전략과 대규모 인프라 투자는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다. 모델 혁신은 여전히 핵심 변수지만, 실제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는 점점 ‘연산 자원의 확보 능력’과 ‘공급망 통제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경쟁은 이제 소프트웨어의 영역을 넘어, 전력·반도체·제조 인프라가 얽힌 산업 구조 전반의 패권 경쟁으로 확장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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