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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20 (화)
2026.01.20 (화)
극저온 양자상태 핵심 메커니즘 확인, 차세대 양자기술 재료 개발 가속화
2026-01-20 신윤오 기자, yoshin@elec4.co.kr

전하밀도파 형성과 소멸 나노미터 정밀 관측… 초전도체·양자소재 연구 단서 확보


KAIST 연구진이 극저온 환경에서 양자물질 내부 전자들이 질서를 형성하고 무너뜨리는 과정을 세계 최초로 직접 시각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초전도 현상을 비롯한 극저온 양자상태의 핵심 메커니즘을 실시간으로 확인한 것으로, 차세대 초전도체와 양자컴퓨터 소재 연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총장 이광형)는 물리학과 양용수·이성빈·양희준·김용관 교수팀이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와의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양자물질 내부에서 전하밀도파(Charge Density Wave)가 형성되고 사라지는 과정을 나노미터 수준의 공간 해상도로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1월 20일 밝혔다.



전하밀도파는 특정 양자물질을 극저온으로 냉각했을 때 전자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배열되며 형성되는 전자 질서 상태로, 초전도 현상과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극저온 환경에서 이러한 전자 질서가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붕괴되는지는 직접 관측이 어려워 오랫동안 이론과 간접 측정에 의존해 왔다.


연구진은 액체헬륨으로 냉각한 특수 전자현미경과 4차원 주사투과전자현미경(4D-STEM)을 활용해 극저온 상태에서 전자 무늬의 생성과 소멸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했다. 이는 물이 얼면서 얼음 결정이 자라나는 모습을 초고배율 카메라로 촬영하는 것과 유사하지만, 약 영하 253도의 극저온에서 전자 배열을 머리카락 굵기의 10만 분의 1 수준까지 들여다봤다는 점에서 기술적 난도가 매우 높다.


관측 결과, 전자 무늬는 물질 전체에 균일하게 형성되지 않고 영역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일부 영역에서는 선명한 전자 질서가 나타난 반면, 인접한 영역에서는 전혀 관측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이 물질 내부의 매우 미세한 변형(strain)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확인했다. 눈으로는 감지하기 어려운 수준의 압력이나 뒤틀림이 전자 질서의 형성과 유지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또한 온도가 상승한 이후에도 전자 무늬가 일부 영역에 섬처럼 남아 있는 현상도 관찰됐다. 이는 기존 이론으로는 설명이 쉽지 않았던 결과로, 고온에서도 국소적인 양자 질서가 유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나아가 전하밀도파를 이루는 전자들이 서로 영향을 미치는 공간적 범위를 세계 최초로 정량화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는 전자 질서가 어떻게 연결되고 유지되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언어를 제시한 것으로, 양자물질 연구 전반에 활용 가능한 분석 틀을 제공한다는 평가다.


전하밀도파와 초전도 상태는 경우에 따라 서로 경쟁하거나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전자 질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조건을 규명함으로써, 초전도 전류가 보다 효율적으로 흐를 수 있는 물질 설계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시한다.


연구를 주도한 양용수 KAIST 교수는 “그동안 이론이나 간접 측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극저온 전자 질서의 미세한 변화를 이제는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며, “양자물질 내부의 숨겨진 질서를 밝혀냄으로써 초전도체와 양자컴퓨터 등 차세대 양자기술의 재료 개발을 가속화할 중요한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홍석조·오재환·박제민 연구원(KAIST)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성과는 물리학 분야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2026년 1월 6일 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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