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노트] 우주개발, 백신, AI…뿌린 대로 거둔다
  • 2021-02-03
  • 신윤오 기자, yoshin@elec4.co.kr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또 사고를 쳤다. 그의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X의 로켓 ‘팔콘9’가 143개의 위성을 싣고 우주궤도에 안착했다. 이 위성들로 소형위성 승차공유 서비스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가 공언한대로 우주 비즈니스 모델이 하나씩 실현되고 있는 셈이다. 2002년에 설립된 스페이스X는 2010년 민간 업체 처음으로 우주 궤도 우주선을 발사하는데 성공했으며 2017년에는 사상 첫 재사용 로켓을 발사하여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제 그들의 눈은 화성으로 향하고 있다. 2026년에 유인 화상 탐사선을 보내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일본의 하야부사2호가 소행성 토양을 채취하여 귀환하는데 성공했고, 중국의 창어4호는 2019년 1월 달의 뒷면에 착륙한데 이어 창어5호는 지난 12월, 달 토양과 암석 샘플을 가지고 지구로 돌아왔다. 이쯤이면 흔히 하는 말로 세계 각국과 민간기업이 우주개발을 경쟁적으로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왜 강에만 삽질하고 있느냐는 말이 반복될 수 있다. 한편에서는 과학을 홀대했던 사회 분위기와 격변을 반복했던 정치 환경에서 어쩔 수 없었다는 탄식이 나오지만, 그 메마른 환경에서 우리 과학의 씨앗은 착실하게 자라고 있었다.

지난 1992년에 관측실험위성 우리별1호가 발사된 이래, 95년에는 통신위성 무궁화1호를 시작으로 99년 무궁화3호까지 위성통신시대를 열었다. 이는 2013년 나로호 발사 성공으로 이어졌으며 비록 연기되고 있지만 첫 번째 한국형 우주 발사체 ‘누리호’가 올 하반기(10월)에는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박차고 우주로 향할 것이다.

최근 열린 과학기술 미래포럼에서 발제를 맡은 한국천문연구원 최영준 우주과학본부장은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지구근접 소행성 탐사선이나 우주망원경개발 등의 도전적인 접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행선 탐사는 2029년 4월 13일 지름 381m 크기로 지구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포피스’ 소행성 근접탐사를 말하는 것이고 우주망원경 개발은 중력파, 블랙홀, 외계행성 등을 관측하기 위한 한국형 우주관측망원경 개발을 일컫는다.

의료 기술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타액만으로 3분 내에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코로나19 반도체 진단키트 개발 및 승인 신청하여 3월 안에 상용화시키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치료제도 상반기 중에 확보된다. 약물재창출로 발굴한 치료제후보 중 임상 2상이 완료된 국내 치료제를 의료현장에 신속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우리 기술로 개발 중인 백신도 조속히 개발을 앞당기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축적된 국내 의료 기술과 의료 시스템이 뒷받침되어 있지 않았다면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이루다 챗봇이 남긴 것

요 근래 대화형 AI 챗봇 ‘이루다’ 이슈가 폭풍우처럼 휩쓸고 지나갔다. 인공지능 챗봇이 대화 중에 혐오 발언과 성적 희롱을 일삼았기 때문이다. 이루다 챗봇을 개발한 업체는 앱 ‘연애의 과학’, ‘텍스트앳’ 등을 통해 수집한 한국어 대화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렇게 수집한 대화가 100억 건 이상이다. 대화 내역을 개인의 동의 없이 AI에게 딥러닝시키는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어찌 보면 인공지능은 억울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제공된 대화 데이터를 가지고 학습한 죄(?) 밖에 없으니까. 잘못을 찾는다면 AI 개발자가 지켜야할 윤리를 져버렸다는 것부터 추론 학습을 통해 획득하는 윤리, 사용자의 윤리까지 책임을 나눠볼 일이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은 콩 심은데 콩 난다는 비유에 그치지 않고 세상사는 이치에 적용된다

척박한 이 땅의 과학 환경에서 그나마 우주개발 경쟁에 명함을 내밀게 된 것도, 거대 다국적 기업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이 우리의 손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도, 인공지능 개발에 윤리적인 책임을 묻는 것도 마찬가지다. 달콤한 결실을 누리는 것처럼 도덕적인 책임을 지는 것도 온전히 뿌린 대로 거둘 뿐이다. 우리가 이루다 사태 같은 사회적 책임에 더욱 민감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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