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데이터 저장 매체로서 플래시 메모리가 주목받고 있다. 플래시 메모리를 필요로 하는 기존의 자동차 애플리케이션은 인포테인먼트와 엔진 제어 같은 제한된 용도였으나 최근에는 자동차의 전자화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다양한 자동차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되고 있다.
고성능 전자장치는 차량용 내비게이션과 엔터테인먼트,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를 운전자와 동승자에게 제공한다. 사실 오늘날 대부분의 젊은 자동차 구매자들은 엔진보다는 데시보드에 포함된 인포테인먼트 기술에 더 열광한다. 이러한 현상은 풍부한 멀티미디어 데이터와 첨단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추가 저장 공간을 필요로 하며, 휘발성 및 비휘발성 메모리의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최신 자동차 모델에는 많은 수의 DRAM, NAND/NOR 플래시, SSD 저장장치가 사용된다. 업계에 따르면, 최신 자동차 모델에는 총 16~256 Gb의 DRAM 및 플래시가 사용된다. 메모리 반도체가 많이 필요한 자동차 애플리케이션은 인포테인먼트,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 운전자지원(DAS) 분야다.
플래시 메모리 수요 증가
자동차의 데이터 저장 매체로서 플래시 메모리가 주목받고 있다. 플래시 메모리는 반도체 칩 내부의 전자회로 형태에 따라 직렬로 연결된 낸드(NAND) 플래시와 병렬로 연결된 노어(NOR) 플래시로 구분된다. 낸드 플래시는 용량을 늘리기 쉽고 쓰기 속도가 빠른 반면, 노어 플래시는 읽기 속도가 빠른 장점이 있다.
노어 플래시는 저장 단위인 셀을 병렬로 배열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데이터를 빨리 찾을 수 있어 낸드 플래시보다 읽기 속도가 빠르고 데이터의 안전성이 우수하다. 하지만 각 셀의 주소를 기억해야 하기 때문에 회로가 복잡하고, 이로 인해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 좁아 대용량화가 어렵다. 또한 셀의 주소를 찾아 써야하기 때문에 낸드 플래시보다 쓰기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
플래시 메모리를 필요로 하는 기존의 자동차 애플리케이션은 인포테인먼트와 엔진 제어 같은 제한된 용도였으나 최근에는 자동차의 전자화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다양한 자동차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되고 있다. 특히 ADAS와 디지털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에서 플래시 메모리의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 ADAS)은 운전자와 동승자, 차량 간 안전 향상을 위한 분야에서 급속히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현재는 후방감시 카메라 등의 뷰 카메라(view camera)가 주종을 이루지만, 앞으론 자동운전을 위한 센싱 카메라 시장의 확대가 예상된다. 센싱 카메라는 뷰 카메라보다 더 복잡한 처리를 요구하기 때문에 고성능 시스템 칩(SoC)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프로그램 용량이 증가함 따라 고용량, 고성능의 플래시 메모리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는 그동안 계기바늘만으로 정보를 표시하는 아날로그 방식의 제품이 주였지만, 최근에는 매끄러운 계기바늘 애니메이션을 지원하는 디지털 클러스터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탑재되는 디스플레이 크기가 커지고 있다. 큰 것은 12인치 이상의 풀 H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디지털 클러스터도 시장에 나와 있다. 이러한 디스플레이 크기의 확대와 표시되는 콘텐츠의 증가로 인해 제어 MCU에 내장된 플래시 메모리로는 한계가 있어, 외부에 대용량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요즘 수요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분야는 인포테인먼트이다. 플래시 메모리에는 부트 코드와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실시간 OS가 포함돼 있지만, 현재의 안드로이드 같은 리눅스 계열 OS의 보급으로 OS 크기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 따라서 플래시 메모리에 더 이상 저장할 수 없게 됐으며, eMMC나 SD카드에 OS와 애플리케이션을 저장하는 시스템이 늘고 있다. 그러나 eMMC와 SD카드는 고속 스타트업(start-up)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부팅 코드 등 고속 스타트업이 필요한 곳에는 플래시 메모리가 필요하다.
수요 동인
자동차의 진화를 견인하고 있는 ADAS, 디지털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 인포테인먼트 분야는 계속해서 고기능화와 화면 크기의 확대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취급하는 데이터 용량이 많아지고 그에 대응할 수 있는 대용량의 고성능 플래시 메모리가 요구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세 가지 애플리케이션은 엔진 시동 시에 빠르게 시작해야 한다는 공통의 특징이 있지만, 고기능화에 따른 데이터 량의 증가가 그 요구의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 그 해결 방법의 하나로서 RAM에 상시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법도 있지만, 대용량 데이터를 항상 RAM에 저장하면 암전류가 증가하여 배터리 소모가 빨라진다.
플래시 메모리에 저장되어 있는 데이터를 얼마나 빨리 읽어내느냐의 문제는 엔진 시동 시 플래시 메모리가 얼마나 신속하게 스타트업 하느냐가 관건이다. 단순히 플래시 메모리에서의 읽는 속도만 문제라면 메모리를 여러 개 사용하여 데이터 버스 폭을 확대하면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핀 수의 관점에서 이 방법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차선책으로, 데이터 크기를 줄여서 전송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미지 압축에 의한 이미지의 열화가 발생하게 된다.
트레이드오프의 극복
이러한 문제는 동전의 양면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따라서 개발자들은 자신들의 개발 환경에 맞춰 최적의 선택을 해야 한다. 다행히 그 고민을 덜어줄 솔루션이 존재한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NOR 플래시 XTRMFlash 메모리는 이러한 트레이드오프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솔루션 중 하나다.
XTRMFlash 메모리는 전원을 켜자마자 바로 구동하는 ‘인스턴트 온(instant on)’ 및 신속한 시스템 응답성에 대한 자동차 애플리케이션의 요구를 충족한다. 또한 낮은 핀 수의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활용하여 현재 시장에 소개되고 있는 병렬 NOR 플래시에 비해 75%나 핀 수를 줄일 수 있다.
SPI NOR 플래시는 부트 코드, 프로그램 코드 및 데이터 스토리지용으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되고 있다. 마이크론은 사용자가 비교적 용이하게 설계 수정을 할 수 있도록 XTRMFlash 메모리가 SPI NOR 플래시와 하위호환성을 유지하도록 했다.
XTRMFlash 메모리는 랜덤 액세스 시간이 83나노초(ns), 순차 바이트 읽기(sequential byte read) 속도가 2.5 ns로 기존의 SPI나 Quad-SPI의 NOR 플래시보다 우수한 성능을 제공한다. 일관된 읽기 처리량이 초당 400메가바이트(MB/s)이기 때문에, 1기가바이트(Gb) XTRMFlash 디바이스 모두를 단 0.3초에 읽을 수 있다.
싸이프레스의 HyperFlash 메모리는 최대 동작 주파수 166 MHz DDR(Double-Data-Rate), 데이터 버스 8개와 제어 신호 4개만으로 제어 가능한 HyperBUS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최대 333 MB/s의 고속 읽기 성능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20나노 LPDDR4 DRAM과 10나노 고성능 내장 플래시 메모리인 eMMC 5.1을 아우디에 공급한다. 이를 계기로 삼성전자는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도시바가 출시한 차량용 eMMC™ NAND 플래시 메모리는 기본 제어 기능을 관리하는 컨트롤러를 통합했으며 8 Gb~64 Gb에 이르는 집적도를 제공한다.
금맥의 주인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차량용 반도체란 자동차의 실내외의 온도, 압력, 속도 등의 정보를 측정하는 센서, 엔진, 전자제어 등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이다. 보통 일반 자동차에는 평균적으로 200~300개의 반도체가 사용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자동차의 진화 과정에서 탑재되는 반도체 수는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전기자동차는 동급의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훨씬 많은 반도체를 탑재하고 있다. IT를 융합한 스마트카의 경우, 적어도 한 대당 2,000개 이상의 반도체가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는 현재 차량 한 대당 사용되는 반도체의 평균 비용이 30만 원 전후이지만 몇 년 후에는 60만 원 전후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IC 인사이츠에 따르면, 2014년 285억 달러였던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18년에 365억 달러, 2021년에 410억 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10%를 상회한다. 이는 반도체의 꽃이라고 불리는 플래시 메모리에 필적하는 시장 규모다.
현재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전통적 자동차 강국인 미국과 유럽, 일본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매출 순위를 보면, NXP가 1위, 일본 르네사스와 독일 인피니언이 각각 2, 3위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전체 80%를 차지하는 상위 25개사가 모두 이 나라들의 업체로, 이들은 20∼30년 전부터 차량용 반도체를 만들어왔다.
유망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둘러싸고, 요즘 반도체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자동차 제조업체들까지도 그 속에서 금맥을 찾아 나서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들도 그동안 반도체 제조사들로부터 공급받던 IC를 직접 개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적자산(IP) 및 이익 보호라는 명분도 있지만, 사실 포기할 수 없는 고부가가치 기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대한 초기 투자와 지속적인 시설투자가 필요한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엔 신규업체의 시장 참여가 쉽지 않을 것이다. 올해 전장사업팀을 신설한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의 글로벌 리더십을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도 발휘할지 주목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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