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침체 깨고 변신 중인 마이크로소프트
  • 2015-03-04
  • 편집부

요즘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가 전과 같지 않다. 자사의 핵심 소프트웨어를 다양한 생태계와 융합하려 하고 있다. 임베디드, 모바일, 오픈소스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정리해 봤다.

윈도우와 오피스를 등에 업고 승승장구하던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몇년 동안 애플, 구글, 페이스북의 위세에 눌려 소프트웨어 업계의 황제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 왔다. 하지만 스티브 발머의 뒤를 이은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가 CEO가 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가두리 양식장처럼 모든 것을 자사 제품으로 도배하는 대신 마이크로소프트의 핵심 소프트웨어를 다양한 생태계와 융합하려는 시도가 개발자는 물론,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변화된 모습을 임베디드, 모바일, 오픈소스라는 세가지 축을 중심으로 정리해 봤다.

임베디드 부문

최근 라즈베리 파이 2(Raspberry Pi 2)가 공개되면서 하드웨어 호사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5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에 900 MHz 쿼드코어 ARM Cortex A7 CPU(기본 모델의 6배 성능)와 1 GB LPDDR2 SDRAM(기존 모델의 2배 용량)을 탑재하고 등장했기 때문에 전작을 뛰어넘는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을 더욱 놀라게 만든 소식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마이크로소프트가 라즈베리 파이 2에 윈도우 10의 IoT 버전을 메이커 공동체 프로그램에 가입한 개발자들 대상으로 무료로 보급하겠다는 발표였다. 물론 9인치보다 작은 화면을 장착한 디바이스에만 해당하므로 키오스크나 디지털 샤이니지와 같은 IoT 단말에는 해당하지 않고, 디스플레이 장비가 없거나 비교적 소형인 단말 만을 대상으로 한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는 IoT 개발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이미 진행하고 있었고, 인텔이 만든 아두이노 호환 보드인 갈릴레오 1/2 세대를 주력 개발 보드로 지목한 상황이었다. 갈릴레오는 x86을 기반으로 하는 보드이므로 지원에 큰 어려움은 없다고 생각해도 좋다(일부 디바이스 드라이버만 변경하면 되는 수준이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태블릿인 서피스 RT를 시장에서 철수시킴으로써 ARM CPU를 기반으로 하는 상용 윈도우 운영체제가 사라지는 듯이 보였는데, 이번 라즈베리파이 2의 지원 소식은 마이크로소프트가 계속해서 ARM 기반 운영체제 개발을 계속하고 있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되었다. IoT 개발자 프로그램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자체 운영체제(윈도우)와 개발환경(비주얼 스튜디오)을 바탕으로 Node.js와 같은 오픈소스 도구까지도 지원하므로 다른 IoT 개발 환경과 비교해 생산성을 엄청나게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을 제공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IoT 개발자를 위한 프로그램이 상용 환경에 적합하지는 않다고 명시하고 자사의 운영체제 소프트웨어 코드를 오픈소스 형태로 외부에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임베디드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런 움직임을 크게 반기고 있다. 기존 마이크로소프트 임베디드 윈도우용 운영체제 라이선스 모델처럼 철저히 공급자 위주에서 벗어나 풀뿌리 운동을 진행하는 개발자 중심으로 바뀐 사실 하나만 놓고보더라도 장족의 발전이 아닐 수 없다.

모바일 부문

윈도우용 아이튠즈와 같은 예외는 존재하지만, 애플은 자사 플랫폼 이외 다른 플랫폼으로 앱을 출시하지 않는다.

구글도 안드로이드 플랫폼에서만 동작하는 앱을 출시하거나 다른 플랫폼보다 먼저 안드로이드 플랫폼에서 동작하는 앱을 출시함으로써 철저하게 자사 플랫폼 생태계를 보호하고 있다. 과거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정책도 예외는 아니었다. 스마트폰을 위한 운영체제와 오피스는 모두 자사의 환경 안에서만 동작하며 다른 하드웨어나 운영체제를 지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바일과 관련하여 어떤 경쟁사보다 개방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오피스를 예로 들어보자. 과거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주요 수익원 중 하나인 오피스 제품군의 매출을 갉아먹지 않기 위해 경쟁사들이 구글 앱스와 같은 웹/모바일 기반의 클라우드 오피스 시스템을 출시하고 아이웍스와 같은 스마트폰/태블릿 전용 앱을 출시하는 동안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었다. 오피스 365와 같은 구독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웹버전의 오피스 소프트웨어도 선보였지만, 가격적으로나 기능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하지만 2014년부터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노트북과 태블릿은 물론, 모바일에서 노트 필기 도구로 널리 사용되는 원노트 앱에 이어 자사의 오피스 제품군의 주축인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앱을 아이폰/아이패드용으로 출시했으며 연이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용으로도 출시함으로써 모바일 부분 오피스 제품의 최강자임을 다시 한번 증명하고 있다. 파일 호환성은 물론이고 사용성 측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처음에는 모바일 앱에서 오피스 365 유료 가입자에 한해서만 편집 기능을 제공했지만, 이제 모든 가입자에게 무료로 편집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기업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이메일 클라이언트인 아웃룩까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앱으로 출시함으로써 사실상 개인과 기업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오피스 제품군으로 모바일 영역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중이다. 또한 오피스 군에 새로운 앱 멤버도 지속적으로 늘이고 있다. 파워포인트보다 사용성을 높인 저작도구인 스웨이는 아이폰 앱으로 출시돼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자사 운영체제보다 아이폰을 먼저 택함으로써 적과의 동침도 불사하겠다는 자세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 앱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자사의 원드라이브 클라우드 저장 공간뿐만 아니라 드랍박스와 연계해 자유롭게 드랍박스에 있는 파일을 읽고 쓰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더욱 적극적으로 외부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합해 애플의 아이클라우드와 박스에 대해서도 읽고 쓸 수 있게 지원을 시작했다. 자사 클라우드 저장소만 고집하는 구글과는 달리 마이크로소프트는 개방형 철학에 따라 오피스 소프트웨어를 외부 클라우드 서비스와 함께 동작하게 만들어 활용도를 높여가는 전략을 펼치고 있으므로 생태계를 크게 확장해 가고 있다. 구글과 궤를 달리하는 전략이 아닐 수 없다.



오픈소스 부문

마이크로소프트는 소스 코드를 공개하지 않는 폐쇄적인 이미지의 회사로 오랫동안 사람들의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아니다. 코드플렉스(www.codeplex.com)와 같은 사이트를 만들어 마이크로소프트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외부에 공개하고 있다. 게다가 자사의 .Net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 NuGet(www.nuget.org)과 같은 패키지 관리자를 지원함으로써 외부 개발자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또한 윈도우 에저 서비스에도 다양한 윈도우용 오픈소스 스택을 지원함으로써 기존 비주얼스튜디오를 중심으로 하는 C++과 .Net 중심의 개발 환경 이외에 선택의 폭을 넓혔다. PHP와 Node.js 런타임 위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운영체제/개발도구와 연계하는 다양한 라이브러리를 제공함으로써 오픈소스를 활용하는 개발자가 편리하게 개발할 수 있게 지원한다.

하지만 가장 놀라운 소식은 .Net의 Core를 오픈소스로 공개한 사건이었다.
심지어 .Net과 관련한 각종 소스 코드를 자사가 운영하는 코드플렉스가 아닌 오픈소스 세상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프로젝트 저장소인 깃허브(www.github.com/Microsoft/dotnet)에 호스팅함으로써 오픈소스 개발자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제스처를 취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Net을 오픈소스화한 대표적인 프로젝트는 .Net 컴파일러 플랫폼(Roslyn), .Net Core 5, ASP.Net5, 모노, SharpLang(LLVM을 백엔드로 하는 컴파일러) 등이 있다. 라이브러리와 다양한 개발 언어 역시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있다. .Net Core 5를 오픈소스로 공개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 개발자 도구를 사용해 리눅스와 맥OS X에서 동작하는 .Net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다. .

Net과 관련해 이런 오픈소스를 향한 대규모 이동은 주요 경쟁자인 자바의 위력적인 성장세와 관련이 있다. 자바는 현재 웹 사이트와 다른 온라인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가장 인기 있는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Net도 급속히 퍼져나가고 있지만, 윈도우 클라이언트와 일부 서버 개발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에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하는 서버쪽 개발환경에서 주도권을 잡기란 쉽지 않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JVM 대신 .Net이 주도적인 가상 환경으로 자리잡게 노력하고 있다.

물론 모노 프로젝트를 포함해 .Net 환경을 윈도우가 아닌 리눅스나 맥OS X 위에서 구동하게 만들려는 노력이 있어왔다.
하지만 리버스 엔지니어링의 특성상 항상한 세대 뒤쳐진 가상 기계 버전을 지원해야 했고, 주요 라이브러리 이식도 쉽지 않았다. 이제 .Net을 오픈소스화함으로써 모노 프로젝트에도 가속이 붙고(최소한 가상 기계와 주요 라이브러리의 리버스 엔지니어링이 필요하지 않게 되었고 호환성을 완벽하게 담보할 수 있게 됐다), 다른 개발자 참여도 이끌어낼 수 있게 됐다.

오픈소스와 관련해 마이크로소프트의 다음 행보는 어디일까? 아마도 윈도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소스코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윈도우 7과 8 구매 고객에게 윈도우10을 1년 동안 무료로 업그레이드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게다가 인증받은 윈도우 디바이스를 윈도우 10으로 업그레이드하면, 디바이스의 수명 주기 동안 계속해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윈도우개발 환경을 오픈소스로 개방하고, 오피스 앱에 이어 윈도우 업그레이드까지 무료로 제공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이크로소프트의 달라진 전략이 확실히 눈에 들어온다. 2015년에는 어떤 놀라운 선물을 소비자에게 제공할지 기대된다.

박재호는 ‘컴퓨터 vs 책’ (http://jhrogue.blogspot.kr)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임베디드와 서버쪽 아키텍처 수립과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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