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파워의 시대가 온다!
  • 2015-01-12
  • 김창수 기자, cskim@elec4.co.kr
  • 글|마크 아담스, CUI Inc 패트릭 르 페브르, 에릭슨 파워 모듈 스티브 핌피스, 무라타




CUI,
에릭슨 파워 모듈, 무라타는 201410AMP 컨소시엄을 결성했다. 보드 실장형 전원공급장치의 기계적 핀아웃과 물리적 치수에만 집중했던 이전의 다른 전원공급장치 표준 그룹들과 달리, AMP 그룹은 지능형 전원공급장치 개발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요인들이 그보다 훨씬 더 많다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고주파 스위칭 DC-DC 컨버터 모듈이 처음 소개된 지난 1984년 이후 분산형 전원 아키텍처가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살펴본다. 우선, 이러한 진화를 이끌어온 동인과 가장 주목할 만한 혁신 사례 몇 가지를 살펴본다.

다음은 지난 수년 동안 디지털 파워 분야에서 어떠한 발전이 있었는지, 데이터 네트워크와 스토리지 시스템 분야에서 점점 더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충족하면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해야 한다면 과연 어떤 전력 기술을 택해야 하는지를 검토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전원공급 업계에서 혁신을 이끌어내기 위한 경쟁적 협력의 기회들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오늘날 분산형 전원 아키텍처가 고성능 데이터 통신과 텔레콤 네트워크, 그리고 데이터 센터 장비용 전원 시스템 설계를 장악하고 있다. 즉 배터리 백업 기능을 갖추고 시스템 랙의 카드에 전원을 공급해 주는 단순한 AC-DC 전원공급장치를 사용하는 중앙화된 전원 방식으로부터 어떤 필요에 의해 변화가 오기 시작한 것이다.

반도체 집적회로(IC)의 처리 성능을 높이기 위한 미세공정기술이 점점 더 발전하면서 반도체 구동 전압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반도체 성능이 보다 강력해지고 동작 전압은 낮아졌다는 것은 전류값이 더 커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다 길어진 PCB 트랙이 I2R 손실을 허용하지 않고 전원 시스템의 효율을 깎아먹게 되면서 결국 분산형 전원 아키텍처가 보편화됐다.

이러한 추세는 현재 진행형이다. 1980년대 이후로 데이터 센터의 전력 수요는 보드 당 300 W에서 1,200 W로 늘어났다. 일부에서는 향후 수년간 네트워크 IP 트래픽이 대대적으로 늘어나 전력 수요가 2015년까지 5 kW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분산형 전원 시스템으로 패러다임이 바뀐 것은 스웨덴 에릭슨 AB의 사업부문 중 하나인 에릭슨 컴포넌트(Ericsson Components)RIFA 파워(에릭슨 파워 모듈(Ericsson Power Modules)의 전신) 그룹이 PKA 시리즈 DC-DC 컨버터를 출시한 198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에릭슨이 세계 최초의 고주파 DC-DC 스위칭 파워 서플라이라고 기술한 PKA 시리즈의 출시는 엔지니어가 더 이상 디스크리트 소자를 가지고 상대적으로 값도 비싸고 복잡한 회로를 설계할 필요가 없게 된 것을 의미했다.

현재 엔지니어들은 콤팩트한 보드 실장형 모듈을 각각의 카드에 사용하고 단지 몇 개의 외장형 필터와 디커플링 소자들만 추가하면 전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전원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다. 또한 전원 모듈의 사용은 시스템 신뢰도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향상을 가져왔다. 특히 이는 동작 수명이 25년 이상 요구되기도 하는 통신 네트워크 설계에서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프런트엔드 AC-DC 유닛은 48 V 출력을 내보내고, 각각의 카드에 탑재되는 DC-DC 파워 모듈은 이를 받아 12 V5 V, 또는 그 둘의 조합으로 변환해 시스템 내의 다양한 반도체에 꼭 맞는 동작 전압을 제공한다. 그 후 3.3 V 반도체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오늘날에는 0.9 V까지 내려가 완전 부하 조건에서 90 A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프로세서들도 선보이고 있다.
 DC-DC 컨버터의 입력과 출력 전압 간 차이가 커질수록 변환 효율은 떨어진다. 시스템 효율을 극대화하려면 최종 변환을 부하, 예컨대 프로세서나 FPGA, 또는 그밖에 다른 디바이스 가까이에서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곧 밝혀졌다. 이러한 최종 변환에 사용된 전원공급장치가 POL(Point of Load) 컨버터다. 전력 변환기를 부하에 최대한 가깝게 배치하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것 외에, 불안정을 방지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PCB 트랙이나 시스템 배선에서 임피던스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7C&D 테크놀로지스(C&D Technologies) 전력전자사업본부의 일부였다가 무라타에 인수된 데이텔(Datel)1980년대와 1990년대 절연 DC-DC 컨버터와 POL 모듈 기술의 초창기 선도 기업이었다.
분산형 전원 아키텍처는 레귤레이트 되거나 레귤레이트 되지 않은 버스 전압을 사용해 수많은 방식으로 구현될 수 있다. 시스템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전압도 예컨대 12 V, 5 V, 3.3 V, 2.5 V, 1.2 V 등 매우 다양한 값들이 요구되면서 전원 시스템 설계자들은 약 15년 전부터 중간 버스 아키텍처(Intermediate Bus Architecture, IBA)를 채택하기 시작했다. 가령 24 V 또는 -48 VIBA 컨버터에 전원을 공급하는 AC-DC 전원공급장치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절연 IBA 컨버터는 5 V~14 V DC 출력으로, 요구되는 수만큼의 POL 컨버터에 전력을 공급한다.

분산형은 결국 디지털로
대형 FPGA가 요구하는 만큼 잘 제어된 기울기율(ramp rates)을 갖는 전원공급장치의 시퀀싱을 포함해, 정교한 전력관리 기능에 대한 요구는 보드 면적 축소 및 외장 부품수 절감에 대한 바람과 함께 지난 십여 년 간 전원 시스템 설계자들이 점점 더 디지털 파워로 돌아서게 한 동인이었다. 그 중에서도 핵심은 지난 200212월 업계 최초로 전원공급장치 애플리케이션용으로 특화된 DSP(Digital Signal Processing) 개발 키트를 선보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 같은 회사의 전력관리 IC였다.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디지털 파워의 확산을 가속화한 것은 상용 디지털 파워 컨버터 모듈의 개발이었다. 가장 먼저 선보인 것은 2008년에 에릭슨이 BMR453 중간 버스 컨버터의 형태로 출시한 제품이었다. 디지털 컨버터는 그에 대응하는 아날로그 컨버터와 상당히 유사한데, 비슷한 파워 스위치와 출력 필터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하지만 내부 컨트롤 루프는 애플리케이션에 맞는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디지털 방식의 유연성을 제공해 전원 시스템이 구동 조건의 변화에 실시간으로 적응할 수 있게 해준다. 통신과 모니터링 및 제어는 업계 표준인 PMBus를 통해 구현된다.
디지털 제어는 데이터 네트워크 전원 시스템의 효율성 향상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네트워크 장비에 의해 떨어진 전력은 데이터 스루풋과 함께 증가한다. 데이터 트래픽이 적은 경우, 네트워크는 용량이 적을 때 잘 동작하고 전원공급장치는 부하가 최대보다 적을 때 잘 동작하며, 프로세서는 클록 속도가 낮을수록 잘 동작한다.
 
경부하인 경우, 전원공급장치는 상대적으로 효율이 떨어지고 과도한 에너지 소비와 불필요한 열이 발생해 원치 않는 기술적, 재정적, 환경적 결과를 낳게 된다. 중간 버스와 POL 컨버터를 모두 아우르는 디지털 컨트롤 루프를 구현함으로써 중간 버스 전압은 다양한 부하 변화에 대응해 동적으로 다양해진다. POL 컨버터에 대한 입력 전압은 경부하 조건에서 낮아져 경부하에서 변환 효율은 높아진다.
몇몇 디지털 파워 기기들은 에너지 절약을 위한 다이내믹 전압 스케일링(Dynamic Voltage Scaling, DVS) 기능을 제공한다. 연산 능력이 그리 요구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프로세서의 클록 주파수와 공급 전압은 모두 떨어진다. DVS는 대개 주파수와 공급 전압의 조합을 사전 정의하는 것을 보류하도록 하는 룩업테이블(LUT)을 갖는 개방형 루프 기능으로 구현된다.
DVS보다 개선된 적응형 전압 스케일링(Adaptive Voltage Scaling, AVS)은 폐쇄형 루프와 실시간 접근법을 채택해 클록 속도와 작업 부하에 맞춰 공급 전압을 프로세서가 요구하는 최저값에 정확히 맞춘다. 또한 이 기법은 공정과 프로세서의 온도 변화에 맞춰 자동으로 보상한다.
대부분의 스위칭 전원공급장치는 출력에서 입력까지의 네거티브 피드백을 갖는 폐쇄형 제어 루프를 사용한다. 보상 네트워크는 안정성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최적의 과도 응답을 달성할 수 있도록 루프의 주파수 응답을 조정하는 데 필요하다. 보상 네트워크의 설계는 상당한 시행착오가 수반될 수밖에 없어 시간 소모가 많은 작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트워크에서 부품의 성능은 온도 변화나 노화로 인해 달라질 수 있다. 2010년 미국계 회사인 CUI(CUI Inc.)는 이러한 문제를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는 자동 보상 기능과 디지털 기능을 탑재한 비절연 POL 컨버터 모듈을 최초로 출시했다.
디지털 파워 모듈을 사용하면 능동형 전류 공유, 전압 시퀀싱 및 트래킹, 소프트스타트 앤 스톱, 동기화를 포함한 전원 시스템 설계의 다른 많은 양상들을 간소화하거나 구현할 수 있다.
표준화의 동인

DC-DC 파워 모듈의 채택이 점점 더 확대됨에 따라 서로 다른 제조사의 제품들을 어느 정도 표준화하자는 움직임이 있었다. 공급망 신뢰성에 대한 고객의 우려와 2순위 공급선에 대한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전원공급장치 및 부품 공급사들이 민간 기구를 결성했다.
하지만 이렇게 결성된 연합체는, 예컨대 비절연 및 절연 DC-DC 컨버터 모듈 같은 특정 범주의 전력 변환기와 관련한 풋프린트 및 핀아웃 표준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는 정도의 성과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제조사의 제품 간 호환성이 어느 정도 보장되기는 했지만 컨버터의 모든 전기적 기능을 어떻게 구현하고 특정 제품을 다른 제품으로 교체하는 작업이 어떡하면 덜 수고로울 것인가에 대한 완벽한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이는 디지털 파워에 있어서는 특히 더 결정적인 것이어서, 솔루션 간 호환성을 보장해야 하는 과제에 복잡성이라는 또 다른 과제를 한 겹 더 쌓게 된 셈이었다.

보다 중요하게는, 2004년에 아티슨 테크놀로지(Artesyn Technologies), 아스텍 파워(Astec Power) 그리고 TI, 볼테라 세미컨덕터(Volterra Semiconductors),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Microchip Technology), 서미트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ummit Microelectronics), 질커랩스(Zilker Labs) 같은 많은 반도체 기업들이 전원 시스템 전용 프로토콜과 함께 통신용 공개 표준 개발을 위한 연합체를 결성한 바 있다. 이는 PMBus라고 알려진 전력 서브시스템 관리용 업계 표준의 탄생을 뜻한다.
모든 게 순탄치만은 않았고, 취지가 좋고 많은 긍정적인 활동들이 있었음에도 다른 기업들에 발목이 잡혀 개발이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전원공급장치의 모니터링과 제어를 위한 POL 레귤레이터 IC에 사용되는 Z-Bus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파워원(Power One)2005년에 특허소송을 제기한 일이다. 이로 인해 해당 기술의 라이선스 로열티 사용에 대한 합의가 원만하게 마무리될 때까지 PMBus의 광범위한 채택이 약 4년 동안 늦춰졌다.
최근 전원공급장치 기업들이 이러한 이슈들, 특히 점점 늘어나고 있는 디지털 파워 관련 과제 해결을 위해 다시 한 번 뭉쳤다. 20117, CUI는 에릭슨 파워 모듈과 상호협력에 대한 합의문을 발표했고, 그 해 9월에는 에릭슨 BMR46X 시리즈 컨버터와 핀 및 기능 호환이 가능한 새로운 POL 모듈 제품군을 시연했다. 1년 후, CUI는 에릭슨과 에릭슨 3E 어드밴스드 버스 컨버터 제품군에 대한 라이선스를 체결함으로써 고객들이 지능형 중간 버스 컨버터를 자사 POL 제품 포트폴리오와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양사는 향후 디지털 중간 버스 컨버터를 위한 공통 표준 마련을 위해 협력키로 했다. 20147, 무라타와 에릭슨은 고객들에게 각사 제품 간 완벽한 호환이 가능한 제품을 제공함으로써 디지털 파워 제품의 채택을 가속화한다는 목표로 상호 기술협력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미래의 잠재 요구 충족

에릭슨 모빌리티 보고서(Ericsson Mobility Report)에 따르면, 연간 IP 트래픽은 20122.6제타바이트에서 2017년 말에는 7.7제타바이트에 이를 전망이다. 비디오 통신,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그리고 IoT(Internet of Things)라 불리는 사물 간 인터커넥션은 이러한 지속적인 성장의 핵심 동인이다.

이는 데이터 네트워크 파워 시스템 설계자들에게 어마어마한 과제를 던져줄 것인데, 디지털 파워 기기가 제공하는 기능과 효율을 완벽하게 활용하는 것만이 그러한 과제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뿐만 아니다. 첨단 프로세서와 FPGA가 예컨대 의료, 산업, 계측 장비 같은 분야에서 보편화되면서 데이터통신과 텔레콤에서 시작된 기술이 다른 산업 및 애플리케이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는 보드 전반에 걸쳐 단순하고 직관적인 멀티소스 솔루션을 요구하게 됐다. 이때 요구되는 것은 어떠한 조건에서든, 언제든지, 완벽한 전력 변환을 달성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원공급장치 제조사들은 보다 심도 있는 협업이 필요한 수준으로 혁신을 가속화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
 CUI, 에릭슨 파워 모듈, 무라타는 201410AMP(the Architects of Modern Power) 컨소시엄을 결성했다. 보드 실장형 전원공급장치의 기계적 핀아웃과 물리적 치수에만 집중했던 이전의 다른 전원공급장치 표준 그룹들과 달리, AMP 그룹은 지능형 전원공급장치 개발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요인들이 그보다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

디지털 컨트롤러의 추가로 인해 멀티소싱 옵션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졌다. 오늘날의 시장에서 기계적 호환성만 충족하는 것은 표준화를 겨우 절반만 실현한 것에 불과하다. 진정한 2순위 공급원이 되려면 컨트롤러와 구성 파일까지도 100% 완벽하게 호환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요인들 중 무엇 하나라도 누락될 경우 제조 흐름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극단적으로는 보드 상에서의 비호환성 때문에 실패할 수도 있다.
IHS 테크놀로지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파워 분야는 향후 4년 간 3.5~5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성장은 전통적인 디지털 파워 시장의 외부에서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이것이 디지털 파워 신생기업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될 것이다. 아날로그 파워에서 디지털 파워로 옮겨가기는 어려울 수도 있으나, AMP 그룹은 디지털 파워의 적용을 간소화함으로써 그러한 전환을 보다 용이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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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파워   #A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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