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규모 ‘WearableEXPO’, 웨어러블 황금시대 첫 신호탄 쏴
  • 2016-02-04
  • 김언한 기자, unhankim@elec4.co.kr

‘웨어러블 엑스포’는 아시아 최대급 전자부품 전문 전시회인 ‘네프콘 재팬’과 동시 개최되는 전문 전시회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웨어러블 엑스포는 156개사의 업체가 참가하며 규모 면에서 1.5배의 확장이 이뤄졌다. 지난 1월 13일부터 15일까지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개최된 웨어러블 엑스포 현장을 다녀왔다.
웨어러블은 최첨단 기술의 집약이다. 신체에 착용한 상태로 장시간 사용해야 하기에 초박형 두께로 제작돼야 한다. 또 가벼워야 한다. 이런 면에서 웨어러블은 일본의 정밀한 기술력이 가장 큰 빛을 발할 수 있는 산업이다. 초정밀·고품질 지향의 기술력이 고스란히 반영된다.
일본이 세계의 전자산업을 석권했던 1980년대 당시 일본 전자기업들의 기술 지향점은 전자부품의 경박단소(輕薄短小)에 있었다. 일본이 전자산업에서 빼앗긴 황금시대를 되찾을 수 있는 분야인 것이다.
지난 1월 13일부터 15일까지 일본 도쿄 빅사이트(Tokyo Big Sight)에서 개최된 ‘웨어러블 엑스포(Wearable EXPO)’ 현장은 말 그대로 뜨거웠다. 156개사의 업체가 참가해 전년 대비 약 1.5배(2015년 103개사 참가) 성장했다. 일본 기업만 138개사가 참가했다.
웨어러블 엑스포는 아시아 최대급 전자부품 전문 전시회인 ‘네프콘 재팬(Nepcon Japan)’과 동시 개최되는 전문 전시회다. 이번 전시는 웨어러블이 전자산업의 대세로 자리 잡음에 따라 2015년 최초 신설된 지 1년 만에 조연에서 주연 자리로 올라섰다. 세계가 주목하는 전시회가 됐다.
참관객도 대거 방문해 문전성시를 이뤘다.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3일동안 17,600명 이상의 참관객이 방문해 웨어러블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디바이스’와 이 디바이스를 통한 비즈니스 솔루션, 가상현실, 소재 및 재료, 배터리, 그리고 IoT 기술 영역이 하나의 장에 어우러졌다.
주목해야할 것은 완성형 제품업체의 참가 증가다.
전년도의 전시가 웨어러블 구현을 위한 기술력을 선보이는 장이었다면 이번 전시엔 완성형 제품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기술 잠재력을 내세워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자리가 아니라 시장 진출을 위한 자리로 변모했다. 웨어러블 기술이 완성 단계에 진입해 본격적인 시장을 생성할 것을 알리는 올해의 첫 신호탄이다.
행사를 주최한 리드 재팬(Reed Exhi-bitions Japan)의 웨어러블 엑스포 사무국장 마에조노 유희는 “웨어러블은 테스트 단계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시장 출시 단계에 진입했다”며 “앞으로 웨어러블은 입을 수 있는 의류와 접목돼 시너지 효과를 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섬유 제조사 참가 늘어
이를 입증하듯 토요보(Toyobo), 아사히카세이섬유(Asahi Kasei Fibers), 군제(Gunze), 듀폰(Dupont) 등을 비롯한 10개의 섬유 관련 업체들이 이번 전시에 참가했다.
토요보는 생체 정보를 측정할 수 있는 섬유 소재 ‘코코미(Cocomi)’를 선보였다.
코코미는 뛰어난 신축성으로 본래 길이보다 2배 이상 늘어날 수 있는 특수 소재다. 두께 역시 일반 샤프심보다도 얇은 0.3 mm에 불과하다. 열 압착 방식을 통해 옷감 밑면에 쉽게 활용된다.
최대 강점은 고정밀 신체 정보의 측정이다. 사용자의 몸과 피복 간 생기는 압력을 뜻하는 ‘의복압(衣服壓)’은 심전도(ECG) 측정에 최적화됐다. 고전도도(高傳導度)로 인해 심장의 미세한 신호와 같은 생체 정보에도 높은 정확성을 제공해준다.
착용 시엔 일반 섬유와의 차이를 느낄 수 없다. 얇은 두께 때문이다. 전선의 느낌은 전해지지 않는다.
행사를 주최한 토요보 관계자는 “인간의 피부는 본래 길이보다 1.7배 늘어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췄지만 코코미는 인간의 피부보다 더 유연하다”며 “입을 수 있는 웨어러블에 최적화된 소재”라고 밝혔다.
토요보는 스포츠웨어와 의료용 제품에 소재를 적용하기 위해 주력할 방침이다.


아사히카세이섬유 그리고 듀폰 
세계 최초로 유연한 전기 케이블(elastic electric cable)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아사히카세이섬유(Asahi Kasei Fibers) 역시 유연성을 특징으로 한 로보덴(Roboden) 케이블을 선보였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웨어러블 기기를 위한 제품이다. 뛰어난 신축성을 기반으로 사람과 로봇의 움직임에 완벽히 호환된다. 
행사에서 아사히카세이섬유 관계자들은 로보덴이 채용된 웨어러블을 착용한 채 신축성을 입증할 수 있는 동작들을 선보였다.
로보덴은 로봇의 움직임을 저해하는 휘지 않는(rigid) 일반 케이블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웨어러블 기기나 로보틱스에 대폭 활용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일본의 섬유 제조업체 듀폰은 터치센서와 디지털 사운드 소스를 적용한 ‘섬유 피아노(Textile Piano)’를 전시했다.
듀폰 관계자는 “제품은 구길 수 있는 소재로 제작됐으며 전도성이 우수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든 음악을 연주할 수 있다”고 전했다.


산업용 스마트 글래스 ‘인포링커’  
스마트 글래스 제조업체의 참가가 늘어난 것도 이번 전시에서 주목해야 할 현상이다. 대형업체들 뿐 아니라 중소기업 다수가 글래스 형태의 웨어러블 제품을 주력 제품으로 전시했다.
일본의 웨어러블 전문 중소기업 웨스트유니티스(Westunitis)는 인포링커(InfoLinker)를 선보였다. 
제조업을 비롯한 산업용 웨어러블 단말을 표방한 인포링커는 글래스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임에도 불구하고 시각에 투영되는 영상의 크기, 투명도 조정 뿐 아니라 헤드 부분까지 조정할 수 있게 배려해 사용자의 시야를 최대한 확보했다. 이를 통해 일반적인 글래스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와 달리 제조 현장에서의 작업 및 정비 데이터 확인 등에 원활한 적용이 가능하다.
 
행사에 참가한 웨스트유니티스 관계자는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각 영역에 맞게 별도 제공하는 것이 제품의 큰 강점”이라며 “제품에 장착된 지자기 및 가속도 센서, 카메라, 마이크 등은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시킨다”고 설명했다. 
작업 현장 상의 근로자는 현장에서 인포링커를 통해 녹화된 비디오 파일을 쉽게 원격 컴퓨터로 전송할 수 있다. 원격 컴퓨터로 전송된 비디오를 확인하는 작업 감독자 역시 인포링커를 통해 새로운 지시사항을 현장의 근로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 일례로 정밀기계에 대한 실무경험을 갖춘 작업 지시자는 신참 정비사에게 인포링커를 통해 구체적인 정비 방법을 현장 밖에서 실시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외에도 영상을 캡처하거나 사진촬영, 화상통화도 가능하다. 완전히 상용화될 경우 제조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데이터에 대한 모니터링 및 실시간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웨스트유니티스의 타카히토 후쿠다(Takahito Fukuda) 회장은 “인포링커는 구글 글래스와 기능 면에선 유사하나 산업용으로 설계된 제품”이라며 “1회 1시간 충전에 5시간 이용이 가능하며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과 함께 구동돼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내에서 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유럽으로의 비즈니스를 확장하기 위해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시바, 50g ‘웨어뷰’
지난 1월 CES에 참가하지 않았던 도시바(Toshiba)는 이번 전시회에서 ‘웨어뷰(Wearvue)  TG-1’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워 참가했다.  일본의 국민 기업답게 일본 제조업계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제품을 내세웠다.
글래스 형태보다는 디스플레이 방식에 가까운 이 제품은 시야를 그대로 볼 수 있는 시스루(see-through) 타입이다. 안경 태 우측에 장착된 투사부로부터 투과되는 이미지가 하프 미러 렌즈에 반사돼 눈에 이미지가 나타난다. 작은 빔 프로젝터를 안경 렌즈에 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단독으론 작동할 수 없으며 마이크로 HDMI를 통해 윈도우 터미널과 연결해야한다.
일반 소비자용으로 제작된 제품이 아닌, 산업군에서의 활용을 위해 제작된 제품이다. 물류창고 등에서 양손을 사용하는 근무자가 창고 내에서 업무 지시 사항 확인을 위한 용도나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할 수 있다.  
도시바 관계자는 “제품의 강점은 가벼운 무게와 미학적인 디자인”이라며 “기존 글래스 제품보다 훨씬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제품은 120p의 해상도와 13인치 스크린 사이즈를 갖췄다. 시스루 투과율은 70%다. 내장 배터리가 없어 USB 보조배터리를 별도 구매해야한다. 무게는 약 50 g로 일반 안경보다는 약 2배 가량 무겁지만 일반적인 글래스 제품과 비교하면 가벼운 무게를 자랑한다. 가격은 21만 6,000엔(약 223만 원)으로 일본 내에선 2월 말부터 판매될 예정이다.


샤프, 생체나이측정기술 공개 
샤프 역시 도시바와 마찬가지로 지난 CES에 불참했지만 이번 전시에선 전시관 입구 대형 부스를 통해 신기술을 선보였다. 수많은 참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기술이 적용된 장비는 ‘신체 내부 나이 시스템(Internal Age System)’이다. 샤프의 신기술인 ‘에이지센서(AGEs Sensor)’와 ‘맥파(Pulse Wave) 센서’가 탑재됐다. 생체 나이를 파악한다.
제품이 생체나이를 수치화해서 화면상에 보여주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2 ~ 3초에 불과하다. 촬영된 얼굴의 피부를 정밀 측정해 즉각 결과를 내놓는다. 
▲ 사진 촬영 ▲ 보여지는 나이 계산 ▲ 손가락을 통한 맥파 측정 ▲ 신체 내부 나이와 정신 건강 측정 ▲ 촬영된 사진과 결과치 결합을 통한 생체 나이의 가상 이미지 제시. 이 모든 단계가 짧은 시간 내 구현된다. 실제 나이 25세의 여성도 ‘신체 내부 나이 시스템’을 통해 측정하면 생체 나이 45세의 결과를 통보받을 수 있다.
맥박의 광학적 측정은 인간의 불수의적체계(Automatic Nerve)의 균형과 스트레스의 수용력, 혈관 나이 측정을 통해 이뤄진다. 
샤프에서 제품홍보를 담당하는 나 리(Na Li)는 “뷰티케어산업 적용 시 화장품 매장에서 고객 상담을 위해 활용되거나 병원에서 건강관리를 돕는 부가적인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며 “상품화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쇼핑센터나 요가센터 등에서 크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헬스케어와 미용산업이 미래 산업으로 급부상하는 만큼 이에 발맞춰 수요를 확대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에이지센서의 ‘AGEs’는 Advanced Glycation End productS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약자다. 병적 노화와 일반적인 노화 현상을 구분해 실제 나이와 보
지는 나이 사이의 갭을 잰다.


신축성 스트레인 센서
소재 분야 기업으로는 일본의 반도 케미칼 인더스트리즈(Bando Chemical Industries)사가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반도 케미칼 인더스트리즈는 컨베이어 벨트와 자동차·오토바이에 채용되는 벨트 관련 제품을 제조·납품하는 기업이다. 그간의 기술력을 활용해 고무 소재로 만들어진 신축성 스트레인 센서 ‘C-STRETCH’가 적용된 로봇 팔을 전시했다. C-STRETCH가 장착된 장갑을 착용한 사용자가 손가락 마디마디를 움직이자 연결된 로봇의 손가락 역시 이와 동일하게 움직였다.  
 
악기제조업체로 유명한 야마하(Yamaha) 역시 신축성 스트레인 센서를 이용해 제조된 얇은 장갑을 통해 악기 연주를 선보였다. 피아니스트가 장갑을 착용한 뒤 피아노를 연주하자 손가락의 움직임이 화면에 기록됐다.
행사를 주최한 야마하 관계자는 “리얼 타임 모션 감지를 위한 섬유 기반 웨어러블에 채용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전했다.  


총 2,032개사 참가
이번 웨어러블 엑스포에 참가한 해외 업체 수는 총 18개사다. 일본을 제외하고 6개국에서 참여했다.
이 가운데 스마트 워치 부문에서 한국 업체로 유일하게 참가한 기업은 그린콤(Greencomm)이다. 작년 12월 출시된 iBODY24(아이바디24) 시리즈를 선보였다.
그린콤의 신기철 대표는 “작년엔 완성된 제품이 아니라 기술만 가지고 참가했지만 이번 전시엔 완성된 제품을 선보여 해외 관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웨어러블 엑스포와 동시 개최된 네프콘 재팬(Nepcon Japan)엔 845개사의 기업이 참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사를 주최한 리드재팬 마에조노 유희 사무국장은 “이번 전시에서 오토모티브 월드(Automotive World), 라이팅 재팬(Lighting Japan), 네프콘 재팬과 웨어러블 엑스포 참가사를 통합하면 전체 2,032개사가 참가했다”며 “본 전시의 최대 매력은 중소기업(약 98%)의 다수 참여로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신기술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대만 기업은 4개 전시를 통합한 수치에서 15%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과 비교해 수치상으로 큰 변화는 없었다. 
끝으로 마에조노 유희 사무국장은 “향후 웨어러블 산업은 스마트 워치와 같은 기계적인 특성 제품보다는 옷으로 입는 형태의 웨어러블이 큰 성장을 보이게 될 것”이라며 “이번 전시가 시발점이 되어 웨어러블 시장이 본격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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