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혁렬 한국로봇학회장 “ 로봇 인기덕에 공부하고 싶다는 학생이 많이 찾아와요”
  • 2018-06-12
  • 신윤오 기자, yoshin@elec4.co.kr

인터뷰 / 최혁렬 한국로봇학회장

세계 시장에서도 한국로봇학회 활동에 이목 집중해



최혁렬 한국로봇학회장(성균관대학교 공과대학 기계공학부 교수)은 한국로봇학회에서 잔뼈가 굵은 학자다. 그는 올 초 회장에 취임하자마자 곧바로 열린 제13회 한국로봇종합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뤘다. 하지만 자신의 공약이자 학회의 숙원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로봇 관련 세계 최고의 학술대회인 ICRA의 2024년 한국 유치가 바로 그것이다.

뿐만 아니다. 업계를 망라하며 좋은 파트너십을 통한 새로운 도약, 부품 산업 육성과 지속적인 연구 개발 등 굵직굵직한 이슈가 그의 앞에 놓여있다. 한국 로봇 산업의 핵심 역할 가운데 하나를 맡고 있는 최혁렬 회장을 만나 그 미래를 가늠해 보았다.

한국로봇학회 수장

최혁렬 제15대 한국로봇학회장은 학회에서 부회장 5년, 수석부회장 1년을 역임하고 올해 1월 2018년을 이끌 로봇 산업의 키를 쥐었다. 마침 최혁렬 회장은 지난해 한국로봇종합학술대회에서 조직위원장으로 활동해 더욱 성공적인 대회로 만들 역량을 갖춘 준비된 인물이었다.

“작년에는 500명 정도 왔습니다. 올해는 600명 정도 참가한 가운데 대회가 진행됐고, 모두가 만족하며 돌아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한국로봇종합학술대회는 ‘어떤 행사인지 궁금하다’며 관심을 두며 많은 이가 자발적으로 함께 했고, 예년보다 더 붐볐습니다.”

현재 로봇은 학문분야에서도 핵심적인 산업으로 자리 잡았고 정부부처나 공공기관, 로봇과 관련 없는 일반인에게도 큰 관심거리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발맞춰 로봇학회도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하는데, 1년이라는 시간이 그리 긴 시간은 아니다. 학회의 오랜 노력으로 이제는 세계 시장에서도 한국로봇학회의 활동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ICRA 유치, 로봇 산업 성장 기폭제로

올해 학회의 가장 큰 목표는 2024년 IEEE(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 주최 ICRA(International Conference on Robotics and Automation)의 대한민국 유치다. ICRA는 전 세계 로봇 관련 3천여 명의 전문가가 한 자리에 모이는 행사로 우리나라 산업계와 연구자들과 함께 토론은 물론 네트워크를 넓힐 기회의 자리가 될 것이다. 여기서 발표되는 논문은 최고 수준급인데 최혁렬 회장 또한 2016년 ‘카본 마이크로 코일을 이용한 로봇용 고감도 근접 및 접촉센서’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ICRA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한국로봇학회는 올해 5월에 오스트레일리아 브리즈번에서 열리는 ICRA에서 대회 유치를 위한 제너럴 체어와 프로그램 체어를 제안할 계획이고, 젊은 학자를 중심으로 한 내부 후보 추천도 마무리됐다. 올해 9월에는 관련 운영 위원회가 열리고 유치 경쟁국 프리젠테이션이 있다. ICRA를 유치한다면 우리나라의 로봇산업은 학문적·산업적으로도 활성화할 기회가 될 것이다.

학회의 두 번째 목표는 이제는 로봇이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해야한다는 생각이다. 인공지능, VR 등 로봇산업의 성장을 돕기 위한 많은 지식을 공유할 생각이다.



연구회, 전문 분야 살리는 협업 계기


로봇학회에는 10개 남짓 연구회가 활동하고 있다. 햅틱연구회, 로봇비전연구회, 로봇윤리연구회, 로봇역사문화연구회 등 이름만 들어도 이색적이다. 이런 연구회는 학회원들이 조금 더 관심을 두는 분야의 심층적인 연구를 위해 자생적으로 만든 학회 소속 연구회다.

햅틱연구회는 활발한 활동과 자체 연구발표도 하는데 이미 신생학회 정도의 볼륨이 됐다. 보행조작기술연구회도 회원수가 100명이 넘으며 성장 가능성이 있다. 소셜로봇윤리연구회는 로봇애틱스를 다루는데 정부부처와의 협력으로 로봇윤리, 로봇규정 제정에 앞장서며 법, 철학 등 관련 전문가와 함께 활동한다.

로봇역사문화연구회는 우리나라 로봇의 과거와 미래를 살펴보는 연구회다. 로봇 산업의 히스토리 작성, 연감 발행 등을 추진과 로봇박물관 건립도 이야기한다. 특히 미래 로봇산업의 이정표를 제시하는 나침반 역할을 하는 연구회다. 로봇박물관이 현실이 된다면 카이스트가 개발한 국내 최초 인간형 로봇 휴보의 첫 버전은 이곳에 옮겨올 필요성이 크다.

로봇, 한국시장 적합 모델 개발해야

전 세계에서 로봇이 가장 많은 나라는 어디일까? 흔히들 미국이나 일본을 생각하겠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대한민국이다. 로봇의 대수로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이지만 우리나라는 전자산업의 활성화에 2축, 3축 로봇이 주를 이룬다. 로봇 산업에서 진정한 로봇은 6축이 기본이다.

6축 로봇은 열악한 환경에서 작업의 정확성, 신뢰성, 융통성이 뛰어난 로봇이다. 일본, 독일, 스웨덴, 스위스의 ABB, 일본 가와사키 등에는 6축 로봇 회사가 많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우리의 핵심 산업을 돕는 로봇 생산에 주력할 때다. 훗날 하이엔드 로봇 제작도 생각하면 모터, 감속기, 센서 등 부품 소재를 키워야 한다. 전자 분야는 아주 뛰어나고, 센서 분야도 일정 수준이 올랐지만, 감속기 부문은 4~5년은 더 시간이 흘러야 어느 정도 기술을 내리라 생각한다. 최근 국내 많은 전문가와 회사들이 감속기 연구에 힘을 싣는 것도 장래를 밝게 한다.

최혁렬 학회장은 최근 힘?토크?근접 센서와 같은 인터랙션 센서를 연구한다. 그는 이 센서와 관련된 특허권도 가졌다. 로봇의 힘을 제어하는 것은 힘·모멘트 요소 각 3개, 총 6개의 요소 센서로 미국 ATI가 세계 시장을 독점한다. 최혁렬 교수는 이 제품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그가 개발한 토크 센서는 협동로봇(코봇, Co-bot)의 세이프티 요소에서 가장 중요하다. 사람과 함께 일하는 로봇은 사람과의 접촉 사고를 차단해야 하는데, 여기서 필수 요소가 토크 센싱, 근접 센싱이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인터랙션 센서 개발과 성능 개선 연구도 꾸준히 하고 있다.

로봇산업, 산·학·연 연계 중요성 강조

시대의 변화는 젊은이들의 로봇에 대한 관심도 키우고 있다. 로봇에 대해 공부하려는 학생의 수는 꾸준히 늘며 최혁렬 회장과 함께 공부하던 학생들의 취직률 또한 100%를 상회한다. 로봇학도 대부분은 일반 기업체, 연구소로 가지만 로봇 관련 창업을 꿈꾸며 스타트업에 가서 도전하는 친구도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큰 관심이 혼자서 해결할 일은 아니다.

최 회장은 현재 로봇 교육의 문제점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다. 새로운 산업 콘텐츠에 따른 새 교육이 뒤따라야 하지만, 대학이 그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그는 팔짱만 낀 교육계 현실을 아쉬워하며 관련한 모두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법적인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현재 국회에는 지능형 로봇법과 관련한 3개 법안이 여당과 야당 국회의원의 발의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에 상정됐지만 계류 중이다. 6월 말에는 이 법안 자체가 소멸되고 그동안 추진되던 로봇 R&D 프로그램, 로봇산업 핵심 기술 개발 사업 모두의 일몰을 초래한다. 국내 로봇 산업은 정부 예산을 받으면서 꾸준히 연구개발을 해왔고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처럼 로봇법 문제는 한국 로봇 소사이어티나 로봇산업에서 그랜드 크로스일 만큼 중요한 때라며 법 통과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로봇 정책의 기본은 네트워크와 데이터를 접목한 하이스피드 네트워크다. 로봇의 수많은 센서 하나하나가 IoT 역할을 하고, 무한한 데이터 생산으로 좋은 정보와 서비스 제공에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무한한 데이터 생성에 따른 보안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같은 생각은 송세경 퓨처로봇 대표가 처음 언급했으며 로봇에 블록체인이 활용돼 편의성, 안전성, 보안성도 함께 높이는 것이 로봇 산업 성장의 중요한 밑바탕이 되겠다.

최 교수의 연구실에서는 학생들이 로봇 개발에 몰두하고 있었다. 몸통과 함께 4개의 다리로 연결된 완성형처럼 보이는 로봇은 ‘AiDIN(Artificial Digitigrade for Natural Environment) Ⅴ’라고 소개했다. “AiDIN은 4륜구동 범죄 감시견 로봇입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AiDIN Ⅰ~Ⅳ를 순차적으로 개발했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AiDIN Ⅴ~Ⅵ는 실제 도시환경에서 스스로 걸어 다닐 수 있는 로봇을 목표로 합니다. 앞으로 개발될 로봇은 걸어 다니면서 물건을 들어 사람에게 가져다주고,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거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로봇이 될 것입니다.”

로봇, 융합과 소통으로 새 성장 도모

2003년 9월, ‘한국로봇공학회’라는 이름으로 설립되고 5년이 지난 2008년 9월, 학회는 ‘한국로봇학회’로 새롭게 탄생했다. 이제 로봇은 단순히 ‘공학’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휴대폰, 자동차, 자율주행차, 드론 등 언제 어디에서나 함께 하는 모든 것에 로봇 기술은 들어가 있다. 최혁렬 학회장은 인공지능, 디자인, 블록체인 기술 등 어느 산업 분야와도 좋은 파트너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오픈 마인드로 많은 파트너십을 맺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국로봇학회는 로봇산업의 발전을 위해 두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부품 산업의 고도화, 두 번째는 시스템적인 측면에서 지속 가능한 연구가 그것이다. 특히 가정용 로봇과 같은 서비스 로봇은 조금 더 적극적인 지원이 이어진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로봇이 인간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는 산업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로봇을 제작하는 목적은 수익 창출인 것도 확실합니다. 로봇 업계의 많은 전문가들은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면서 제조용 로봇이나 의료용 로봇의 미래 발전 계획을 그리고, 하나씩 실천해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로봇 산업의 성장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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