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IoT 시대 물 만난 시스템반도체, 암담한 현실 극복할까

  • 2019-10-28
  • 신윤오 기자, yoshin@elec4.co.kr

정부 팹리스 전세계 10% 점유 목표, 대기업 빼면 중소는 1% 미만 차지해

지난 8월말 경 산업통상자원부는 기자들에게 ‘한국 기업은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1위, 2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음’이라는 보도 설명 자료를 일괄적으로 보냈다.

앞서 JTBC가 보도한 ‘반도체 1위 내준 삼성..정부 “혁신성장에 4.7조 투자”’라는 기사에 대한 해명이었다. 뉴스에서는, 우리 반도체 기업들이 세계 선두권에서 밀려났다면서 삼성전자가 세계 반도체 시장 2위로 밀려났고 세계 3위였던 SK하이닉스는 대만 TSMC에 따라 잡혔다, 는 리포트를 내보냈다. 이에 산업부는, 최근 글로벌 반도체 시황악화 및 대외 불확실성 증가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업들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여전히 세계 1위, 2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고 해명했다.



메모리 반도체는 1등이라지만

보도 내용은 시스템 반도체까지 포함한 종합 반도체시장 매출액 기준으로, 우리 반도체 기업의 글로벌 순위가 2018년 상반기 대비 2019년 상반기에 1단계씩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으나, 이는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이 전년 동기대비 60% 이상 하락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우리 업체의 경쟁력 약화 문제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실제, D램(8Gb) 고정가격추이 (Dram Exchange)는 2018년 7월 8.19달러에서 2019년 7월 2.94달러로 떨어졌다. 하지만 D램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72.5%에서 올 2분기 74.4%로 오히려 늘었다.

이와 같은 해명 자료는 반도체라는 수출 품목(2018년 수출기여도 20.9%)이 한국에서 어떤 위치를 갖는지 잘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국내 팹리스는 2006년까지 양적 질적 성장을 통해
2조원 규모의 산업형성을 이루는데 성공했으나,
이후 추가적인 성장에 실패했다. 제한된 내수시장,
규모의 영세성, 핵심인력 부족 및 생태계간 협력체계 부족,
가격경쟁력 취약하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안기현 상무)



하지만 최근 한국의 반도체 경쟁력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강의 경쟁력을 가진 메모리 반도체가 공급 과잉으로 주춤하고 있고 소재 장비의 취약한 경쟁력도 일본의 수출 규제로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비메모리 반도체, 즉 국내 시스템반도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IoT, AI(인공지능) 등의 첨단 산업이 부각될수록 시스템반도체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30년까지 팹리스시장 10% 목표


반도체 산업의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5월에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을 전격 발표했다. 시스템반도체 산업 육성을 통해 2030년 종합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5대 중점대책을 수립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파운드리 세계 1위, 팹리스시장 점유율 10% 달성, 2.7만 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팹리스를 키우겠다는 대책이다. 팹리스 수요창출을 위해 5대 시장 수요를 연계하고 공공수요(2,400억원 이상)를 발굴하며 국가전략인 5G와 시스템반도체를 연계하겠다는 것. 전용펀드(1,000억원) 신설과 스케일업 펀드, 우수기업연구소 선정 등 스케일업 지원, 반도체 설계툴 지원(추경 46억원)도 포함됐다.



파운드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대표기업은 하이테크 첨단분야, 중견기업은 미들-테크 틈새시장을 공략하도록 뒷받침한다. 산업 생태계 확대를 위해서는 디자인하우스 육성, 팹리스의 파운드리 공정 활용확대 등 정부-업계 공동으로 상생협력을 유도한다.

산업의 기본이 되는 인력 양성을 위해 반도체설계·공정기술 R&D, 폴리텍대학(안성)을 반도체 특화형으로 전환하고 대학 공정실습 Fab 시설 확충(추경 100억원)해 전문 인력을 1.7만 명 양성(2030년까지)할 계획이다. 끝으로 AI 반도체 등 차세대(Next Generation) 반도체 기술개발에 향후 10년간 1조원 이상 투자 및 국가 핵심기술의 해외유출방지 시스템을 정비한다는 방안이다.

시스템반도체, 중소는 1% 미만 점유율

팹리스는 미국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내수 기반으로 그 뒤를 맹렬히 추격하는 형국이다.

2018년 세계시장은 약 850억 달러이며, 퀄컴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이 압도적으로 점유하고 있다. 미국기업은 M&A 등을 통한 대형화로 글로벌 시장 지배력를 확대하고 있으며 미디어텍(MediaTek), 하이실리콘(HiSilicon) 등 중국계 기업은 중국내 거대 내수시장과 정부 육성책을 기반으로 시장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약 50∼60%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이다. 시장 규모(약 2,460억 달러)는 팹리스(약 850억 달러)와 IDM(약 1,610억 달러)의 시스템 반도체 매출 합계이다. 특히 특정 산업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안정적인 시장구조로 수요자의 요구사항에 맞춰 제품이 생산되는 ‘주문형 방식’이기 때문에 수요-공급 불일치에 따른 급격한 시황변화가 없다.

국내 시스템반도체 기업은 대기업을 제외할 경우, 글로벌 시장점유율 1% 미만에 불과하다. 글로벌 상위 50위 팹리스 중 우리기업은 단 1개로 국내 팹리스 중 매출 1천 억원 이상은 6개(2018년 현재) 기업이다. 특정고객(대기업)에 의존, 규모의 영세성, 인력 부족 등으로 성장기반 취약하며 일부 품목만 경쟁력 보유, 유망 분야(차량용 반도체 등) 기술력은 부족하다.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휴대폰용 이미지센서(CIS) 등 국내 대기업 수요와 연계된 일부 품목에만 한정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안기현 상무는 올초 KIET 산업경제지에 낸, 반도체산업 현황과 미래준비, 라는 보고서에서 “시스템반도체 분야는 급격한 성장 전망에도 불구 우리 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3~4% 안팎이다. 지난 20년간 정부 주도로 육성해 왔으나, 우리 업계는 경쟁국 대비 기업개수, 규모, 인력확보 등에서 매우 취약하다”며, “국내에는 글로벌 수요기업인 가전ㆍ완성차업체 등이 있으나 대부분 외국산을 사용, 국내 반도체산업과의 연계는 미흡하다. 자동차반도체 등은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품질조건 및 국제표준 형성으로 시장참여가 늦어질수록 품질규격?신뢰성(레퍼런스) 확보 문제로 인해 시장진입에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안 상무는 국내 팹리스는 2006년까지 양적?질적 성장을 통해 2조원 규모의 산업형성을 이루는데 성공했으나, 이후 추가적인 성장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특정 고객에 편중된 제한된 내수시장, 규모의 영세성, 핵심인력 부족 및 생태계 간 협력체계 부족, 가격경쟁력 취약 등으로 팹리스의 성장은 제한적으로 성장했으나 국내 장비의 국산화율은 20%이고, 소재?부품 국산화율은 50%에 불과할 정도로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말이다.



파운드리, 대기업 팹을 개방하라


정부가 신경쓰겠다는 파운드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에서 투자촉진 및 파운드리 역량 강화를 위한 금융 세제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산업구조 고도화 지원프로그램을 활용, 중견 파운드리 기업의 생산성 향상용 시설투자 금융을 지원하고 시스템반도체 설계 제조 기술을 ‘신성장동력 원천기술’에 추가 확대 및 파운드리 시설투자 세액공제 일몰기간 연장을 검토할 계획이다.



신성장동력 원천기술에 5G, 인공지능, 바이오, 에너지 등 분야에 활용되는 시스템반도체 설계 제조 기술을 추가한다. 지난 2월에 10nm 이하 파운드리 제조공정 및 차량용 반도체 설계?제조 기술’을 추가했다.

또한 파운드리가 포함되는 생산성향상시설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일몰기간 연장 검토하고 특히 (상생) 대기업의 중소기업 대상 상생협력 지원 시, 인센티브 방안 추가를 검토한다. 정부 관계자는 “파운드리 공정, 기술, 인프라 등을 팹리스에 대폭 개방하여 국내에서 설계부터 생산까지 이루어지는 발전적 생태계 구현하고 국내 디자인하우스 기업 육성을 통해 팹리스-파운드리를 잇는 튼튼한 가교를 구축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 파운드리 기술의 한계를 뛰어 넘는 것도 과제다. 파운드리 산업에서는 대만의 TSMC가 50%이상이라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피 공정, 칩 전 공정, 후 공정, 패키징 및 검사까지 완벽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TSMC는 오랫동안 쌓아 온 경험과 경쟁사를 압도하는 IP 라이브러리를 기반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팹리스 업체들은 칩을 설계하는 시점부터 어떤 IP를 적용해서 생산할지 고민해서 미리 파운드리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 미래의 고객이 확보될 EO에만, 대규모 투자 비용을 기대할 수 있다는 특성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와는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 윤종식 부사장은 지난달 반도체대전 기간중에 열린 반도체 산학연 교류 워크숍(파운드리 로직 반도체 기술 동향)에서 “그 동안 반도체 기술을 이끌어 온 데나드 스케일링 법칙(Dennard Scaling)과 무어의 법칙(Moore’s Law)이라는 두 개의 엔진은 하나는 오래 전에 끝났고 다른 하나는 정체되어 있다”며, “데나드 스케일링이 끝났다는 것은 고집적화가 TR 성능의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고 무어의 법칙이 정체된다는 것은 리소그래피에 의한 고집적화가 둔화된다는 의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여전히 매년 더 성능이 좋고, 더 많은 TR이 들어간 제품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 선단 로직 반도체 공정은 더 복잡하고 어려워지고 있고 이는 선단 로직 반도체 공정을 사용하는 제품들의 개발, 제조 비용의 급격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에 선단 공정 팹 투자 비용의 급격한 증가를 극복하기 위해 업계가 파운드리와 팹리스로 재편되었듯이 선단 로직 공정 제품 개발의 개발과 제조 비용의 급격한 증가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업계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윤 부사장은 “선단 로직 공정에서 업계의 과제는 ‘비용의 벽’이다. 신규기술과 다중 노고항의 도입으로 인한 마스크와 공정 수 증가로 웨이퍼 원가가 급상승했다”며, “TR 비용의 감소는 확연히 둔화됐으나, 설계 비용은 급격히 올라가는 비용의 벽이 나타났고 비용의 벽을 극복하기 위해 시스템 레벨까지 최적화가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기술은 공정 주도에서 전 계측의 협력으로 발전, 시스템 업체의 HPC 제품이 선단 공정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은 지난 7월 파운드리 포럼 2019 코리아를 개최하고 삼성의 파운드리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팹리스 업체와 파트너가 함께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팹리스 기업에게 7나노 이하 EUV 기반 초미세 공정도 적극 제공해 차세대 첨단 제품 개발을 지원함으로써 국내 시스템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확보에도 기여해 나갈 계획이다.


"선단 로직 공정에서 업계의 과제는 ‘비용의 벽’이다.
신규기술과 다중 노고항의 도입으로 인한 마스크와
공정 수 증가로 웨이퍼 원가가 급상승했다.
비용의 벽을 극복하기 위해 시스템 레벨까지 최적화가 진행중이다."

(삼성전자 윤종식 부사장)



또한 팹리스 고객들이 삼성의 파운드리 공정 기술과 서비스를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반도체 디자인하우스를 비롯해 설계자산(IP), 자동화 설계 툴(EDA), 조립테스트(OSAT)까지 국내 파운드리 파트너들과 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 4월, 저전력 28나노 FD-SOI 공정 기반 eMRAM 솔루션 제품과 EUV 노광 기술을 적용해 성능과 수율을 높인 7나노 핀펫 제품을 출하와 차세대 5나노 공정 개발을 공개하는 등 파운드리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전류가 흐르는 통로인 원통형 채널 전체를 게이트가 둘러싸 전류의 흐름을 더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의 3나노 GAE(3나노 Gate-All-Around Early) 공정 설계 키트(PDK)를 팹리스 고객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시스템 반도체를 위한 목소리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초호황에서 중기 저점을 통과중이다. 2020년 하반기부터 D램과 시스템LSI/파운드리가 호황기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IBK 경제연구소 산업연구팀 장우애 연구위원도 상반기 반도체 산업 현황 보고서에서 “반도체 성장둔화는 일시적 현상일 뿐 장기적으로는 성장을 전망한다. 클라우드 시장 성장, 5G 보급으로 반도체 수요 확대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국산화율 개선은 반도체 강국을 유지할 수 있는 열쇠라고 강조하며 특히, 시스템 반도체 육성으로 반도체 분야 고용시장이 커지고 다변화되어야지만 우수인력의 해외유출을 막고, 학계의 연구도 활성화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KDB 미래전략연구소도 지난 9월 발간한 ‘반도체산업 주요현안 및 경쟁력 강화방안’이라는 보고서에서 해외 의존도, 테스트베드 부재, 예산 부족, 전문인력 부족 등 4가지 측면을 짚었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는 반도체 장비·소재·부품의 국산화율이 낮은 수준으로 해외 공급망 리스크에 취약하며 반도체 중소기업들은 최신 테스트베드 부재로 해외에서 제품테스트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 산업통상자원부의 반도체 R&D 지원 예산은 지난 8년 동안 1/3 규모로 감소하였고, 신규과제 지원도 소홀하며 산업기술인력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앞서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안 상무는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활성화를 위하여 “첫째, 창업 활성화를 위한 공간, 설계 툴, 시제품 제작 및 평가 등 환경 제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둘째, 국내 기업 간 연계강화가 필요하다. 특히, 파운드리와 팹리스, 소자기업과 장비?소재기업 간 연계가 지금보다 훨씬 강화되어야 한다. 셋째, 창업 초기 기업과 영세기업의 연구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시제품 제작지원이 필요하다. 넷째, 시장진출을 위하여 국내 수요기업과의 연대와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다섯째, 인재의 공급이 필요하다. 이것이 실행되기 위한 조건은 모두의 이해와 협력” 등을 들었다.
 

<저작권자(c)스마트앤컴퍼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본 기사의 전문은 PDF문서로 제공합니다. (로그인필요)
다운로드한 PDF문서를 웹사이트, 카페, 블로그등을 통해 재배포하는 것을 금합니다. (비상업적 용도 포함)
 PDF 원문보기


  • 100자평 쓰기
  • 로그인

태그 검색
본문 검색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