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K 디스플레이 대전(大戰), 초고해상도 시장을 잡아라
  • 2019-10-21
  • 한상민 기자, han@elec4.co.kr

삼성-LG, 해상도 기술에 이어 용어까지도 신경전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들 간의 디스플레이 화질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전장(戰場)은 한국이고 싸움의 주체도 국내 대기업들이다. 최근 벌어진 삼성과 LG의 8K 해상도 논쟁을 말한다. OLED와 QLED, 그리고 8K 해상도가 왜 중요한지 짚어본다.

지난 9월 1일, 삼성전자는 돌연 ‘8K 협회(8K Association)’가 8K TV를 위한 주요 성능과 사양에 대한 기준을 내놨다고 발표했다. 8K 협회는 8K 관련 표준 정립과 생태계 확대를 목표로 하는 글로벌 비영리 조직으로 현재 삼성전자를 비롯해 TV·패널 제조사, SoC 칩 업체, 콘텐츠 분야의 16개 회사가 참여하고 있다. 8K TV 관련 기준은 디스플레이, SoC 칩, 콘텐츠 관련 회원사들이 모두 참여해 현재와 미래의 기술 트렌드를 바탕으로 마련되었다.



8K 협회가 정한 기준에는 디스플레이에 대한 주요 사양, 8K 신호 입력, 입력단자 규격, 미디어 포맷 등에 대한 정의가 포함되어 있다. 해상도(Resolution)는 7680 X 4320, 프레임 레이트(Frame Rate)는 24p?30p?60p(Frames per Second)로 규정됐다. 또한, 디스플레이 최대 밝기(Peak Brightness)가 600니트(Nit) 이상이 돼야 하고, 영상 전송 인터페이스(Interface)는 HDMI 2.1, 영상 압축 방식인 코덱(Codec)은 HEVC(High Efficiency Video Codec)로 정했다.

삼성전자는 여세를 몰아 9월초에 개막한 독일 ‘IFA 2019’에서 QLED 8K 제품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회사는 상반기에 QLED TV를 전년 대비 2배 이상 판매하며 프리미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 시켰다는 평가를 내리고 하반기에도 QLED 8K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석 대표이사 사장은 전시회에 앞선 간담회에서 “QLED 8K는 단순히 해상도를 높인 것이 아니라 입력되는 영상의 화질과 관계없이 8K 수준의 화질로 변환해 주는 인공지능 화질 엔진 ‘퀀텀프로세서 8K AI’ 등 소비자 시청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삼성의 화질 기술이 총 망라된 된 제품”이라고 말했다. 화질과 크기를 떠나 디자인을 극대화한 QLED TV를 두고, 8K 확산을 위해 반도체 칩에서부터 영상 마스터링 업체까지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 “8K 확산 위해 반도체 칩에서부터 영상 업체까지 생태계 구축”
LG, “화질선명도가 50% 미만인 경우, 화소 수가 8K더라도 해상도는 8K 아냐”


LG전자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 회사는 IFA 전시회를 앞두고 세계최초 8K 올레드 TV를 앞세워 해외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LG전자는 7월 국내시장에 가장 먼저 출시한 8K 올레드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8K’를 9월 독일, 영국, 프랑스, 미국 등을 시작으로 10여 개국에 출시했다고 밝혔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8K’는 세계최고 8K(7,680 X 4,320) 해상도, 올레드 TV 중 최대 크기인 88인치를 모두 갖췄으며 3,300만개 화소 하나하나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 완벽한 블랙은 물론 더 섬세한 색을 표현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8K OLED에 논란이 일자, 9월 17일 ‘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를 열고 8K 해상도 및 올레드(OLED) 관련 기술에 대해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LG전자 HE연구소장 남호준 전무, HE마케팅커뮤니케이션담당 이정석 상무 등이 참석한 이날 설명회에서는 해상도와 QLED와 차별화된 OLED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먼저 해상도 기준을 두고, 화질선명도(CM)가 50% 넘어야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 International Committee for Display Metrology)’의 표준규격(디스플레이표준평가법(IDMS; Information Display Measurements Standard))에 따르면, 해상도는 화소 수와 구분되어야 하고, 화소 수(Addressability)는 물론, 화질선명도(CM; Contrast Modulation) 요건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

ICDM은 1962년 설립된 디스플레이 업계 최고 전문기구인 SID(Society for Information Display) 산하 위원회로, 디스플레이 관련 성능측정 및 방법 등에 대한 기준을 제공하고 있다. 8K 올레드 TV와 8K LCD TV를 모두 출시한 LG전자를 비롯, 8K LCD TV를 출시한 삼성전자, 샤프 등 지금까지 8K TV를 출시한 주요 TV 업체 등이 ICDM의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국제표준기구인 ISO(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도 ICDM의 해상도 측정방법과 동일하게 화질선명도를 명시했다. 국가기술표준원(한국) 등 전세계 주요 국가의 표준기관에서도 화질선명도를 해상도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ICDM은 2012년부터 모든 디스플레이에 대한 해상도 측정법으로 화질선명도를 활용하고 있으며 ICDM은 해상도를 판단하는 측정 기준으로 ‘화질선명도’ 값을 정의하고, ‘화질선명도’ 50% 이상을 해상도 충족 조건으로 명시하고 있다”며, “‘화질선명도’가 50%는 넘어야 사람이 눈으로 직접 봤을 때 인접한 화소들을 구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화질선명도’는 디스플레이가 흰색과 검은색을 대비해 얼마나 선명하게 구분할 수 있는지를 백분율로 나타내는 값으로, 흰색과 검정색을 각각 명확하게 표현할수록 화질선명도 값이 커진다는 얘기다.

8K TV는 화소 수가 가로 7,680개, 세로 4,320개로 총 3,300만개 이상 화소 수는 물론, 화질선명도 50% 이상 이라는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며 화질선명도가 50% 미만인 경우 화소 수가 8K에 해당하더라도 해상도는 8K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 지금까지의 제품들은 픽셀 수를 해상도와 동일시해서 표현해도 ‘화질선명도’가 50%가 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으나, 최근 출시된 몇몇 8K 제품들이 픽셀 개수와 해상도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LG “‘QLED TV’는 퀀텀닷 필름 추가한 LCD TV”

LG전자는 설명회에서 올레드 TV를 분해해 LCD TV의 일종인 QLED TV(QD-LCD TV)와 전혀 다른 디스플레이 기술임을 강조했다. 올레드(OLED; Organic Light Emitting Diode, 유기발광다이오드) TV는 전류가 흐를 수 있는 유기화합물이 전기에너지를 받아 스스로 빛을 발산하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반면, LCD TV는 백라이트(Backlight)에서 발산한 빛을 액정으로 조절하고 여러 개의 필름을 통과시켜 화면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LCD TV의 하나인 QLED TV는 LCD 패널과 백라이트 유닛 사이에 퀀텀닷 필름을 추가해 색재현율을 높인 제품이며 업계에서는 ‘QD-LCD(퀀텀닷 LCD) TV’라고 부르고 있다.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자발광 디스플레이 기술인 ‘양자점발광다이오드’와는 전혀 다르다.

이에 삼성전자는 QLED를 다시한 강조한다. 이 회사는 9월29일, 2017년 삼성 QLED TV를 처음으로 출시한 후 미국?영국?호주 등 주요 국가에서 광고심의기관을 통해 ‘QLED’라는 명칭을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이미 받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퀀텀닷 기술을 적용한 TV를 QLED라고 명명하고, 컬러볼륨 100%의 정확한 색재현력, 업계 최고 수준의 밝기와 명암비, HDR10+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최고의 화질을 제공해 왔다고 평가했다. 삼성 QLED TV가 시장에서 인기를 얻자, 미국?영국?호주에서 QLED라는 명칭이 전기발광(Electro-Luminescent QD,자발광) 방식의 디스플레이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논쟁이 있었으나, 각 국의 광고심의기관 모두 삼성전자 손을 들어줬다는 얘기다.

2017년 7월 호주에서는 타사가 ACB(Advertising Claims Board, 광고심의기구)에 전기발광을 의미하는 QLED라는 명칭을 쓰는 것은 소비자에게 혼선을 주는 허위광고라고 주장했으나, 같은 해 10월 ACB는 전기발광 방식만 QLED로 볼 수 없다고 이 주장을 기각했다.




삼성 “‘QLED’ 명칭, 이미 해외 주요 국가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
LG전자, “QLED 명칭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은 주로 광고 심의에 관한 것일 뿐”


삼성전자는 당시 퀀텀닷 기술에는 광발광(Photo-Luminescent QD)과 전기발광(Electro-Luminescent QD) 2가지 방식이 있으며, 업계와 시장에 전기발광 방식만 QLED라는 명확한 정의는 없다고 소명했다. 또한, 메탈 코팅 퀀텀닷으로 색재현력 등 디스플레이 성능을 대폭 개선한 것 등 삼성 QLED TV의 기술적 혁신도 고려돼야 한다고 반박했으며, ACB는 이를 받아 들였다.

2017년 10월 영국에서는 ASA (Advertising Standards Authority, 광고표준기구)가 소비자 제보를 근거로 QLED 명칭 사용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ASA는 2018년 1월에 QLED가 신기술이라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퀀텀닷이나 QLED가 무엇인지를 잘 알지 못하고, 이 용어를 이미 알고 있는 소비자들의 경우 삼성 QLED가 전기발광 방식이 아님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ASA는 퀀텀닷 기술이 100% 컬러볼륨을 구현하는 등 기존의 TV와 비교 시 확실히 우위에 있다며, QLED명칭을 사용함에 있어 소비자 오인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2017년 ‘삼성 QLED는 일반적인 LED TV일 뿐이라며 QLED라는 명칭은 소비자의 오인을 초래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는 비방에, 삼성전자는 같은 해 8월 NAD(National Advertising Division, 전미광고국)에 퀀텀닷 기술의 혁신성을 설명하고, 경쟁사의 근거 없는 비방 광고를 중단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 NAD는 2018년 3월, QLED라는 명칭과 관련 소비자 오인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타사에 해당 광고를 중단하라는 권고조치를 내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QLED라는 명칭은 이미 해외 주요 국가에서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받았는데, 국내에서 뒤늦게 논란이 제기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QLED 기술용어는 자발광 디스플레이 의미

이에 LG전자는 삼성전자의 ‘삼성 QLED TV’ 관련 표시?광고에 대해 LED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LCD TV임에도 ‘QLED’라는 자발광 기술이 적용된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케 하고 있어 지난 19일 공정거래위원회에 표시광고법 위반행위에 대한 신고서를 제출했다.

QLED가 “quantum dot light emitting diode”를 의미한다는 것은 학계, 업계가 모두 인정하는 바이며, 타사도 QLED의 정의에 대해서는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 디스플레이 업계뿐만 아니라, 한국 특허청도 2018년 말 “QLED라는 기술용어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를 의미한다”고 정의한 바 있다. 소비자가 잘 모르는 새로운 기술명칭을 그와 같은 기술이 구현되지 않은 제품에 사용하여 표시 광고하는 것은 소비자를 속이고, 경쟁사의 기술개발 의지도 꺾는 불공정한 행위라고 LG전자는 밝혔다.

이어 회사는 해외에서 QLED 명칭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은 주로 광고 심의에 관한 것일 뿐 공정위 판단과는 무관할 뿐만 아니라 규제체계, 광고내용, 소비자인식이 서로 달라, 공정 당국의 판단과는 별개의 사례를 끌어들여 논점을 흐리지 말고, 공정위 조사에 성실히 임하길 기대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왜 8k인가

그렇다면, 왜 국내 대기업이자 TV 글로벌 기업인 삼성과 LG가 이처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일까.

향후 모든 엔터테인먼트는 “on ClOUD” 상태로 진보될 것으로 보고 있다. 클라우드를 보유하고 있는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일상생활 및 여가활동은 물론 스마트 워크플레이스까지 연결시키게 될 것이다. 디지니처럼 유아부터 노년층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모든 계층에 어필할 수 있는 기업들은 영화+게임+가상화폐 등을 연결하려 할 것이다.

SK증권의 김영우 연구위원은 최근 반도체 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보다 실감나는 영상과 사운드는 영상 콘텐츠 뿐 아니라 게임을 연계시키는 데에도 큰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8K 콘텐츠는 개인들의 스마트폰 및 1인 미디어들이 손쉽게 만들어 업로드할 수 있을 시점에서 강력한 데이터 트래픽 증가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5G의 보급 및 시스템 반도체,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높아지는 2021년부터 “on ClOUD” 기반의 엔터테인먼트는 폭발적 변화를 맞이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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