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Made in China’ 진격의 중국 반도체, 한국의 선택은

  • 2018-08-06
  • 신윤오 기자, yoshin@elec4.co.kr

중국 반도체 산업 현황과 국내 대응 방안



# 장면 1  
최근, 중국은 삼성과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담합 행위를 조사하고 있다. 공급 부족 현상에 의해 메모리 가격이 크게 오른 것에 대한 중국의 불만이라는 말이 많다. 지난 1년 동안 DRAM 가격은 111%나 증가했다. 중국 정부가 나서서 치솟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 장면 2  지난 4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우한(武漢)의 국유 반도체 회사를 찾아 ‘중국몽(夢)’ 실현을 강조했다. 시 주석이 2007년 상하이 서기 시절 당시 하이닉스의 우시 공장과 삼성전자 쑤저우 반도체 공장을 시찰한 적은 있지만 집권 이후 반도체 공장을 찾은 것은 처음이라고 알려졌다. 시 주석이 찾은 YMTC의 자회사인 XMC는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선 처음으로 32단 3D 낸드 플래시 메모리반도체 양산에 나선다.


‘반도체 굴기’에 나선 중국의 반도체 산업이 최근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국내 반도체 산업의 위기감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의 장면에서 보듯 중국 정부가 자국의 반도체 자급자족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지난 6월 한국경제연구원이 개최한 ‘반도체 산업경쟁력 강화방안 세미나’에서 권태신 한경연 원장은 “중국 정부가 우리 기업을 규제하는 하는 동시에 ‘반도체 굴기’ 정책을 통해 자국기업의 메모리 반도체 양산을 지원하고 있다”며 “향후 공급과잉으로 메모리 반도체 경기가 악화될 것을 대비하여 지능형 반도체와 같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 비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국내 반도체 산업의 현 실정을 점검하고 이러한 현안을 극복할 방안을 모색해 본다.



대한민국에 반도체 산업이란


한국 반도체 산업의 규모는 제조업 총 생산 6.7%(’16)에 해당하고, 16.5만 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GDP의 3.46%(’16) 비중을 차지한다. 또한 반도체는 수출 979억 달러(’17)를 차지하는 국가 핵심 산업으로 최근, 국가 주력 산업의 경쟁력 저하 속에서도 국가 경제를 선도하는 산업으로 투자와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21.5%를 점유하고 있는 한국의 반도체 생산액(’17)은 922억 달러이다. 특히 메모리 시장에서는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지난해만 총 800억 달러의 규모를 생산했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국내 대표적 메모리 기업인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엄청나다. DRAM은 이 두 업체가 전 세계 시장의 74%를, NAND는 49%를 차지한다. 이 외에 DRAM은 마이크론(21%), Nanya(2%), Powerchip(1%) 등이 차지하고 있으며 NAND는 도시바(17%), 샌디스크/WD(16%), 마이크론(12%), 인텔(5%) 등이 뒤를 잇고 있다.

2017년 한국의 대 중국 반도체 수출액은 393억 달러로 홍콩을 경유하여 수출하는 비중을 합하면 663억 달러나 된다. 이중 메모리 비중은 86%이다.

이에 국내 설비 투자액도 증가세다. 지난해 설비 투자비는 145억 달러로 이는 전체 37.8%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사상 최대 수출 실적(5,739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중 반도체는 17%를 차지했으며 최근에는 올해 5월, 509억 달러 수출액 중 반도체가 21%를 기록하며 108억 달러를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무너지면 수출 5분 1 사라져

문제는 이렇게 국내 산업에서 차지하는 반도체의 비중이 클수록, 나중에 있게 될 빈자리도 크게 보인다는 점이다.

시가총액 면에서 삼성전자(280조 원)와 하이닉스(63조 원)가 빠져도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는 101조 원을 차지한다. 다시 말해, 반도체가 무너지면 우리 주식 시장의 4분 1인 443조 원, 수출의 5분 1이 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 뿐이 아니다. 글로벌 메모리 시장은 2019년 이후 성장이 정체될 예상이다. DRAM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생산능력 증가로 가격 하락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메모리 반도체로 가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반도체 산업경쟁력 강화방안 세미나’에 참가한 송용호 한양대 교수는 “국내 수출품목 1위, 세계시장 점유율 2위, 일자리 16.5만 명 등 반도체가 눈에 보이는 실적이 있으나, 대기업이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 제품 영역에 국한되어 있는 실정”이라면서,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시스템 반도체의 경우, 국내 팹리스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하며, 그 규모도 영세하고 최근에는 창업도 단절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반도체 국내 장비산업의 세계 시장점유율도 ’16년 기준 3.5%에 불과하고 핵심부품의 경우에는 원천기술의 부재로 해외 의존도가 크다”며, “반도체가 대기업 영역이라는 인식이 있어, 시스템 반도체 활성화에 필요한 정부의 R&D 지원은 물론 연구인력 육성도 부족해 국내 시스템 반도체 산업 생태계는 매우 열악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비메모리 반도체의 핵심 반도체인 글로벌 AP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11%를 차지하고 있다. 이 시장은 퀄컴(42%)이 시장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애플(20%), 미디어텍(14%) 등의 업체들이 시장을 다투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 잡고 반도체까지

세계 반도체 최대 소비국인 중국은 원유보다 더 많은 양의 반도체를 수입하고 있다. 중국이 모바일, 태블릿 PC, PC, 컬러 TV 등 전세계 전자제품의 생산 공장이기 때문이다. 이에 반도체 자급률 향상을 국가적인 어젠다로 설정하였다. 이른바 ‘Made in China 2025’이다.

중국은 반도체 산업에 2025년까지 1조 위안(170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15%에 불과한 반도체, 반도체 장비, 소재, 부품 자급률을 7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이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빈말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는 최근 10여 년 동안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실제로 증명이 되었다. 중국이 디스플레이 분야의 LCD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2016년 면적기준 점유율에서 한국은 34.9%로 28.9%인 중국을 앞서고 있었지만 지난해 역전됐다.

중국이 34.1%를 차지하면서 한국(30.0%)을 넘어섰다. 2010년만 해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미미했던 중국의 생산 능력에 비교한다면 상전벽해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정부의 보조금 지원과 세제 지원이라는 동력으로 급성장한 중국 LCD 산업은 자국내 LCD TV 국산화율 80% 목표를 달성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전략은 고스란히 반도체에서 실행되고 있다. 중국은 2014년 6월에 발표된 ‘IC 산업 발전 요강’을 조용히, 그러나 강력하게 실천하고 있다. 2016년 제조 산업 발전전략을 통해 반도체 자급률 향상 목표를 설정했다. 2014년 조성된 IC 산업 국부펀드로 초기 200억 달러 규모로 조성되었으나 현재 지방정부 및 사모기금과 합쳐서 290억 달러 규모로 증가하였고, 2020년까지 560억 달러를 조성한다.

중국의 ‘IC 산업 발전 요강’에 따르면, 2015년과 2020년 목표가 확연하다. 매출은 3,500억 위안 이상에서 9,000억 위안 이상으로 잡았고 제조라인도 32/28nm에서 16/14nm로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설계와 후공정도 세계 선두 업체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소재와 장비 수준도 높여 글로벌 반도체 업체에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와 중국

중국 메모리 기업 생산 계획을 보면, JHICC(푸젠진화)는 DRAM 3분기 생산시점으로 최대 60k/m를 생산할 예정으로 중장기적으로는 300k/m 목표이다. 이 생산 계획에는 32nm 공정에 총 6조원이 투자된다.

이노트론(허베이창신) 역시 DRAM 4분기 생산시점으로 최대 40k/m를 생산할 예정으로 중장기적으로는 125k/m 목표이다. 여기에는 32/19nm 공정이 투입되며 투자액은 총 11조원으로 알려졌다. NAND는 규모가 더 크다. YMTC는 32/64단 기술을 적용하여 최대 생산량 100k/m에 총 25조원을 투입하여 향후 300k/m까지 생산할 계획이다. 칭화유니그룹은 내년에 최대 100k/m 생산에 총 18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 DRAM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생산량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기업의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DRAM은 2017년 927K/m에서 2020년 1,452K/m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이중 중국기업이 29%, 중국내 한국기업이 9% 점유가 예상된다. 낸드는 2017년 1624K/m에서 2020년 2104K/m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이중 중국기업이 18%, 중국내 한국기업이 6% 점유가 전망된다.

중국 메모리 기업들이 이처럼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생각만큼 시장 진입이 빠르지는 않다. 32nm급 DRAM을 UMC와 개발하고 있으며 2018년 3분기 가전용 DRAM을 생산하려는 JHICC(푸젠진화)는 최근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4분기에 마이크론이 UMC와 JHICC를 상대로 DRAM 영업비밀 절도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JHICC가 마이크론이 인수한 대만의 Inotera, Rexchip 인력 유입과정에서 기술 절도 혐의 소송을 제기했다. 올 1분기 UMC는 마이크론을 상대로 DRAM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기존의 Rui-li IC에서 회사 이름을 바꾼 ‘이노트론’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어 플래시 팹리스(GigaDevice, lSSI)와 조인트벤처를 통한 기술 개발을 진행하며 M&A까지 시도하였으나 인수는 중지됐다. 또한 예전 엘피다 CEO를 중심으로 기술 개발을 진행하였으나 이 과정에 엘피다 인력이 빠지면서 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YMTC는 지난해 말 32단 3D 낸드 시제품을 선보였고 올 2분기에 월 5천장 규모의 낸드 생산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양산성 확보를 위한 수율 문제를 극복하지 못해 시장 진입 시기가 2019년에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300mm 웨이퍼 공급 부족문제도 악재다. 202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300mm 웨이퍼 공급 부족으로 중국 기업이 메모리 사업을 확장하는데 고전이 예상된다.

반도체 기술의 한계를 넘어

현재 한국과 중국의 기술 격차는 NAND 2년, DRAM 3년 남짓이다. YMTC는 창립 2년 만에 최근 64단 NAND 개발에 성공해 내년부터 대량 생산 가능성이 있다. 2020년 이후 메모리 반도체 공급 과잉이 일어나면 세계시장이 재편되고 이 틈을 타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중국은 이미 파운드리 분야 세계 10위에 진입했으며 특히 SMIC는 시장 점유율 5.4%로 4위 삼성전자를 추격하고 있다.

중국은 메모리 관련 한국 인재를 계속 영입하고 있으며 중국과의 기술 격차는 감소하고 있다.

메모리 설계 업체 피델릭스가 중국 동심반도체에 매각되었으며 량몽송 전 삼성전자 부사장은 중국 SMIC 최고운영책임자로 옮겼다. 중국 기업은 3~4배의 연봉을 앞세워 한국 인력을 스카우트하고 있는데 엔지니어는 연봉 1억원+a에 집 한 채 조건, 10~15년 부장급 인력에게는 연봉 2~4억 원 조건, 여기에 외국인 학교에 자녀 진학을 100% 지원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13개 웨이퍼 회사를 설립하여 국내 실리콘 웨이퍼 기술자를 대거 영입하고 있다. 은퇴가 고민인 50대 기술 인력들이 강한 유혹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중국의 반도체 굴기와 세계 반도체 시장의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전문가들은 중국이나 후발 업체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반도체 기술의 한계를 먼저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신공정 기술과 신소재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

메모리 기술 노드 트렌드는 스케일링 한계가 임박하면서 스케일링 속도가 저하되고 있다. 지난 2016년 DRAM 프로세스는 18nm에 이르렀고 빠르면 내년에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NAND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월 72단 적층에 성공했고, 삼성이 96단에 도전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128단 적층도 내년 이후에 달성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 회사들은 메모리의 스케일링 다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UV 리소그래피(Extreme Ultraviolet) 도입과 3D 낸드 플래시의 플러그 홀 에칭 기술 도입 등의 신공정 개발이 그 하나이다.

또한, 프로세스 다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재료를 개발하고 있다. EUV 활용을 위해 EUV Pellicle 제작 및 adhesive 재료를 개발하고 EUV 마스크용 High-k 물질 설계, 패터닝 공정 개발, 고감도 EUV 레지스트 개발, 고해상도 EUV 무기 레지스트 소재 등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 반도체의 살 길

중국의 반도체 소자업체들의 추격이 가속되는 상황에서, 국내 반도체 소자업체들이 중국 업체와의 기술 격차를 최대한 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스케일링 다운의 속도 저하를 극복하기 위해 신소재 및 신공정 기술의 최초 개발 및 적용도 필요하다. 현재 국내 반도체 소자업체들의 신소재 및 신공정 기술은 해외 반도체 장비 및 소재업체들과 조기 개발 및 적용하고 있다 문제는 해외반도체 장비 및 소재업체들은 중국 반도체 소자업체에게 동일한 장비 및 소재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박재근 회장은 “국내 반도체 소자업체들의 신소재 및 신공정 기술 개발을 국내 반도체 장비 및 소재업체와 추진하는 범국가적 글로벌 반도체 장비 소재 부품업체를 육성해야한다”며, “국내 반도체 소자업체와 국내 장비 소재 부품업체의 동반 성장을 통한 중국 반도체 소자업체와의 차별화를 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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