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 칼럼] 역사를 바꾼 사과? 아니 고양이도 있다

  • 2018-05-03
  • 신윤오 기자, yoshin@elec4.co.kr

‘톰과 제리’, ‘슈뢰딩거’, '블록체인'의 공통점은 

역사를 바꾼 ‘사과’가 3개 있다고 한다. 하나는 신의 명령을 귓등으로 들은 아담(Adam)이 따 먹어버린 에덴동산의 사과이며, 또 하나는 만유인력의 법칙을 깨달아 고전 역학의 기초를 세운 뉴턴의 사과가 있다. 마지막으로, 스마트폰의 역사를 바꾼 스티브 잡스의 사과(애플)도 빼놓을 수 없겠다. 그런 식으로 우리의 인식을 바꾼 ‘고양이’ 3마리도 있다.

먼저, 가장 유명한 고양이는 ‘톰과 제리’의 고양이가 아닐까한다. 1940년부터 만들어졌다는 이 미국의 애니메이션은 ‘우둔한 고양이와 꾀 많은 생쥐’라는 컨셉대로 톰(고양이)이 제리(생쥐)를 쫓으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뤘다. 고양이가 쥐를 쫓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찌 보면 쥐가 고양이를 쫓게 만들면서 상황을 역전시키는, 묘(猫)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졌다. ‘톰과 제리’ 이후로 모든 인간관계는 때론 앙숙이면서 라이벌처럼, 혹은 불가분의 애증 관계로 그려졌다. 고양이 ‘톰’이 던져준 인간관계의 역설이다.
 

두 번째 고양이는 양자역학에 등장하는 저 유명한 ‘슈뢰딩거의 고양이’이다. 1935년에 양자역학의 불완전함을 보이기 위해 이 사고 실험을 고안한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Erwin Rudolf Josef Alexander Schrödinger, 본명이 좀 길다)는 재밌게도 양자물리학의 핵심 방정식인 <슈뢰딩거 방정식>을 제안한 사람이다. 실험은 이렇다. 반감기가 한 시간인 방사성 물질과 함께 상자 속에 들어 있는 고양이가 있다. 만약 방사성 물질이 붕괴하면 고양이는 죽고, 붕괴하지 않으면 고양이는 살아 있다. 그렇다면 한 시간 후 고양이는 살아있을까, 죽어있을까?

애묘인(愛猫人)들은 그저 고양이가 불쌍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이 사고 실험의 고양이는 이후 수많은 논쟁을 불러온다. 즉 고전 물리학자 입장에서는 고양이가 죽었거나 살았거나 둘 중의 하나이다. 관찰의 유무를 떠나 고양이의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다(결정론)는 것이다. 하지만 양자론자는 고양이가 죽어 있는 상태와 살아있는 상태가 혼합(중첩)된 상태에 있다고 말한다.

상자를 열고 관찰을 통해서만 그것이 결정된다(비결정론)는 얘기다. 이 실험의 고양이는 양자 물리학에서 관측행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를 제공한 셈이다. 그런데 최근 양자학에서는 고양이가 다시 한번 등장한다.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체셔 고양이가 그 주인공. 이 고양이는 앨리스가 가는 곳마다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지는데, 몸통이 희미해지며 사라진 후에도 웃고 있는 입모양은 한참이나 남아 있다. 실체는 사라져도 실체의 성질이 남아있을 수 있다는 원자 세계를 설명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블록체인(Blockchain)의 ‘고양이’가 있다. 최근에 가장 핫한 고양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 가상화폐 거래 내역을 기록하는 장부라 불리는 블록체인은 암호화 기술과 분산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를 분산 저장, 관리하는 기술로 네트워크를 통해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블록체인 기법을 적용한 게임이 지금 중국대륙을 달구고 있다는 소식이다. 최초의 블록체인 기반 게임, 크립토키티(CryptoKitties)는 다른 생김새와 능력을 가진 고양이들을 수집하는 게임이다. 수집한 고양이를 교배해 더 멋진 고양이를 만들어 판매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고양이는 15분에 한 마리씩 자동 생성하거나, 이용자가 고양이끼리 교배하거나 게시판에 들어가 다른 이용자의 고양이와 교배 시킬 수 있다. 교배는 다른 이용자가 교배를 신청해오면 그 조건으로 수익(이더)를 얻게 된다. 고양이의 생성과 구입, 교배, 판매 이력이 게임회사처럼 서버가 아닌 블록체인에 기록되기 때문에 이용자에게 디지털 자산으로 남는다. 이 블록체인 게임의 고양이는 사람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

이처럼 ‘톰과 제리’의 고양이, ‘슈뢰딩거의 고양이’, '블록체인'의 고양이와 같이 역사를 바꾸는데 '사과'만이 아니라 고양이도 한 몫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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