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 산업 활성화? 정부는 R&D 투자도 좋지만 소비 시장 만들고 장애되는 규제 풀어야해”

  • 2018-02-06
  • 신윤오 기자, yoshin@elec4.co.kr



sba 서울혁신포럼, 인공지능 비즈니스 관련 전문가 토론회서 밝혀


한상기 대표: 먼저 가장 상징적이고 의의가 있었던 AI(인공지능) 산업에서의 변화, 앞으로 기대할 수 있는 산업과 사업에서 주목해야 할 것들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신석환 부사장: 먼저 기술적인 것을 말한다면, 구글 딥마인드에서 알파고 제로를 만들었다. 알파고 제로는 짧은 시간에 기본적인 룰을 기반으로 학습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학습할 대상과 데이터가 없이도 학습했다는 것으로 굉장한 큰 의미가 있다. 데이터 없이 AI 사업과 연구를 한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데, 세계적인 석학들은 데이터가 적을 때 또는 없을 때도 어떻게 학습을 할 수 있을까에 집중한다. 예를 들어 금융 사고가 났을 때, 이것을 학습하고 싶다고 해도 필요한 데이터를 모을 수가 없다.

만 번, 천만 번에 한번 일어나는 것을 재현할 수 없기 때문에, 위험을 추적해서 트랜스퍼 러닝과 같은 여러 가지 기술을 써야 한다. 사람이 추정해서 하는 강화 학습이라는 방법을 써서 알파고 제로 개발에 이르렀다. 많은 사람들이 강화 학습, 트랜스퍼 러닝 등의 방법을 써서 데이터의 한계를 기술적으로 극복하는 전기가 됐다. 내가 놀란 점은 우리나라 인공지능 스피커가 전 세계에서 종류가 제일 많다는 것이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해도 가장 빨리 만들어 내는 한국인의 특성이 보이는데, 이걸 보면 너무 빨리 실망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되지만, 한국인의 특성처럼 이러면서 또 붐업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많은 메이저 플레이어들이 AI를 구체적 실체로 인정하고, 우리 회사가 대형 금융사에 AI 서비스를 제공해 이용하기 시작했다는 게 기술 산업적인 면에서의 변화가 아닌가 싶다.


토론회는 한상기 테크프런티어 대표가 진행을 맡은 가운데 정규환 뷰노 CTO, 장영승 진인사 대표, 장영준 뤼이드 대표, 신석환 솔트룩스 부사장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한상기 대표: AI 스피커는 다음 질문에서 또 하도록 하고. 뤼이드 장 대표는 올해나 내년에 우리가 어떤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장영준 대표: 우리는 인공지능 선생님을 만들어 사업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 쪽은 인터넷 레볼루션, 모바일 레볼루션에 이어 지금 인공지능이다. 분야를 보면 게임이나 성인 콘텐츠가 가장 먼저 붐을 일으키고, 조금씩 보수적인 시장으로 확대되는 패러다임이었다. 인공지능도 마찬가지로 금융, 의료, 소비 시장처럼 원래 혁신이 빨랐던 분야에서는 인공지능 도입과 신기술 도입이 빠른데 교육은 아직 그런 큰 사례는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2017년에 주목할 만한 움직임은 중국이다. 사실 미국이나 유럽은 사교육이 많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교육 시장은 아시아의 AI 시장이 주도할 것이라 생각하며, 그 중심에는 중국이 있다. 중국에서 가장 큰 흐름은 민간 분야에서 거대 기업들이 콘텐츠 중심 수익 모델을 키워 왔는데, 지금은 AI가 결국 미래라는 비전을 가지고 신성장 동력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실제 기계에 데이터를 학습시켜 제품을 만드는 단계에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룰베이스나 인간의 연산 능력 아래, 혹은 직관과 경험, 알고리즘에 의존한 제품을 마치 AI인 것처럼 내놓는 수준이다. 인공 지능 R&D 영역에 매우 공격적으로 투자중이므로 또 다른 혁신이 2018년에 나올 것이다.

또 하나 놀라운 점은 중국 정부다. 중국이 2020년 완성 목표로 산통량 플랫폼이라는 거대 교육 혁신 아젠다를 정부 주도로 진행 중이다. 정부 주도의 아젠다가 부러웠다. 쉽게 말해 산통은 세 개의 통인데 학생, 학부모, 강사를 뜻한다. 량 플랫폼은 두 개의 플랫폼을 의미하는데 하나는 행정, 두 번째는 콘텐츠 플랫폼이다. 다시말해 중국 전역의 모든 산통을 량 플랫폼에 담아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거대 프로젝트이다. 여기서 핵심은 바로 인공지능이다.

사실 중국이야말로 주요 도시와 비주요 도시간의 교육 격차가 큰데, 이런 플랫폼으로 AI가 인력 한계를 뛰어넘어 모든 학생에게 맞춤형 튜터링 수준의 수업 진행을 하도록 시도하고 있다. 그 시도나 기술 수준이 다른 나라의 정부 주도 사업보다 훨씬 스타트업스럽게 잘 진행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정부 주도 혁신을 잘 믿지 않는 성향이지만, 이런 중국의 혁신은 큰 사건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2018년 2019년에는 좀더 발전된 형태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한상기 대표: 참고로 교육 분야에서 3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 기업에 대한 투자가 전체 80% 였는데 2년 전부터 60%로 바뀌었고, 2위가 영국에서 중국으로 넘어왔다. 2030년에는 중국 AI가 미국을 넘어설 거라 중국이 주장하고 있다. 신석환 부사장이 인간의 참여를 적게 하거나 데이터를 덜 필요로 하는 기술들의 발전이 주목된다고 했는데, 최근 기술적으로 많이 진보된 것이라 생각한다. 정규환 CTO는 RSNA(북미영상의학회) 학회에 가서 어떤 것을 느꼈나. 정말 인간의 참여를 적게 하는 형태로 AI가 발전하는 것 같은가.

정규환 CTO: RSNA는 영상의학 의사 선생님들이 1년에 한번 모이는 큰 행사이고, 의사들이 새로운 MRI나 CT 장비들을 소개하고 테스트하고, 새로운 연구를 발표하는 자리이다. 영상을 보고 병을 찾고 진단하는 것이 영상 의학인데, AI 기술이 들어오면서 키노트에서 imageNet을 얘기하는 상황이 됐다. 아직까지 의학 분야가 가장 데이터가 희소하고 귀하다. 왜냐면 의료 영상을 보고 진단은 의사만 할 수 있기 때문에 어렵고 비싼 데이터이다. 데이터가 적을 때 어떻게 할지를 연구 중이다. 올해도 그런 주제로 연구 중이지만 아직 초기 단계이다.



한상기 대표:
이제 공통 질문이다. 핵심 인재를 확보하고, 그들과 같이 일하고 싶어서, 그 분야가 특별하기에 학습할 것이 많아서 좋은 인재들이 올 것이라는 점은 참 좋다. 그런데 사실 첫 번째 핵심 인력을 확보한다는 게 굉장히 어렵다. 각자 경험을 통해서 노하우나 방법이 있다면 한 가지씩 짧게 소개해주었으면 한다. AI 핵심 인력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나.

신석환 부사장: 사실 어려운 상황이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AI인력이 많았는데, 끝날 때는 고객사에 AI인력이 훨씬 더 많아진다. 그만큼 AI 인력에 대한 수요가 많아서 중소기업에서 인력을 채용하기엔 너무 어렵다. 사실 AI 프로젝트가 쉽지 않기 때문에 회사 문화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

2년 전에 AI 관련된 일을 하면서 ‘고객 상담 서비스’를 하겠다고 하면 미쳤냐고 욕을 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정반대로 그게 안 되냐고 거꾸로 질문한다. 알파고 전후로 180도 바뀐 상황이다. 직원들이 일하는 난이도가 굉장히 높다. 이렇게 어려움에도 같이 일하는 데는 기업 문화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우리 회사에서는 ‘communicative knowledge’, ‘지식 소통을 돕는다’라고 표방한다. 어렵지만 일을 하면서 회사가 한 방향으로 가고 있구나, 회사라는 여러 활동과 관계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 같다.

장영승 대표: 회사를 1990년대에 처음 만들고, 다시 15-6년 만에 창업을 했다. 가장 큰 차이는 개발자를 구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은 그냥 젊은 개발자들을 많이 뽑는 것이었다. 지금 아주 어린 개발자들과 함께하고 있다. 지금 회사에 30살이 넘는 인원은 별로 없다. CTO는 나와 나이가 비슷하고, 경험이 필요한 일들은 내가 맡고 있다. 이렇게 세대 간 분업을 통해 운영 중이고, 스타트업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한 대표 말대로 회사에서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되면 엔지니어 확보가 좀 더 선순환 구조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직은 젊은 개발자들과 함께 커 가는 구조로 가고 있다.

장영준 대표; 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AI 사이언티스트는 확실히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물어 본 것은 AI 사이언티스트를 어떻게 구해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주신 것 같은데, 저는 운이 좋았다. UC버클리에서 비즈니스 스쿨 학부 과정이 있었고, 학교 공대가 유명해서 교수님과 그쪽 학생들과 친했다. 4-5년 전에는 인공지능이나 머신러닝 보다는 데이터 마이닝이라는 단어를 더 많이 썼다. 그때 데이터 마이닝 기술을 연구하던 박사 과정 친구와 제가 풀고 싶은 문제를 함께 고민했다. 어떻게 좋은 인재들을 확보하느냐는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기존의 기술 알고리즘을 쓰면 대략적 결과는 나오지만, 마케팅에서 당장 수익을 원한다면 회사에 들어 온 좋은 엔지니어들이 실망할 수밖에 없다. 엔지니어가 할 일이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AI 사이언티스트, 이들은 시대의 변화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본인들이 5년 뒤에 슈퍼스타가 될 수 있는 기회, 세상이 자신을 원한다는 것을 명확히 안다. 우리는 의미 있는 데이터가 있으므로, “여기서 당신이 연구하면 엔진이자 기어가 될 수 있다, 당신이 슈퍼스타가 될 수 있다”라는 비전을 세워 주고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 데이터가 당연히 많아야 하고. 연봉을 확실히 맞춰 줘야 이 시장에서 인재를 확보하는 기본적 불문율이 아닌가 한다.

정규환 CTO: 앞서 장 대표 말대로 연구자와 개발자는 구분이 필요하다. 우리는 연구자 측면에서는 운 좋게 좋은 분들이 합류하고 있다.

보통 알아서 지원하는 분들도 계시고, 직접 찾아가 영입을 권할 때도 있다. 그때 하는 일은 데이터 자랑을 하면서, 당신이 오면 할 일이 많다고 얘기한다. 의미 있는 데이터들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라는 것을 강조하고 그리고 두 번째는 사명감을 자극한다. 의료가 왜 중요하고, 결과물이 사회와 공공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자극하는데 이것이 대부분 잘 통한다.

근데 가장 어려운 것은 개발자다. 연구자 장점이 개발자에게는 단점이 된다. 개발자 측면에서 필요한 역량과 성향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훌륭한 개발자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본인이 개발한 것들이 어떻게 회사에 도움이 되는지를 자주 피드백해 준다. 기여한 부분에 대해 충분히 인정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상기 대표: AI 플랫폼은 해외 기업들의 AI 클라우드와 국내 공기업 플랫폼이 있다. 중소기업이나 사업자들이 AI 플랫폼을 많이 사용하는지, 그리고 활성화가 되지 않았다면 어떠한 숙제가 있는지 말씀해 달라.

신석환 부사장: 우리나라가 사업 환경이 그렇게 좋은 것 같지는 않다. 아담 플랫폼은 언어와 학습 관련 API를 플랫폼 방식으로 공개한 것으로 어느 기업이든 테스트하고 도입해서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을 가지고 뭔가 만드는 것이 국내 시장에선 아직 활발하지 않다. 그것보다는 로봇이나 교육 같은 구체적 시장이 있을 때 협약을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속도가 중국, 유럽, 미국에 비해 너무 느린 게 우리 수준이다. 데이터의 경우, 많은 데이터를 공개했지만 1800명 정도만이 회원으로 가입해서 활용하고 있다. 활용하다가 좀 더 분석적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고급 서비스를 신청하도록 되어 있는데, 1800명은 우리가 예상한 숫자보다 아직 못 미치는 수준이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실제로 적용할 곳이 많지 않은 것 같다. API가 됐건 데이터가 됐건, 시범적으로 빨리 만들고 적용을 해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B2C영역에서 스타트업 환경이 미국이나 중국에 뒤떨어진다. 아담 어시스턴트는 대기업 대상으로 아직 작은 기업에서 활용하지는 못한다.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략) AI를 적용하려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효과는 무엇인지, 왜 적용하려는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활용할 수 있는 API라든지 데이터를 명확히 식별해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

한상기 대표: 장영승 대표는 뽀로롯을 스마트 토이 카테고리로 봐야 되고, 성격이 AI 스피커와 유사성이 많다고 했는데, 좀 특별한 것 같다. 외국에도 스마트 토이가 몇 개 있지만, 국내에서 스마트 토이가 어떤 정도의 시장이 될 거라 예상하는가.

장영승 대표: 일단 스마트 토이라는 게 아이들 책에 펜으로 써서 소리나는 것부터 시작해서 성인 물품까지 넓은 시장이다. 우리가 관심 있는 것은 AI기술 기반, 음성인식 기반의 아이들 대상으로 한 ‘smart interactive toy’이다. 여기에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져 준 이유가 그런 제품이 없었기 때문이다. 기존의 장난감 회사들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기존 회사들이 AI를 장난감에 접목하면 더 넓은 시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상기 대표: 그리고 또 흥미로운 점이 펀드 파이낸싱을 좀 다르게 했다. 클라우드 펀딩 플랫폼 이용했던 경험을 소개해 달라.

장영승 대표: (우리 제품이) 시장에 없는 새로운 제품이다. 그래서 시장의 반응도 봐야 했고, 마케팅 반응도 봐야 해서 사전 예약 형태로 클라우드 펀딩을 했다. 기대만큼 잘되진 않았지만, 시장에 반응이 없지 않은 적당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대부분 클라우드 펀딩처럼 그 정도로는 제조, 양산 확보가 어렵다. 사전 예약 판매와 실제 양산 판매의 시간적 갭이 판매에 중요한데,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에 해야 하기 때문에 힘든 면이 있다.

일단 움직이도록 만들었다. 그걸 아이들에게 주니까 아이들이 무서워한다. 자신이 컨트롤할 수 없는 수준의 기기라면 거부하는 것이 강하다. 그래서 자신이 만지고 잡고 던질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형태로 접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정서적 부분에서 뽀로롯은 심각한 기능을 갖고 있지 않다. 예를 들어, 뭔가 물어 보면 모른다고 하기보다는 아는 척한다. 뽀로롯이 먼저 말을 거는 경우가 많다. 가만히 두면, 심심해! 놀아줘! 라고 얘기한다. 아이들 대상 상품이기에 신중하게 테스팅하고 제작한다. 심지어 나 같은 경우도 뽀로롯에게 잘될 거야! 넌 괜찮아! 넌 할 수 있어! 라는 말을 들으면, 용기를 얻는다. 아이들을 위한 제품이니 먼저 심각하게 접근하지 않는 부분, 아이들이 만만하게 보고 애를 키우고 보호하려 하는 약한 존재의 코스프레, 이 두 가지의 성격으로 접근한다.

한상기 대표: 뷰노의 데이터들이 개인정보 보호법과 연결되는데, 어떻게 대응 하는가. 앞으로 이런 이슈들이 계속 나올 텐데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

정규환 CTO: 매일 받는 질문이며,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이다. 의료 정보는 개인에게 가장 민감한 정보 중 하나이다. 예를 들어, 자신이 암환자라는 사실을 공공연하게 다 알게 된다면, 문제가 될 것이다. 데이터 규제나 법률은 강한 편이고, 개인정보보호도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편이다. 금융을 염두에 두고 만든 법들도 의료와 같이 적용되어서 어려움들이 많다. 생명 윤리나 안전 관련 법률 등 각종 규제를 다 받는 영역이 의료다.

그래서 데이터 확보가 어렵다. 연구를 하려면 병원 내부의 연구 윤리심의 위원회를 통과하고 심의를 받아야 하는 등 여러 복잡한 절차가 있다. 이런 것이 스타트업으로써 가장 어려운 점이지만, 3년 정도 되니까 경험도 쌓였다. 이제는 법이 바뀌어 병원 감독 하에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올릴 수 있게 됐지만, 기본적으로 병원 데이터가 병원 밖에 나오는 것은 문화적,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많고 거부감이 크다. 우리는 제한된 인력과 시간을 가지고 일을 해야한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의료 영상 쪽이다. 의료 영상 분야는 의료 분야에서 가장 큰 영역이다. 데이터 자체가 범위가 넓고 용량도 크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정보가 많다. 특히 우리나라 의료 정보 중 가장 어려운 것은 텍스트로 된 의무 기록들이다. 영어, 줄임 말, 약어들이 섞여 있어서, 여전히 액세스하기 어려운 정보들이 많다. 그런 것을 바탕으로 환자 진단, 처방을 의사들이 하듯이 좀 더 종합적으로 보고 싶고 장기적으로 유전체 데이터도 포괄적으로 보아서 ‘precision medicine’의 방향에 집중하고 기여하는 것이 목표이다.



한상기 대표:
자체 플랫폼을 쓰는 것과 외부 플랫폼을 쓰는 것은 어떤 차이점이 있나.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궁금해하는 부분인데.

신석환 부사장: 어떤 사업에 따라 다르다. 우리가 클라우드를 쓸 때 데이터의 연관성, 데이터의 민감도가 떨어지면 효율성을 따져서 활용하는 것이면 얼마든지 가져다 써도 된다. 데이터 분류가 될 수 있다면 말이다. 그러나 데이터가 어쩔 수 없이 결합되는 경우는 복잡한 문제가 있다. 지금 금융 분야도 왓슨 플랫폼을 써도 되느냐는 문제로 싸우고 있다. 자신들이 은행에서 갖고 있는 장점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 노하우를 다 주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한다. 그래서 활용한다는 점에서는 사업적인 결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개발이라면 뭐가 핵심 기술인지, 핵심 외에는 외부에서 쓰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장영승 대표: 우리는 작은 회사이기는 하지만, 크게 실제로 음성인식 부분과 인식 데이터들을 분석해서 응답하는 챗봇 형태의 처리 부분과 음성을 합성해 캐릭터에 맞는 목소리로 내주는 것으로 나눈다. 인식과 합성 쪽은 우리가 직접 개발할 이유가 없지만, 인식 부분에서 아이들 목소리를 잘 인식하도록 수집해서 준비하는 정도 수준, 음성인식을 튜닝하는 수준으로 활용한다. 우리도 사실 플랫폼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다. 만일 뽀로롯이 10만대 이상 팔린다면, 로봇을 통한 콘텐츠 서비스, 교육 콘텐츠, 개인,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다음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기 위해 응용 서비스 플랫폼 부분을 직접 개발 중이다.

한상기 대표: 중소기업들이 국내 인공지능을 이용해서 새로운 기술 개발이나 비즈니스를 할 때, 정부가 도와주는 부분이 무엇이 있나 궁금하다. 정부 정책이 어떤 면에서 도움이 되고 있는가.

신석환 부사장: 좋은 얘기를 하고 싶지만, 일단 예산이 너무 적다. 중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부 예산이 적다. 지난해 알파고 일이 있었을 때, 엑소브레인과 같은 과제가 아니었으면 망신당할 뻔했다. 처음에 사회에서도 돈을 쏟아 붓는다고 비난을 많이 했다. 그만큼 우리가 인지하는 것과 예산 집행하는 것은 실제 다른 것 같다. (정부가 2017년 AI 과제로 쓴 돈이 1,500억 정도라고 하는데) 기본적으로 정부 예산은 R&D에 많이 투자되고 있다. 대부분 연구소 인건비인데, 새로운 AI 분야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그 위(단)에 투입되어야 실제로 기업들에게 돈이 돌아갈 수 있다.

우리 회사가 가장 큰 혜택을 받은 것은 데이터이다. 대기업도 그 정도로 데이터를 많이 모으려면 수집을 포기할 정도인데, 우리는 정부 과제를 하면서 또는 고객과 사업을 하면서 데이터를 쌓을 수 있었다.

정규환 CTO: 실은 많은 스타트업들이 공감하겠지만, 정부 과제는 안 할 수 있으면 안 하는 게 좋다. 의료 데이터 확보와 연구 진행을 위해서 병원 연구윤리 심의나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그럴 때 가장 쉬운 것은 정부 과제를 하는 것이다. 병원 입장에서도 연구비 수주도 가능하고, 기업도 연구라는 명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산자부 과제같이 제품 사업화를 목적으로 하는 과제들이 있는데, 그것을 타깃으로 해야한다. 순수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것들은 연구 행정과 각종 절차들, 과제비 활용도 녹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산자부 과제같이 실용화, 제품화 사업이 되면 병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기업 입장에서 정부 과제를 할 때는 이유와 결과물, 산출물을 잘 고려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장영승 대표: 우리는 정부과제가 없다. 90년부터 창업한 경험이 있다 보니 정부가 관여하지 않는 것이 좋다. 비슷한 과제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왜 이제 와서 그런 과제를 만들려고 하는지, 돈을 쓰려 하는지 모르겠다. 오히려 그런 돈으로 물건을 사주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상기 대표: 정부 얘기가 나오면 늘 하는 말이지만, R&D보다는 소비 시장을 만들어 주는 게 더욱 중요한 역할인 것 같다. 흥미로운 질문이 하나 있다. 산업별 데이터 표준화 질문인데, 의료 데이터나 교육에서도 표준화에 대한 움직임이 있나.

신석환 부사장: 내가 지난번 독일 가서 충격을 받은 것이 스마트 팩토리의 핵심으로 표준화를 잡는 것이었다. 많은 IoT들이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데이터를 뿌리느냐, 콘텐츠를 얼마나 보내느냐, 같은 IoT 디바이스여도 시간, 장소, 근처에 뭐가 있는지 보여 줄 때 할 수 있는 일과 그냥 데이터만 뿌렸을 때 할 수 있는 일을 표준화했다. 우리는 기계 먼저 설치하고, 식별되지 않는 데이터를 처리하려고 한다. 이런 것을 봤을 때 맨 마지막에 어떻게 쓸까를 고려하는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규환 CTO: 의료 데이터는 표준이 다 있지만 안 지켜져서 문제다. 의료 영상도 국제 공동 표준이 있다. 메타 정보를 규정대로 잘 쓰지 않고, 빠져 있는 것이 문제다. 특히 인공지능 시대에 데이터 활용에 많은 장애가 있다. 의료 데이터는 엔지니어들이 수정할 수 없다. 의료 컨텍스트 내에서 수정해야 한다. 의료 데이터를 쌓을 때부터 표준화를 지켜 인공 지능이든 데이터 분석에 용이한 형태로든 쓰자고 논의하고 있다.

장영준 대표: 교육 쪽은 다른 분야와 차이가 있다. 의료나 금융은 기존 전통적 대기업들이 데이터를 누적해 놓고 활용법을 몰라 뷰노와 같은 뛰어난 AI 스타트업과 함께 프로젝트 연구를 많이 하는데, 사교육은 전혀 다르다. 예를 들어, 문제를 수천 권 만들고 수만 명을 가르쳤지만, 학생들에 대한 데이터, 각 문제들이 어떻게 풀렸는지, 몇 초가 걸렸는지, 어떤 문제를 찍었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전혀 없다. 그래서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스타트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 가장 큰 어려움이다. 그렇지만 이 업계의 다른 회사들이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우리가 진입 장벽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한상기 대표: 마지막 질문이다. 국내 AI기업과 스타트업들이 30억 원 이하까지는 투자를 잘받는 것 같다. 그런데 외국은 300억, 1000억까지 나오는데, 우리는 힘든 것 같다. 국내 투자 환경이 좋아졌다고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더구나 AI 기업 중에 IPO간 기업이 없다. 도대체 우리나라의 투자 환경에 어떤 문제가 있는 걸까. 왜 우리나라 AI 기업들은 인수를 당하거나 거액의 투자를 받지 못하는 것일까.

신석환 부사장: (우리나라 스타트업이 가진) 고민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는 시장에서 대박 날 자신이 없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환경이 그렇다. (미국 기업들도 시장에서 대박 나는 경우는 많이 없지만) 미국은 거대 기업이 작은 기업을 인수하면서 기업 시장이 활성화되어 한국 상황과 다르다. 작은 기업이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입증을 해야 한다. 우리 기업만 해도 매출 150-200억 원까지는 가능한데, 과연 국내 환경에서 매출 1000억 원이 넘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캐피탈 투자는 한계가 있다고 예측한다. 그래서 대기업들의 인수가 더 활성화 되어야 한다.

정규환 CTO: 정부에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시장 자체를 만드는 일에서 민간이 해야 할 일도 있지만, 공공에서 할 일도 있다. 의료와 같은 전통적 규제 산업은 제도 개선 없이는 시장이 자생적으로 절대로 커질 수 없다. 의료에서도 소프트웨어가 나왔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창구가 막혀 있다. 예를 들어, 국가 폐암 검진 사업을 정부에서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 사용하는 폐암 탐지기는 전부 외산이다. 그런 제품이 국내에서 나왔을 때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정부가 보여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을 가지고 연구 개발을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어려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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