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서로 시작해 센서로 끝나는 세상 ③
  • 2017-10-16
  • 김영학 기자, yhk@elec4.co.kr



자동차 분야에서 센서 중 가장 큰 이슈는 라이다 센서다. 워낙 고가여서 상용차에 적용하기 어려웠지만 올해 말부터 저렴한 라이다 센서의 등장으로 시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 전문기업인 마켓앤마켓(Marketsand Markets)에 따르면, 라이다(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 시장은 2017~2022년 사이 연평균 25.8% 성장해 2022년이면 52억 480만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이다 시장은 자율주행 자동차, 드론, 로봇 등 다양한 자율 이동성 분야의 발전으로 강력한 보안 및 센서 정확도에 대한 수요 증가로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이 중에서 레이저 스캐너용 라이다는 레이저 기술의 진보와 지상용 라이다에 대한 수요 증가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라이다 시장에서 무엇보다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고정형 라이다(Solid State LiDAR)다. 고정형 라이다는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레이저 스캐너를 사용해 3D 이미지 환경을 생성하며 이 3D 이미지는 자동으로 처리되어 모니터링, 경고, 제동, 조향 작업 등을 수행하게 된다. 고정형 라이다는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 및 ADAS 애플리케이션을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다.

또한 지리정보시스템(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GIS) 서비스를 위한 라이다 시장 역시 캐노피(Canopy) 높이 측정, 산림 계획 및 수확 계획 분야에서 사용 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잠재적인 성장 기회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



고정형 라이다 소형화, 저비용화 경쟁

기본적으로 자율주행 자동차에 활용되는 센서에는 광학 카메라나 레이더 등을 생각하겠지만, 앞으로는 라이다의 시대가 될 가능성도 있다. 레이저를 이용해 거리를 감지하는 이 기술은 원래 지질학이나 물리학에서 활용됐지만, 센싱 기능이 뛰어난 것으로 인정받은 후 자율주행 자동차와 드론, 자율주행 로봇 등의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짐에 따라 그 가치를 높이 평가 받기 시작했다.

물론 테슬라(Tesla)의 엘론 머스크(Elon Musk)처럼 라이다의 도입에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이도 있지만, 3D 지도를 만드는 방법으로 적외선 라이다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구글(Google)을 비롯해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나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들은 라이다 기술이 자율주행을 실현하는 데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라이다 분야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앞서가고 있는 곳은 역시 벨로다인(Velodyne)일 것이다. 벨로다인은 지난 3월 19일에 고정형 자율주행 라이다 레인지 시스템을 발표했는데 미국 산호세에 위치한 새로운 메가 팩토리에서 올해 말 테스트 키트를 출시하고 몇 개월 후에 시연에 돌입한다는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벨로다인은 12년 전, 자동차 라이다 시장을 개척한 이래 지금까지 우위를 점하고 있다. 물론 최근 경쟁이 가열됨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벨로다인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지만, 기술적 측면에서는 여전히 벨로다인이 우위에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당시 벨로다인의 라이다는 레이저 및 광학 센서의 회전식 어레이 형태로 구글의 자율주행 자동차 지붕에 처음 탑재되면서 많은 이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벨로다인이 발표한 고정형 버전은 많은 경쟁사들이 저렴한 라이다 센서를 속속 발표함에 따라 그동안 고가 정책을 유지하던 전략을 위협했기 때문이다. 벨로다인의 고정형 라이다는 125×50×55 mm(약 5×2×2인치)의 크기로 자동차의 전면, 측면 및 모서리 등에 장착이 가능하다. 이러한 설정은 각 장치가 수평 120도만 커버하더라도 극장과 비슷한 적용 범위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수직 감지는 35도의 범위를 제공하고 있다.

 

사실 벨로다인의 저가 라이다 시장 진출은 다른 기업들에 비해 늦은 편이다. 아우디(Audi)의 신형 A8에 탑재될 것을 예상되고 있는 발레오(Valeo)의 작은 회전형 라이다인 스칼라(SCALA)는 최초로 양산형 자동차에 탑재되는 라이다 센서와 기업이라는 명예를 얻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벨로다인의 가장 위협적인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쿼너지 시스템즈(Quanergy Systems)는 최초로 고정형 라이다를 개발한 기업으로, 4개의 라이다로 360도 범위를 감지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S3 라이다는 2017년 말부터 약 250달러에 공급이 가능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쿼너지는 S3 라이다의 상용화로 공장 자동화, 로봇 공학, 무인항공기, 보안, 스마트 홈 등 IoT와 관련한 다양한 분야에서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쿼너지를 주목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자동차용 라이다의 범주를 벗어나 스마트폰에도 탑재가 가능한 초소형 라이다 기술까지 개발했기 때문이다.

한발 더 나아가 이스라엘의 벤처기업인 이노비즈 테크놀로지스(Innoviz Technologies)는 현재 8만 달러 수준인 고정형 레이저 라이다 가격을 2018년까지 100달러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2016년에 설립된 이노비즈는 현재 이노비즈원(InnovizOne)과 이노비즈프로(InnovizPro) 등 2가지의 라이더를 개발하고 있는데, 각각 2019년, 2018년에 출시할 계획이다.



저렴한 라이다 센서의 한계

그렇다면 이렇게 저렴한 라이다가 자율주행 자동차에 적합할까? 제이미 콘들리프(Jamie Condliffe)는 ‘MIT Technology Review’를 통해 현재의 저렴한 레이저 센서가 고속주행에 필요한 데이터 표준을 제공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라이다 센서를 통해 주변 물체로부터 레이저 광선을 반사시켜 3D 지도를 만들게 된다. 라이다는 레이더보다 우수한 품질의 데이터를 제공하며 주변 빛의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광학 카메라보다 성능적으로 우수하다.

하지만 제이미 콘들리프는 모든 라이다 센서가 기술적으로 평등하지는 않다며, 벨로다인의 경우 다양한 제품을 제공하고 있는데, 하이엔드 모델인 HDL-64E는 8만 달러의 고가로 64개의 레이저가 각각 0.4도 각도로 분사되며 탐지 범위는 120m에 달한다. 반면 로우엔드 모델은 8,000달러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데 16개의 빔이 각각 2도씩 분리되어 있으며 감지 범위는 120m다.

 

문제는 이 두 제품의 데이터 품질이 현저히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HDL-64E에서 분사되는 64개의 빔을 통해 얻은 데이터는 먼 거리도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지만, 저렴한 라이다는 자동차에 가까워질 때까지 물체를 탐지하기가 어렵다.

즉, 시간당 70마일의 속도로 60m 밖에서 물체를 발견하면 반응하는데 2초가 걸린다. 따라서 같은 속도로 주행할 때, 자동차를 멈출 때까지 100m의 제동거리가 필요할 수도 있다.

 

벨로다인의 8,000달러짜리 저가 라이다는 일반인에게 제공될 자율주행 자동차를 제조하는 모든 완성차 업체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많은 센서 제조사들은 이미 기계식 대신 레이저 빔을 전자식으로 조종하기 위해 작은 안테나 배열을 사용하는 새로운 고정형 라이다 기기를 준비하고 있다. 물론 이 새로운 고정형 라이다 센서 중에서는 안전성과 신뢰성을 주기에는 기능적으로 부족할 수도 있다.

앞서 설명한 발레오의 고정형 라이다가 탑재될 아우디의 A8의 경우를 보자. 아우디는 ‘Traffic Jam Pilot’이라 부르는 라이다, 레이더, 초음파 센서, 전면 카메라라고 구성된 자율주행 시스템을 A8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은 운전자에게 운전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도 시동, 가속, 운전, 정지가 가능한 기능을 제공한다. 주의할 점은 Traffic Jam Pilot이 최대 시속 37마일(60 km)의 속도까지만 지원한다는 점이다. 즉 60 km 이상의 속도를 요구하는 고속도로와 같은 환경에서 Traffic Jam Pilot은 무용지물일 것이다.


300 m까지 커버 가능한 라이다 등장

이러한 안전 및 기술적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센서 기업들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로봇비전 전문기업인 에이아이(AEye)는 2017년 9월 15일, 360도 범위의 상용 고정형 라이다 시스템을 선보이고 대도시에서의 데모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에이아이의 고성능 시스템은 300 m까지 향상된 범위를 감지하기 위해 관심영역 설정 가능성과 함께 수직 150 채널 라이다 스캐너를 사용했다. 에이아이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도로를 안전하게 탐색할 수 있도록 고성능, 소형, 비용 효율적인 고급 비전 시스템을 목표로 삼았다.

에이아이 설립자겸 CEO인 루이스 두싼(Luis Dussan)은 “과거에 얻을 수 없었던 거리, 프레임 속도, 해상도를 제공하는 고정형 라이다 시스템은 동급 최강의 기술을 결합했다”며 “지능형 센싱과 소프트웨어 정의 라이다(SDL)를 사용한 에이아이의 시스템은 신속한 혁신과 세계 최고 수준의 인식 기능을 활용해 OEM, 티어 1 및 이동성 관련 기업들의 까다로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아이의 통합 시스템 아키텍처와 고급 알고리즘은 뇌에 보내는 정보를 사전에 처리하고 사용자 정의하는 방법을 모방한 것이다. 이 시스템은 지능형 데이터 수집과 신속한 자각 및 모션 계획을 위해 컴퓨터 비전과 1,550나노미터 대역 라이다를 융합했다.

 

한편 파나소닉(Panasonic)은 2017년 9월 11일, 주위 물체까지의 거리와 방향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자율주행 이동 로봇의 운영에 중요한 3D 라이더 센서를 개발했다. 파나소닉의 독자적인 레이저 스캐닝 기술로 구현한 3D 라이다는 자율주행 로봇이 안정적인 작동을 위해 최대 수직 60도, 수평 270도의 광각 스캔을 실현했다.

파나소닉의 3D 라이다 센서는 넓은 범위에서 지면의 물체를 정확하게 감지할 뿐만 아니라 지면의 장애물이나 요철 상태까지 정확히 검출할 수 있다. 또한 스캐닝 각도와 해상도 범위를 시스템의 미러 각도와 속도 조정으로 정확하게 맞출 수도 있다. 이 기능으로
사용자는 사용법에 따라 측정에 가장 적합한 조건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자율주행 로봇은 사람이 왕래하는 시설이나 야외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로봇의 전방좌우 방향의 물체뿐만 아니라 노면 상황도 감지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자동차의 자율주행을 위해 설계된 기존의 3D 라이다는 수직 스캔 범위가 좁아 단일 센서로는 노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었다. 이러한 이유로 기존의 3D 라이다는 다른 센서와 결합해야 했으며, 이는 주행 제어 시스템 구성을 복잡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따라서 파나소닉은 광 디스크 드라이브 사업으로 축적한 광학 설계 기술과 모터 제어 기술을 활용해 독자적인 구조를 이용한 레이저 스캔 기술을 개발했다. 파나소닉의 3D 라이다는 탐지를 위해 단일 레이저 및 이동 거울을 활용해 다른 센서와 결합하지 않고도 폭넓은 스캔 범위로 인해 자율이동 로봇의 주행 제어 시스템의 구성을 단순화할 수 있다.

자율이동 로봇의 주행위치 등 환경에 따른 장애물 감지가 필요한 범위는 항상 변화한다. 예를 들어, 지면에 요철이 없고 장애물이 나타나는 빈도가 적은 장소에서의 주행은 노면 상황을 상세하게 감지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환경에서 로봇의 주행 속도는 빨라지기 마련인데, 이에 맞춰 좁은 범위를 빠르게 스캔할 수 있어야 한다.

반면, 사람의 왕래가 잦고 장애물이 많은 환경에서 로봇은 상당히 광범위한 범위를 높은 센싱 기술로 스캔해야 하고, 감지된 물체의 표면 등 세부 사항까지 검사해야 할 경우도 발생한다. 이러한 다양한 환경에 맞게 3D 라이다는 활용도에 적합한 스캔 범위와 해상도로 거리를 측정할 수 있도록 탐지 설정을 쉽게 바꿀 수 있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3D 라이다의 또하나의 특징은 강한 햇빛 아래에서도 정확한 감지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자율주행 로봇을 실외에서 사용하는 경우, 다양한 일조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3D 라이다는 출사된 레이저 빛과 물체에서 반사되어 돌아오는 빛의 광로를 동일하게 설계함으로써 태양광에 의한 노이즈 발생을 저감했다. 이에 따라 한여름 땡볕에 상응하는 10만 럭스(lux)의 광도에서도 높은 정확도로 작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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