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안드로이드의 아성을 넘을 수 있을까
모바일용 OS 경쟁은 IoT용 OS 점유의 전초전
  • 2017-03-03
  • 김영학 기자, yhk@elec4.co.kr


 

안드로이드의 넘볼 수 없는 시장점유율을 빼앗기 위해 그동안 많은 OS가 시장에서 혈투를 벌였지만 성공을 거둔 OS를 찾기란 쉽지 않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삼성전자의 타이젠 4.0 출시가 향후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시장조사 기업인 스탯카운터(StatCounter)에 따르면, 2017년 1월 기준으로 전체 운영체제(OS: Operating System) 시장점유율은 윈도우(38.75%), 안드로이드(37.15%), iOS(13.16 %), OS X(5.06%), Linux(0.78%), 기타(2.63%) 순으로 조사됐다. 전체 OS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윈도우와 안드로이드가 호각지세를 벌이고 있지만, 모바일에서만큼은 안드로이드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모바일용 OS에서 안드로이드는 71.58%를,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하고 있는 iOS가 19.73%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 외에 노키아(1.52%), 윈도우(1.14%), 시리즈 40(0.92%), 삼성전자(0.49%), 블랙베리(0.42%), 기타(4.2%)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종합해보면, PC 분야에서는 윈도우가, 모바일 분야에서는 안드로이드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셈이다.


 

어찌 보면 윈도우와 구글을 제외하고는 OS 시장에서의 경쟁이 무의미해 보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구글의 새 OS를 탑재한 스마트워치의 출시로 업계에서는 다시금 OS 전쟁이 재현될 분위기다.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OS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는 이유는 아직까지 IoT 시장에서 표준과 같은 OS가 없는 만큼, 빠르게 움직여야만 플랫폼 시장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구글 역시 안드로이드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며 삼성이나 중국 기업들의 도전을 견제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 주춤했던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구글의 안드로이드 웨어 2.0을 탑재한 ‘LG 워치 스포츠(LG Watch Sport)’와 ‘LG 워치 스타일(LG Watch Style)’의 출시로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모습을 볼 때, 그만큼 안드로이드 OS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안드로이드 웨어 2.0의 주요 특징은 스마트폰 없이 애플리케이션 설치가 가능하고, 인공지능(AI) 서비스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지원하며, iOS와 호환된다는 것이다. 이 중 음성기반 구글 어시스턴트는 웨어러블 기기에서 음성으로 음악을 재생하거나 날씨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문자 입력 등도 음성으로 가능하다. 또한 안드로이드 웨어 2.0에는 건강 및 운동 관련 플랫폼인 구글 피트가 기본으로 탑재되며, 화면에 손글씨를 입력하면 문자로 자동 변환된다. 



실패로 돌아간 OS들

모바일용 OS가 안드로이드와 iOS로 양분된 상황에서 모바일과 관련한 국내 기업들은 안드로이드에 종속되고 말았다. 특히 삼성전자는 아이폰 등장 이후 윈도우 모바일 OS를 탑재한 옴니아 2를 출시하기도 했지만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고, 결국 삼성전자도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갤럭시 시리즈의 출시 이후에서야 스마트폰 강자로 떠오를 수 있었다.

안드로이드가 70% 이상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모바일용 OS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OS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안드로이드에 의존하다보면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방향대로 제품을 다양하게 출시할 수 없다는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에 삼성전자는 모바일용 OS 개발에 뛰어들어 2009년 바다(bada)를 선보였으나 성능이나 안정성 측면에서는 안드로이드를 따라갈 수 없었다. 결국 바다는 2013년 사라지게 된다.

OS 시장 진출 실패는 삼성전자만 경험한 것이 아니다. 페이스북이 2013년 자체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그 이후 별다른 소식이 없다. 아마존은 2014년 파이어 OS를 탑재한 자체 스마트폰인 파이어폰을 출시했지만,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11월 29일, 터치스크린을 포함한 에코 스피커 프리미엄 버전을 개발 중이며 2017년에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이 신형 에코에는 파이어 OS 최적화 버전을 탑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편 블랙베리 OS는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0.42%라는 미미한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블랙베리 OS는 삼성전자의 OS 개발 의지와 중국 기업의 공세로 더욱 갈 길을 잃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폰 아레나’의 보도에 따르면, 블랙베리 10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의 2016년 4분기 판매량은 20만 7,900대에 그쳐 한때 20%를 육박했던 시장점유율을 무색케 했다. 블랙베리를 인수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인 TCL은 기존 사용자를 위해 블랙베리 OS를 유지하고 있으나 신제품부터는 블랙베리 OS의 탑재를 중단한 상태다.

TLC는 2월 25일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새로운 스마트폰 머큐리를 선보였는데, 블랙베리에서 전통적으로 적용해 온 쿼티 키보드는 적용됐으나 OS는 안드로이드로 교체했다. 블랙베리 OS가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 지나친 비약은 아닐 듯싶다.

 

모질라(Mozilla)는 IoT 기기용 OS를 개발하던 그룹의 해체를 결정했다. 모질라는 그동안 스마트폰 오픈소스 플랫폼으로 파이어폭스 OS를 개발해왔다. 하지만 안드로이드의 장벽은 다른 OS 개발업체가 느낀 바와 마찬가지였다. 스마트폰용 OS 시장에서 모질라는 성과를 거둘 수 없었고 2015년 12월 파이어폭스 OS를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한 후 타깃을 스마트 TV, IoT 전용 OS로 변화를 주었으나 IoT 그룹을 해체하면서 신제품 출시도 못한 채 실패로 끝나게 됐다. 그룹 해체로 구조조정도 피할 수 없게 되면서 전체 인력의 5% 수준인 50여 명이 해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파이어폭스 브라우저로 알려진 모질라는 파이어폭스 이외의 수익원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현재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모질라는 향후 IoT와 관련한 상품이 아닌 연구와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안드로이드 기반 오픈소스 OS 업체인 사이아노젠(Cyanogen)은 사업철수를 선언했다. 안드로이드 커스텀 OS 제작사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던 사이아노젠은 지난해 12월 31일부터 모든 서비스를 중단했으며, 그로 인해 사이아노젠 OS, 나이틀리 봇, 사이아노젠 모드, 모듈형 OS 등 모든 프로젝트가 중단됐다. 사이아노젠은 그동안 안드로이드 소스를 기반으로 맞춤형 OS 플랫폼을 만들어왔다. 구글에서 새로운 버전을 발표할 때마다 완성도와 안전성을 보완해 더 나은 OS를 출시해 왔으나, 안드로이드 OS 기능이 업그레이드되면서 점차 설 자리를 잃었다.

국내기업인 티맥스오에스는 지난 해 4월 자체 개발한 티맥스 OS에 대한 대대적인 제품 발표회를 개최했다. 제품 발표회 당시 티맥스오에스는 2016년 7월부터 오픈베타 테스트를 실시하고 10월 중 정식 제품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2016년 8월에 기업고객 대상의 베타테스트를 진행한 데 이어 10월에 기업용 티맥스 OS를 출시했지만 개인용 OS 출시 소식은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OS는 보안성과 안정성이 보장되어야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둘 수 있다. 프로그램의 오류나 충돌에 대한 철저한 검증 없이는 정식 버전 출시가 힘들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삼성전자, 타이젠으로 재도전 

바다(bada)의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구글이 2011년 모토로라를 인수, 스마트폰 제조 시장까지 뛰어들자 삼성전자는 더 압박을 받았다. 결국 삼성전자는 LG전자와 보다폰 등이 참여한 ‘리모(LiMo)’, 인텔이 주도한 ‘미고(Meego)’의 공동 개발로 타이젠을 개발했다. 당시 인텔 입장에서는 노키아의 이탈로 새로운 제조사가 필요한 상황이었으며,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바다를 확산시키고 안드로이드에 대적할 협력기업들이 필요했다. 이러한 상호간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탄생한 타이젠은 모바일뿐만 아니라 태블릿PC, TV까지 적용할 수 있는 OS로 발전했다.

 

2012년, 삼성전자가 타이젠 1.0을 출시하면서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TV 등으로 적용 영역을 확장시켜 나갔다. 특히 2014년 초부터 스마트워치인 ‘기어’ 시리즈, 피트니스 밴드, NX 시리즈 카메라, 스마트 TV, 스마트 사이니지 등에 타이젠 OS를 탑재했다. 지난해 10월에는 타이젠을 탑재한 PHF 시리즈 3종과 500니트 PMF 시리즈 3종, 400니트 PMF 1종 등 총 7종의 스마트 사이니지를 출시했다. 11월에는 기어S3 프론티어의 블루투스 제품과 기어S3 프론티어 롱텀에볼루션(LTE) 모델을 국내에 출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의 OS 점유율은 2017년 1월 기준으로 0.49%에 머물러 있는 상태로, 안드로이드의 높은 장벽을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타이젠 개발자 포럼에 게시된 로드맵을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타이젠 닷넷(.NET)의 세 번째 프리뷰를 3월에 배포하고 6월에는 타이젠 4.0의 첫 번째 베타 버전을, 9월에는 정식 버전을 공개할 계획이다. 개방형 OS인 타이젠 4.0은 모바일 기기뿐만 아니라 가전, IoT 기기,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 TV 등과도 호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이젠 3.0 버전에서 이미 사물인터넷 표준화 기구인 OCF(Open Connectivity Foundation)의 IoTvity 프로토콜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는 타이젠을 토대로 IoT 시장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씽스(Android Things)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10 IoT 코어 등의 운영체제와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부적인 성능은 공개가 된 이후에 확인 가능하겠지만, 타이젠 3.0이 64비트 ARM과 x86 프로세서에서 동작하며 4K 그래픽과 이미지, 음성 인식을 지원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성능 면에서 이보다는 뛰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알리바바의 Yun OS, 중국 시장에서 고공행진 

중국 기업들도 OS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알리바바는 스마트폰, 자동차, 가전, 스마트홈, 로봇 등의 시장을 타깃으로 한 OS인 Yun OS를 2014년에 출시한 이후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Yun OS는 알리바바의 빅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 스마트 기기 OS를 기반으로 개발됐는데, 알리바바는 Yun OS를 앞세워 목표로 하는 IoT 생태계 구축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중국 내 스마트폰 업체 중심으로 Yun OS를 채택하기 시작하면서 알리바바의 Yun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1억 대를 넘어선 상태다. 알리바바는 현재 Yun OS 오토(자동차용), Yun OS TV(TV용), Yun OS 홈(스마트 홈용), Yun OS 웨어러블(웨어러블 기기용) 등 시장별로 제품을 다양화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알리바바가 소유한 홍콩 언론 매체인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지난해 11월 27일 Yun OS가 중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14%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며, iOS를 앞질러 안드로이드의 뒤를 이은 2위에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Yun OS를 탑재한 스마트폰 브랜드는 메이주(Meizu), 샤오라쟈오(XiaoLaJiao), 두브(Doov) 등이다.

중국은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안드로이드 OS가 지배적이기는 하지만, 안드로이드 OS와 결합된 여타의 구글 서비스가 차단된 상태다. 이는 Yun OS가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될 수 있었던 요인으로도 작용했다. 또한 보조금 지원 정책도 Yun OS 성장에 도움이 됐다. Yun OS를 채택할 경우, 셋톱박스 제조사는 기기 한 대당 20~60위안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알리바바는 CES 2017에서 Yun OS를 탑재한 듀얼 디스플레이 냉장고를 선보이기도 했다.

안드로이드의 종속성을 깨야 성공 

구글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었던 배경은 안드로이드 OS를 중심으로 사용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독점적으로 제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애플 이외에 스마트폰에서 가능한 모든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기업은 구글이 유일하다. 때문에 다른 기업들은 안드로이드에 구글의 서비스를 그대로 적용할 수밖에 없다. 안드로이드가 비록 오픈소스라해도, 이를 기반으로 다른 OS를 출시하더라도, 구글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많은 기업들이 도전에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이유는 기술적 한계도 있겠으나 무엇보다 사용자가 안드로이드에 익숙하다는 점도 주된 원인이 될 수 있다. 하나의 OS에 익숙해진 사용자는 다른 OS로 갈아타기가 쉽지 않다. 열성적인 아이폰 사용자인 일명 ‘앱등이’라고 부르는 이들은 안드로이드 OS의 보안성에 문제를, 안드로이드 OS 이용자들은 iOS의 폐쇄성을 비난한다.

IoT 세상에서 모바일용 OS는 각종 IoT 기기 및 자동차 시장에서 그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견고한 안드로이드와 iOS가 IoT의 저변화로 어떤 변화를 겪게 될 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현재 불고 있는 OS 경쟁은 예측 불가능성 속에서 스마트폰용 OS 시장만을 위한 것이 아님은 자명하다.

삼성전자의 타이젠 4.0도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겠지만, OS 시장의 변화는 IT 산업 전반에 새로운 동력을 부여할 것이다. OS를 개발하거나 스마트 기기를 통해 서비스를 하고자 하는 기업에게 주어진 미션은 자사의 비즈니스와 방향성이 맞는 OS 확보와 활용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전략적 측면에서의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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