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등에 업은 에너지 혁명, ESS가 주도한다

완성차 업계, ESS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 2016-12-05
  • 김영학 기자, yhk@elec4.co.kr

토니 세바(Tony Seba)는 저서 ‘에너지 혁명 2030’을 통해 사물인터넷 개념을 빌려 BoT(Battery of Internet)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면서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시대에는 모든 사물이 배터리로 움직이는 세상이 올 것임을 예견했다. 

 

토니 세바(Tony Seba)의 저서 ‘에너지 혁명 2030’에는 사물인터넷 개념을 빌려 BoT(Battery of Internet)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시대에는 모든 사물이 배터리로 움직이는 세상이 올 것임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200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등장한 신재생에너지, 에너지 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 이하 ESS), 스마트그리드, 전기차 등은 에너지 산업을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는 신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은 인위적인 조절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매 순간 발전 변동성이라는 문제에 봉착하고 있다. 이러한 변동성은 기존 전력망에 새로운 혁신 과제를 부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안으로 등장한 ESS는 지구 수준에서의 온난화 대책, 국가 차원에서의 에너지 자급자족, 지역 수준에서의 에너지 자립 및 비상 전원의 확보 등 다양한 관점에서 재생 가능한 자원을 활용한 에너지 공급 측면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ESS 시장 규모 역시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ESS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16년 25억 6,000만 달러(약 3조 원)에서 2020년 150억 달러(16조 5,000억 원)으로 6배가량 성장하고, 2025년에는 11배인 292억 달러(약 3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2015년 24 GWh에서 2020년 52 GWh로 연평균 17% 성장이 예상된다.

ESS는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저장장치에 담아둔 후 전기가 필요할 때 공급해 전력 사용 효율성을 높이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통상 ESS는 전기를 직류로 저장하는 배터리, 교류와 직류를 변환하는 전력변환장치(PCS), 시스템을 제어하는 운영 시스템(EMS)으로 구성된다. 전자기기나 휴대전화에 주로 쓰였던 작은 배터리가 전기차에 동력을 제공하고,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도록 해주며, 정전 시 비상용 발전기 역할을 하는 초대형 배터리로 커진 것이다. ESS의 대중화가 이뤄질 경우 태양광이나 풍력을 이용해 어디서든 전력의 자급자족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에서는 ESS를 설치하는 가정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일본과 독일에서도 설치비용의 3분의 1을 지원해주는 등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전기자동차 회사인 테슬라의 경우 2015년 4월 가정용 ESS인 파워 월(Power Wall)을 출시, 1주일 만에 3만 8,000대를 판매하는 등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파워 월은 태양광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나 전기요금이 저렴할 때 공급받은 전기를 저장장치에 저장해 두었다가 전기요금이 비쌀 때 사용할 수 있는 기기다. 특히 테슬라는 지난 10월, 2년전에 공사를 시작한 리튬이온전지 생산공장인 기가 팩토리(Giga Factory)를 공식적으로 공개했는데, 현재 14%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완공 시 NFL 미식축구 경기장을 262개를 합친 1,000만 평방피트의 규모로 세계 최대 건축물이 될 전망이다.

 

3년간 연간 순이익을 기록하지 못한 테슬라가 전기차, 자율주행차에 이어 ESS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이는 전기차에 장착할 배터리를 대량생산해 전기차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향후 거대해질 ESS 시장에서도 승부를 걸겠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테슬라의 CEO인 엘론 머스크는 “2018년까지 35 GWh의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며, 필요하다면 150 GWh를 생산할 수 있는 용량을 갖출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내에서는 LG화학이 가정용 ESS인 RESU를 2015년부터 선보이고 있다. 올해 선보인 뉴 RESU는 최대 용량을 19 kWh까지 늘릴 수 있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앞으로는 냉장고, 에어컨, TV 등과 마찬가지로 ESS가 ‘전장고’라는 명칭으로 가전 시장의 한축을 담당할 것이란 예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도 2014년 부터 52 MW 용량을 지닌 ESS를 구축하기 시작해 서안성변전소를 비롯한 용인, 계룡, 충주 등 9곳에서 ESS를 운용,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인 236 MW를 상업 운전중에 있다. 이에 대한 시너지 효과로 이 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이 ESS 기술을 축적하면서, 국내 ESS 수출 규모는 지난해 북미와 유럽 등 세계 시장에서 1억 8,700만 달러의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도 7월까지 1억 7,900만 달러를 기록해 올해 전체 실적은 4억 달러까지 예상되고 있다.


ESS 기술 방식 

ESS 기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크게 물리적·기계적 저장 기술, 전기 저장 기술로 구분할 수 있다. 물리적·기계적 저장 기술에는 양수발전, 압축 공기 저장, 플라이휠, 태양광, 풍력, 수소 에너지 등이 있으며, 전기 저장 기술에는 나트륨황(NaS) 전지, 유동 전지(플로 전지), 리튬이온전지 등이 있다.

양수발전
전력 저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전통적인 양수발전이다. 양수발전은 매우 차이가 있는 두 저수지의 물을 하지(下池)에서 상지(上池)로 끌어올린 후 전력 수요 피크 시에 물을 아래로 떨어뜨려 발전하는 방식이다. 양수발전은 대용량(MW급)의 에너지를 장시간 저장하는 데 적합하며, 설비 수명이 길기 때문에 발전 비용이 저렴하다. 다만 양수발전은 태양광발전이나 풍력발전에 비해 설치 장소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압축 공기 저장
양수발전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은 압축공기저장(45%)으로, 이 기술 역시 오래 전부터 활용하고 있던 방식이다. 잉여 전력을 사용해 공기를 압축한 다음 지하저장소나 탱크에 모아 둔 후 전력이 필요할 때 그 압력을 이용해 터빈을 돌려 발전한다. 압축공기저장은 양수발전과 마찬가지로 대용량의 에너지를 장시간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최근에는 에너지 변환 효율과 편리성을 높이기 위해 공기 압축 방법에 대한 연구 및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플라이휠
플라이휠은 모터 플라이휠이라 불리는 원반형 기계 부품에 연결된 모터를 고속으로 회전시켜 얻은 회전 운동에너지를 이용해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얻는 것이다. 순간적으로 큰 힘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짧은 주기의 전력 생산에 도움이 된다.

태양광
태양에너지를 열로 축적하기 위해서는 태양광을 집광해 열매체를 가열한 후 용융 소금에 저장하는 방식이 실용화되고 있다. 태양광의 집광방법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에너지를 축적해 운용하는 것이 아니라 발생열에서 직접 증기터빈을 이용해 발전하는 태양열발전소로 운용되고 있다. 특히 트로프(Trough)형은 상용화가 많이 된 방식으로, 효율은 15% 정도에 해당하며, 아랍 에미리트의 아부다비에서 2013년부터 100 MW의 발전소로 운영되고 있다.

프레넬(Fresnel)형은 8~10% 정도의 효율을 보이고 있으며 상용 직전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워(Tower)형은 20~35%의 효율을 보이고 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의 세계 최대(392 MW) 태양열발전소와 스페인 세비야의 19.9 MW 태양열발전소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접시형은 소규모로 운영하는 방식으로 효율은 25~30%에 달한다.

풍력발전
풍력발전은 펌프를 움직여 열을 발생시킨 후 축열하는 방법과 풍력에 직접 열을 발생시켜 축열하는 방법이 있다. 발전 후 펌프에서 열을 발생시켜 축열하는 방법은 도시바·고베 제강·게이오 등에서 풍력·태양열·바이오매스 발전을 조합한 개발사례와 독일 항공우주센터의 개발사례가 있다. 축적된 열에너지는 바이너리 발전 전력으로 다시 변환된다.

풍력에서 직접 열을 발생시키는 방법은 금속판을 회전시켜 발생하는 와전류 손실에 의한 발열로 열매체를 가열·축열하게 되며, 그 열로 증기를 발생시킨 후 증기터빈을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방법으로 국제초전도산업기술연구센터에서 검토 중에 있다.

수소에너지
미래의 수소사회가 제시되는 등 최근 수소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수소를 연료로 하는 연료전지자동차(FCV)도 판매되고 있다. 수소는 지금까지 언급한 에너지 저장 수단에 비해 대량의 에너지를 축적할 수 있으며, 이동이 용이하고 연료전지 등으로 발전(전기로 변환)한 경우 물 이외에는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적인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도시바는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수소 전력저장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도시바의 수소 전력저장 시스템은 고체산화물 전해전지(SOEC)에 의해 물을 전기분해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수소를 저장하게 된다. 이를 전기로 전환하기 위해, 도시바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를 이용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SOFC에 의한 발전에서 생긴 열(발열 반응)을 축열하고 SOEC에 의한 물의 전기분해 시 흡열 반응에 사용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5 MW, 40 MWh의 시스템에서 80%의 충·방전 효율을 실현할 수 있으며, 10~15시간 이상의 축적이 가능하기 때문에 NaS 전지 및 양수발전보다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태양전지에 의한 물 전기분해나 인공 광합성(물과 이산화탄소(CO2)를 원료로 태양에서 유용물질을 만들어내는 것) 등 태양광에서 직접 수소 또는 연료로 이어질 유기물질을 생성하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특히 독일의 TU Ilmenau, HZB, Fraunhofer ISE, 미국의 Caltech 등은 Solar-To-Hydrogen(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분리하는 인공 광합성) 소자를 통해 변환효율 14%와 40시간 이상의 내구성을 실현하고 있으며, 이는 수소발생 비용(1 kg 당 4달러) 이하, 목표성능(효율 15%, 내구 시간 1,000시간 이상)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

 

태양전지에 의한 물의 전기분해에서는 적층형(Tandem) 태양전지와 전도성 고분자에 의한 전기화학 전지에서 변환효율 15.3%의 수소 발생 사례나 집광형 태양전지와 물의 전기분해 장치로 변환효율 24.4%의 수소 생산 사례등도 보고되고 있다.

직접적인 수소에너지 생산은 아니지만, 도시바는 태양에너지를 사용해 이산화탄소와 물로 탄소화합물을 생성하고 산업용으로 실용화될 가능성을 가진 화학원료나 연료를 제공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도시바는 이산화탄소에서 현재까지 공식 집계된 최고 수준인 1.5%의 효율로 에너지를 탄소화합물로 전환하는 인공광합성 기술을 개발해왔다. 도시바의 기술은 다중접합 반도체에 적용되는 나노스케일 구조 제어 기술을 통한 금 나노촉매를 사용해 광 사용 효율이 높은 가시 범위에서 빛을 흡수한다.

도시바의 연구는 나노미터 배열의 금나노촉매에 대한 생산조건을 탐구하는데 집중됐다.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로 전환하는 활성 부위 수를 늘리고 효율적인 전해질을 개발하기 위해서였다. 도시바는 2020년 실용화를 목표로 촉매활동을 증가시킴으로써 전환효율을 한층 높일 계획이다.

도요타 중앙연구소는 반도체 기판의 한 면에 이리듐을, 다른 면에는 루테늄 촉매를 붙인 소자를 물에 넣고 CO2를 발생시킨 후 태양광을 이용해 포름산을 생성했는데, 이때 에너지 변환효율은 4.6%로 인공 광합성 분야에서 세계 최고치를 경신했다.

현재 기술적 측면에서 사례가 보고된 고용량 저비용 축전 방법은 양수발전 및 압축 공기 저장 밖에 없다. 그러나 환경보호의 관점에서 양수발전에 필요한 댐을 새로 건설하기란 쉽지 않다. 개발이 가능한 경우라도 계획에서 실행까지 긴 세월이 소요되고 공사비도 막대하다. 압축 공기 저장도 입지나 효율 측면에서 제약이 따른다. 수소에너지도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나 가시화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의 ESS는 화학전지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는 양상을 띠고 있다.

전기 저장기술 

배터리의 기본적인 용도는 스마트폰, 노트북 등의 모바일 전원공급장치, 무정전전원과 같은 정전 시 백업 전원이 주류였지만, 최근의 새로운 전개로 다음과 같은 적용 사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 태양광발전소에 설치해 발전 전력에서 발생하는 전력 변동량을 흡수
· 전력계통에 연결해 계통 전압 변동량 흡수를 통한 안정화
· 주택 및 사업소에 설치하고 기존의 정전 백업뿐만 아니라, 전력 사용량 피크 시프트나 피크 컷, 태양광발전과의 연계 제어에 의한 피크

시프트나 피크 컷, 태양광발전과 함께 에너지 자립이 배경에는 태양광발전이 증가한 데 따른 새로운 계통 연결 조건으로 축전지 설치가 요구된 것과 태양광 매전 단가의 감소와 매입 기간 종료 후 태양광 분야에서 새로운 계기를 모색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어서다. 또한 축전지 시스템 도입에 대한 보조금 제도가 제정되어 온 것도 배경에 꼽힌다.

특히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화학전지 중에서 반복 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이차전지는 물리적·기계적 방법에 비해 비용이 들지만 신재생에너지의 증가에 따라 대용량 축전까지 폭넓은 용도에 대응할 수 있다. 전기저장기술에는 NaS 전지, 유동전지(플로 전지), 그리고 리튬이온전지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나트륨황(NaS) 전지
NaS 전지는 전통적인 납전지(가솔린 자동차 등에 이용)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3배 높기 때문에 소형화할 수 있는 MW급의 대용량 축전지에 속한다. 약 4,500회(약 15년)의 충·방전이 가능한 긴 수명과 함께 상온에서 자기방전이 거의 없는 원료를 이용하기 때문에 양산에 의한 저비용화가 가능하며 충분한 공간만 있으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설치할 수 있는 등 많은 장점이 있다. 하지만 고온(300~350℃ 정도)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외부의 열원이 중요한 것이 단점이다.

유동 전지(플로 전지)
유동 전지는 NaS 전지와 마찬가지로 MW급의 배터리로 꼽힌다. 일반적인 배터리는 고체 전극 자체가 산화환원 반응해 변화하지만, 유동 전지는 전극에 화학변화가 일어나지 않아 열화가 거의 없다. 전해액도 열화가 없기 때문에 충·방전을 반복해도 수명이 짧아지지 않고 20년 정도까지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상온에서 작동하는 NaS 전지에 비해 운용 시 에너지 손실은 없지만 장치의 크기가 단점이다. 가격 면에서는 2014년의 680달러/kWh에서 2020년에는 350달러/kWh로 50% 가까이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리튬이온전지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배터리가 바로 리튬이온전지다. 대용량인 NaS 전지 및 유동 전지에 비해 모바일 기기를 지원하는 기본 기술로, 출력 에너지 밀도가 높고 충·방전 효율이 좋으며, 자기 방전이 적다. 하지만 고성능 제품을 생산하려면 첨단 장비가 필요하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및 전기자동차(EV)용 시장이 급성장하고 대량 생산에 의한 대폭적인 가격 하락(2020년에는 200달러/kWh로 2014년 대비 60% 이상 하락)이 전망됨에 따라 대용량의 축전 시장에서도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앞서 언급한 테슬라의 파워 월 출시와 기가 팩토리 발표는 리튬이온전지가 향후 대용량 ESS 시장에서도 통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테슬라의 기가 팩토리 프로젝트에는 파나소닉이 참여하고 있으며 2017년부터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러한 축전지를 활용하는 노력은 일본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시마네현 오키 제도에서는 2015년 9월부터 태양광발전과 같은 장시간 큰 출력 변동은 NaS 전지(출력 4,200 kW, 용량 2만 5,200 kWh)가, 단시간의 작은 변화는 리튬이온전지(출력 2,000kW, 용량 700 kWh)가 지원하는 ‘하이브리드 배터리 시스템에 의한 기술 실증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2015년 12월에는 홋카이도 전력에서 레독스 흐름전지(출력 15,000 kW, 용량 6만 kWh)의 설치를 완료하고 실증 실험이 시작됐다.


분산형 에너지원(DER)
기술 및 하드웨어와 함께 향후 중요성을 더해 가는 것은 가정과 사무실, 공장 등에 분산된 에너지원(DER:Distributed Energy Resource)의 활용이다. 기존의 전력 시스템은 전력공급원에서 발전과 축전 용량 증가 등을 통해 공급량을 조절하고 수급해 균형을 맞춰 왔다. 그러나 전력 자유화가 진행되는 선진국에서는 발송전의 분리가 진행되고 있으며, 전력회사 내부에서 수직 통합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시장 메커니즘에 의해 지금까지 공급 측이 담당해 온 수급 조정을 수용가(자신이 사용할 목적으로 전기를 구입하는 고객) 측에 맡기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유지하는 데 걸리는 사회적비용의 최적화를 도모하는 활동, 즉 에너지의 유통 사업화가 진행되고 있다.
한편 분산형 에너지원을 소프트웨어로 통합 운영해 지역적 제한 없이 수요자원으로 활용하는 가상발전소(Virtual Power Plant) 개념도 등장하고 있다.

가상발전소는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발전소는 아니지만, 신재생에너지와 열병합발전 등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결합해 외부와 독립적인 분산형 발전설비로 활용하게 된다. 최근에는 전력수요관리(DR)도 하나의 발전요인으로 여겨 DR이 포함된 가상발전소 모델이 실현 단계에 들어섰다.

미국의 PGE(Portland General Electric)은 예비전원을 이용한 가상발전소를 활용하고 있으며, 통신망으로 수요반응 자원을 원격 제어하는 NOC(Network Operation Center)도 활성화되고 있다. 전력 수요관리 사업자 에너낙(EnerNOC)의 경우, 전기 사용자가 전력 수요가 피크 일 때 전기를 아낀 만큼 보상해 주는 방식으로 가상발전소를 실현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이미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원 22.1 MW와 양수발전 8.4 GW 등 세계 최대 혼합 가상발전소를 구축했다. 특히 RWE와 지멘스는 내부 연구를 위해 예비 발전기, 수력, 열병합 등을 위주로 10 MW급 가상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전력거래소가 수요반응 기반의 초기 가상발전소 형태로 부하 관리 사업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분산형 에너지원을 스마트시티(Smart City)에 도입할 경우, 스마트시티 운영의 새로운 수익 창출 비즈니스 모델로 활용할 수 있고 거주자가 인프라를 통해 합리적인 에너지 사용 정보의 획득과 에너지 자립도를 높일 수 있다. 또한 발전소 건설 회피 심리에 따른 환경적 요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기대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ESS에 뛰어든 완성차 업계 

ESS 시장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곳은 바로 자동차 업계다. 전기차(EV)의 핵심 부품으로 배터리가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고 있다. 2013년을 기점으로 전기차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HEV) 판매량을 초월함에 따라 배터리 규모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주행거리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 증대와 기술 향상에 따른 에너지밀도 증가, 가격 하락으로 전기차 1대당 배터리 용량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세계 배터리 시장은 중대형 시장 위주로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 SNE리서치 등에 따르면, 리튬이온전지가 주류인 배터리 시장은 2015년 212억 달러(약 24조 원)에서 2020년 630억 달러(약 71조 원)로 연평균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차전지 시장 70%를 차지하는 모바일·정보기술(IT)용 배터리 성장세는 둔화하지만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등 중대형 배터리가 성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특히 전기차 시장은 중국과 미국·유럽 등에서 두 배 정도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전기차의 수요 증가로 배터리 가격이 하락하게 되고, 아울러 단위당 에너지 밀도까지 높아지면서 3만 달러대의 전기차 모델들이 2017년을 전후해 시장에 본격 선보일 예정이다.

테슬라 ‘모델3’를 포함해 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GM ‘볼트(Bolt)’, 르노 ‘조에(Joe)’,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ESS 시장도 2015년 1.5 GWh에서 2016년 약 70% 증가한 2.5 GWh, 2020년은 17 GWh 이상까지 성장이 예상된다.

독일의 재생에너지협회(BEE)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재활용이 가능한 전기차 배터리 용량이 누적 기준 1 TWh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BEE와 함께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 등 신재생에너지 연구기관들은 7~15년 사용한 전기차 배터리도 초기용량의 70~80% 수준에서 재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는 완성차 업체가 급가속, 높은 온도 차, 고속충전 등 혹독한 사용환경 하에서 배터리 성능을 보수적으로 설계하기 때문으로, 실제로는 더 오랜 기간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용량이 저하된 배터리는 주행거리 감소, 충·방전 속도 저하 등으로 전기차에 재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할 수 있으나, 용도를 전환할 경우 10년 이상의 연장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전력 수요자와 인접한 소규모 ESS는 시장 규모가 크고 성장성이 높은 반면, 비용에 민감하기 때문에 재생 배터리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미국 NREL의 경제성 분석 결과, 전기차 운행 조건에 따른 배터리 상태, 가공 설비 규모, 신규 배터리 가격등 변수에 따라 편차는 존재하겠지만, 이론적으로 재생 배터리의 판매 가격은 새 제품 대비 30~70% 수준에 해당한다고 조사됐다.

이러한 이유로 완성차 업체들은 배터리 리스, 교환 등 전기차 판매와 연계된 다양한 서비스로 중고 배터리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업성 여부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 산업연구센터의 박수향 수석연구원은 ‘ESS로 이모작을 준비하는 전기차 배터리’ 보고서를 통해 “현재 테슬라가 주도하는 가정용, 상업용 ESS분야에서 완성차 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닛산의 경우, 2014년부터 구형 리프(Leaf) 배터리 반납 조건으로 배터리 교체 서비스를 시행 중이며, 2016년에는 전력관리 기업인 미국의 이튼 에너지(Eaton Energy)와 협력해 가정용 ESS인 엑스스토리지(xStorage)를 제작, 판매하는 사업을 개시했다. 엑스스토리지는 중고리프의 배터리 모듈 12개를 재가공해 ESS로 제작한 것으로, 닛산은 가정용 태양광발전과 연계한 ESS와 무정전전원장치(UPS: Uninterruptible Power Supply) 기능을 결합한 제품을 초기 타깃으로 설정해 향후 지속해서 사업 모델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BMW는 2016년 6월에 중고 i3 배터리를 활용한 가정용 및 산업용 ESS 시장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22 kWh, 33kWh 두 가지 용량의 제품을 출시할 계획인데, 협력을 맺은 독일 베크 오토메이션(Beck Automation)에 배터리의 가공 및 재조립을 맡기고 있다.

한편 ESS를 활용한 전력관리나 스마트그리드 연계 서비스 등 다양한 시범 프로젝트를 통해 초기 상품성을 확인 중에 있는 기업들도 등장했다. 닛산은 미국 전력관리 스타트업인 그린 차지(Green Charge)와 협력해 사용자측에 ESS를 무료로 설치해주고 전력비용 절감 중 일부를 수익으로 회수하는 방식으로 리프 중고 배터리를 활용한 상업 시설의 전력관리 서비스를 실시했다.

또한 BMW는 스웨덴 발전기업인 바텐폴 AB(Vattenfall AB), 독일 보쉬(Bosch)와 공동으로 i3 배터리를 활용한 2 MWh 규모의 ESS를 구축하고 스마트그리드를 연계한 필드 테스트를 진행 중에 있다. 이 ESS 구축에는 i3 100대 분 이상의 배터리가 소요되는데, BMW에서는 중고 배터리 공급을, 보쉬에서는 배터리 가공 및 ESS 설비 구축을, 바텐폴 AB는 ESS 설비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BMW는 미국 PG&E와 협력한 DR 시범 프로젝트인 ‘BMW I Charge Forward’를 지원하기 위해 100 kWh급 ESS 설비를 구축, 운영하게 된다.

이 시범 프로젝트는 캘리포니아 지역 i3 운전자 100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피크 시간에 PG&E의 요청에 따라 운전자들이 충전을 미뤄 피크수요를 저감하는 개념으로 사전에 협의된 수준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ESS를 활용해 미달성분을 보조하는 형태로 운영될 계획이다.

 

살펴본 바와 같이 태양광발전이나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의 도입 확대에 따라 에너지 저장 기술에 대한 수요가 확대돼 왔다. 압축 공기 및 플라이휠, 수소에너지 등 새로운 에너지 저장 수단의 검토도 활발해지고 있다. 또한 축전지 분야에서는 NaS 전지, 레독스 흐름 전지, 리튬이온 전지의 도입 사례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따라서 앞으로는 대형 축전지 시스템의 대량 도입이 비용절감의 흐름을 만들것으로 기대되는 한편, 재생에너지가 더이상 특별한 전력이 아니라 배터리와 함께 일반 전력처럼 보급·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축전지 이외에는 아직까지 기술개발과 비용절감 등의 과제가 많이 남아 있지만 미래의 수소사회를 향해 연료로 축적할 수 있고 자동차로의 전개도 진행되고 있는 수소 관련 기술도 주목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통합이 경제적 합리성을 갖기 위해서는 기기를 제어하는 정보통신기술(ICT)의 확립뿐만 아니라, 자유로운 전력 거래 시장의 존재와 전력 거래에 대한 실시간 및 세부 정보 공개 등이 필수적이다. 축전 기술과 ICT의 발달로 지금까지 에너지 소비자였던 수요자가 프로슈머가 되어 전력 창출과 안정 공급에 기여할 수 있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

  ● 참고문헌

  • Energy Storage Study, AECOM
  • ESS로 이모작을 준비하는 전기차 배터리, 포스코경영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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