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의 엘도라도 “자동차”
1대당 반도체 가격 비중 2014년 425달러로 증가
  • 2011-12-13
  • 윤범진 기자, master@elec4.co.kr

소비자가 자동차에 대해 더욱 더 안전하고 더 안락하며 더 환경 친화적인 기능을 기대하게 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은 경쟁이 극심해진 환경에서 성공하기 위해 지속적인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혁신 중 대다수가 전자 시스템의 핵심 “부품”이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에 의해 실현되고 있다.



스파이 액션의 대명사 007 시리즈의 3번째 작품인 골드핑거(Goldfinger, 1964년)에서 간판급 본드 카인 애스턴 마틴 DB5(Aston Martin DB5)가 처음 등장한다. 벤틀리, 포드, BMW 등 다양한 자동차들이 본드 카로 등장했지만 본드 카의 대명사는 역시 애스턴 마틴이다. 주인공 제임스 본드(숀 코네리 분)는 큐 박사의 사무실에서 당시로서는 최첨단 장치로 무장한 애스턴 마틴 DB5와 첫 대면을 하게 된다. 영국 애스턴 마틴 사가 손수 제작한 이 차는 방탄유리와 각국에 등록된 회전식 번호판, 추적용 레이더, 헤드램프 밑에 내장된 기관총, 후면 방탄막, 연막탄, 오일 분사기 등 각종 특수 장비를 갖추었다. 또 유사시에 자동차에서 비상 탈출을 할 수 있도록 변속 레버에는 사출 좌석(ejector seat)을 동작시킬 수 있는 붉은 색 비상 버튼이 있었다.
대개 드라이버들은 한 번쯤 제임스 본드가 되어봤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온갖 종류의 가젯과 마술 같은 전자장치가 지원되는 자신만의 ‘차’를 갖고 싶어 한다.
사실, 똑똑한 자동차의 역사는 그다지 길지 않다. 미국 GM 사의 1977년형 올드스모빌 토네이도(Oldsmobile Toronado)에는 점화 플러그의 점화시기를 결정하는 타이밍용 컴퓨터가 1대 장착됐다. 그러나, 오늘날의 자동차에는 수백 가지의 변수를 감지하고 처리하는 전자제어장치(ECU)가 50개 이상 사용되고 있다. 사실상 오늘날 최첨단 차는 큐 박사와 1960년대의 제임스 본드가 부러워할만한 세련되고 실용적인 전자 시스템을 대거 장착해 최상의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
자동차 전후방에 설치된 레이더 센서는 물체와 자동차의 거리를 측정해 충돌 방지 시스템과 같은 다양한 안전장치에 이 정보를 제공한다. 레인 센서는 강우 강도를 모니터링 하고, ECU는 와이퍼를 자동으로 조작한다. 그리고 동작 감지기는 자동차의 위치를 모니터링하면서 에어백과 운전자 지원 시스템에 실시간 데이터를 제공한다. 이런 기능은 한 때 특별 사양이나 호화 옵션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창출하는 핵심적인 차별화 요인으로 자리를 잡았다.




 

올해 가장 빠르게 성장한 반도체 제품은 차량용 특정용도 아날로그 반도체(32%)와 차량용 특수 목적 로직 반도체(13%), 그리고 32비트 MCU(14%)다.
2011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2/3 이상을 아날로그 및 MCU가 차지하고, 그 나머지는 로직 IC와 메모리 IC가 차지할 전망이다.

심화되는 반도체 의존도
자동차는 보다 더 안전하고 편리하며 강력한 힘과 더 높은 연료 효율을 내기 위해 더 많은 전자 시스템과 첨단 반도체에 의존하고 있다. 각국 정부의 안전장치 의무화와 환경규제, 그리고 승차감 및 편의장치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는 완성차 업체들에게 새로운 자동차에 온-보드 전자장치의 수와 품질을 높이도록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했으며, 그 결과 자동차에 사용되는 반도체 부품의 수가 이미 기계 부품의 수를 넘어섰다.
커넥티비티(Connectivity)와 온-보드 텔레매틱스는 미디어 장치에 저장되어 있는 문서나 음악, 사진과 같은 콘텐츠를 자동차나 가정, 또는 사무실로 간단히 옮기고 싶어 하는 신차 구매자들에게 필수적인 판매 포인트로 자리를 잡았다. 블루투스는 자동차 내에서 이미 친숙한 기술이다. Wi-Fi를 비롯해 운전자의 스마트폰 화면을 자동차 센터-스택 디스플레이를 통해 그대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 핸드폰 및 휴대 전자기기용 온보드 충전 패드는 곧 표준이 될 전망이다.
전자장치는 연료 소비와 엔진 성능을 최적화하고 구동력 제어 및 안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사용된다. 전자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유압 및 기계 기반 시스템의 대안으로서 더 싸고 안전하며 높은 신뢰성을 제공한다. 따라서, 차량 리콜이 줄고 보증기간이 길어져 궁극적으로 완성차 업체들에게 더 큰 이익을 가져다준다.
에어백, 차량 자세제어 시스템(ESC), 차선이탈 및 충돌방지, 자동 평행주차, 졸음운전 판단, 긴급호출 시스템은 완성차 업체들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필수 마케팅 도구가 됐다. 한편으로는 자동차 인테리어 디자인이 혁신의 새로운 도전지로 부상했다. 예를 들어, 편안한 좌석, 독특한 기능과 세련된 디자인의 대시보드, 조명과 향기를 통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인테리어는 전자장치와 반도체 부품이 적용될 새로운 영역으로 그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반도체 시장의 조사업체인 미 IC 인사이트는 자동차에서 기술의 ‘트리클 다운(trickle down) 효과’가 당초 예상보다 더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고급 차량의 전유물이었던 정교한 전자 시스템이 중급 자동차와 저가 자동차에서 더 일반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IC 인사이트는 차 1대당 사용되는 반도체 부품의 총액이 올해 평균 350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10년의 평균 305달러에 비해 15% 상승한 것이다(그림 1). 또 2014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9%로 성장해 425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일본 내 자동차 공장과 세계 주요 자동차 생산 거점이 올초 일본 지진의 여파로부터 대부분 회복되면서 신차 판매량이 증가해 차량용 반도체 시장도 올해 12%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차량마다 들어가는 반도체 부품은 전 세계 각 지역에서 제조되고 판매되는 자동차 모델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올해 금액으로 환산한 차 1대당 평균 반도체 부품 가격은 일본이 405달러, 북미와 유럽이 약 350달러, 브릭스(BRICs) 국가가 약 150달러로 추정된다(그림 2).
올해 가장 빠르게 성장한 반도체 제품은 차량용 특정용도 아날로그 반도체(32%)와 차량용 특수 목적 로직 반도체(13%), 그리고 32비트 MCU(14%)다. 아날로그 반도체는 속도 측정, 엔진 모니터링과 같은 게이지 입력 기능에 주로 사용된다. 파워 윈도, 파워시트 조절, 연료분사기 제어, 점화 타이밍 조절과 같은 출력 기능에는 D-A 컨버터 컨트롤러와 전력 IC 드라이버가 필요하다.
동일 칩 상에 아날로그와 디지털 기능이 있는 혼합신호 로직 IC는 북미, 유럽, 일본 등에서 판매되는 신차에 이미 의무 장착되거나 곧 의무화될 타이어 압력제어 시스템(TPMS)과 ESC 등에 사용된다. 유럽에서 TPMS는 올 11월부터 모든 신차에 의무 장착되고 있다. ESC는 내년부터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신차에 장착이 의무화된다. 이러한 의무 장착 시스템에 의해 다양한 센서와 아날로그, 운전자를 위한 정보 해석에 요구되는 혼합신호 IC의 수요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
자동차 전장 시장에서 중요한 반도체 부품인 MCU는 지능형 자동차의 출현과 정부의 자동차에 대한 안전 규제 및 충돌 방지 시스템을 위한 정교한 실시간 센서 기능의 증가로 32비트 MCU가 각광받고 있다. 향후 몇 년 후면 32비트 MCU는 자동차에서 파워 프로세싱의 25%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32비트 프로세서 코어 MCU는 일반적으로 안전 기능과 실시간 성능을 최적화하는 엔진 제어장치 등 운전자 정보 시스템의 기본이 된다.
자동차에서 MCU의 역할은 하이브리드 카와 전기차의 보급과 더불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하이브리드 카에서는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의 전환 요구를 모니터하는데 32비트 MCU를 이용한다. 이는 복잡한 소프트웨어와 더 많은 I/O 및 온칩 메모리의 32비트 프로세싱을 요구한다. 10개 이상의 MCU는 하이브리드 카나 전기차의 전기 파워 부스팅과 배터리 저장 시스템을 관리한다.
오늘날 최고급 자동차 모델에는 많게는 100개의 MCU(8비트, 16비트, 32비트 포함)가 탑재된다. 이는 1990년대 최고급 모델에 사용된 MCU 수량의 6배에 해당한다. 특히, 늘어나는 고급차와 하이엔드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에는 자동 주차 기능이 옵션으로 제공되면서 여기에는 ABS, 전자 스티어링, 충돌 방지 시스템 등 다른 전자 시스템처럼 10개 이상의 센서, 컨트롤러, 액추에이터가 필요하다. 토요타 렉서스 LS460의 첨단 주차 안내 컴퓨터(APGC)는 45~60개에 이르는 MCU와 1 Mbps CAN 버스로 연결된 임베디드 컴퓨터 시스템이 서로 통신한다. 포드는 초음파 기반의 능동 주차 지원(APA) 시스템을 MKS 세단과 MKT CUV 등 럭셔리 카에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다. BMW, 폭스바겐과 같은 완성차 업체들도 자사 모델에 주차 지원 시스템을 포함시키고 있다. 더 나아가 완성차 업체들은 자동 주차, 적응형 순항 제어, 충돌 방지 시스템 등의 개념을 확대해 다음 10년을 목표로 자율 주행차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11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2/3 이상을 아날로그 및 MCU가 차지하고, 그 나머지는 로직 IC와 메모리 IC가 차지할 전망이다.
운전자에게 운행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내비게이션, 연산, 통신 등 ‘온보드 기술의 융합’은 소비자의 자동차 구매 결정에 핵심 키가 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특별한 안전 기능을 기대해 왔고, 그것이 차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깨닫기 시작했다. 또 자동차는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에도 연결되기 시작했다.
소비자는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부합하지 않는 제품은 거부한다. 이는 자동차라고 예외가 아니다. 첨단 전자 장치가 탑재된 자동차는 효율적이고 깨끗하며 전례 없는 안전성을 약속하고 있다. 이것이 차량용 반도체는 물론, 전체 반도체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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