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vs. 인간, “대결 아닌 파트너십”
  • 2016-03-07
  • 김언한 기자, unhankim@elec4.co.kr



인공지능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데이터양의 폭증과 이에 대한 처리 기술이 발전하면서 현재 진행형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논의되는 것은 인간사회에 가져올 위협과 편의, 양날의 검이다. 
지난 2월 3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IT 메가 비전 2016’에서 IBM 왓슨사업부 김연주 상무는 “인공지능 기술의 확산: 에코시스템 확장 및 산업 적용”을 주제로 발표하며 IBM 인지컴퓨팅 플랫폼 ‘왓슨’이 인간의 업무 전문성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월 구글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가 중국 출신의 유럽 바둑 챔피언 판후이(2단)를 꺾었다. 대국의 프로 기사에게 무려 5회에 걸쳐서 굴욕감을 줬다. 판후이가 대결 도중 머리를 쥐어짜는 모습이 화제를 모았다.
알파고가 기세를 몰아 도전장을 내민 대상은 한국의 이세돌 9단이다. 전세계 국민의 관심이 게임 승패에 쏠렸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앞지르고 있다. 스스로 학습을 통해 스펀지처럼 정보를 빨아들이고 인간 능력을 넘어선 결과를 도출해낸다.
2011년 2월 16일 미국 ABC의 인기 퀴즈쇼 ‘제퍼디!(Jeopardy!)’에서 IBM의 인지(Cognitive) 컴퓨팅 플랫폼 ‘왓슨(Watson)’은 최종적으로 7만 7,147달러의 상금을 기록했다. 함께 도전했던 브래드 러터(Brad Rutter)와 켄 제닝스(Ken Jennings)의 획득 상금은 각각 2만 1,600달러, 2만 4,000달러였다. 왓슨의 압승이었다.
이같은 결과는 왓슨의 어학에 대한 학습과 이로 인한 자연어 처리(Natural Language Processing)로 가능했다. 자연어는 인간이 통상 사용하고 있는 언어를 가리킨다. 왓슨은 메모리에 저장된 정보를 통해 정보를 검색하고 조합해 4단계의 연산과정을 통해 추론한다.
왓슨은 영어에 이어 최근엔 일본어 학습까지 마쳤다. 지식은 ‘언어’ 형태로 주로 전달되기 때문에 IBM은 자동 학습을 위한 첫 번째 관문으로서 왓슨에게 언어를 가르쳤다. 그리고 이같은 언어 습득 주기는 점차 짧아지고 있다는 게 IBM 측의 설명이다. 일본어 회화를 익힌 한국인이 중국어 회화를 습득할 때 모국어 외 아무 언어도 배우지 않은 사람보다 빠른 시간 내 익히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의료’ 산약개발기간 단축
‘금융’ 자산관리에 기여

현재 왓슨이 활약하는 영역은 의료 분야다. 태국, 인도, 캐나다 등을 비롯한 병원에서 실제 활용 중이다.
IBM 왓슨사업부 김연주 상무는 “MSK 소속 전문의들이 3년에 걸쳐 왓슨에게 유방암, 폐암, 대장암에 대한 전문의 수준의 트레이닝을 시켰다”며 “60만 건 이상의 사례 및 200만 페이지 이상의 의학 저널을 학습한 ‘왓슨 온콜로지(Watson Oncology)’ 시스템이 암 치료 부문에서 의료진들을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왓슨 온콜로지는 환자가 의사를 찾아왔을 때 환자 개별 사례에 맞춘 정밀한 정보를 추출해 중요 포인트를 짚어준다. 의료진이 임상 정보를 입력하면 환자의 상태, 치료법 등을 조언해주는 식이다. 임상 사례, 최신 의료 지식, 환자의 기록 등을 토대로 구체적인 진단과 치료 방법을 알려준다. 이같은 활약으로 인해 최근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 센터(Memorial Sloan-Kettering Cancer Center)에서는 ‘왓슨 종양내과’라는 부서까지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 센터는 뉴욕에 위치한 세계적인 암 센터다.  
신약 개발 기간도 단축된다. 김연주 상무는 “신약 개발 시 연구원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리서치 페이퍼를 읽고 조사하는 데 보낸다”며 “왓슨을 적용했던 제약회사에서 두 달 만에 암 유발 단백질 8개를 찾아낸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암을 비롯한 치명적인 질병의 원인을 밝혀낼 수 있는 제약사들의 R&D 기간을 단축시켜 인간 삶의 증진에 기여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의료를 제외하고 왓슨의 잠재 수요가 큰 분야는 금융이다.
데이터 분석에 따른 효과적인 자산관리가 가능해진다. 싱가포르 개발은행(DBS)은 우수 고객을 대상으로 고객의 투자 선호도를 파악하고 맞춤형 투자자문과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왓슨을 활용 중이다. 이외에도 호주 뉴질랜드 은행(ANZ), 미국 시티은행 등이 왓슨을 적용 중이다.
PB(Private banker) 입장에서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에 대한 투자를 고객에게 훨씬 효과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 금융 기업들이 미래 산업의 핵심으로 인공지능을 꼽는 이유다.
IBM 김연주 상무는 “현재 전세계 36개국에서 왓슨을 적용 중에 있으며 이를 도입한 기업은 100곳 이상”이라며 “파트너십을 맺고 제품 개발을 하고 있는 업체는 500여 개로 인공지능은 더 이상 미래의 기술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3세대 컴퓨팅 혁명
왓슨은 IBM 창업자 토마스 왓슨(Thomas Watson)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그만큼 IBM이 미래를 내다보고 주력하고 있는 사업이다.
1세대 컴퓨팅이 1900년대 개발된 계산기로서의 컴퓨터를 의미한다면, 2세대는 1950년대 등장해 현재까지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컴퓨터, 3세대 컴퓨팅이 바로 인공지능에 기반한 인지 컴퓨팅이될 것이라는 게 IBM의 믿음이다. 
김연주 상무는 “개인이 사용하는 데이터양 폭증과 함께 인지 컴퓨팅이 새로운 차원의 패러다임을 생성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김연주 상무는 비정형데이터의 비중 증가를 예로 들었다. 2020년 예상되는 하루 1인당 데이터 소비량은 143 GB를 초과하며 이 중 비정형데이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85%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비정형데이터는 숫자 데이터와 달리 그림이나 영상, 문서처럼 형태와 구조가 복잡해 정형화되지 않은 데이터를 뜻한다. 페이스북, 트위터를 비롯한 SNS가 이에 해당한다. 유저로부터 검색돼 정보로 활용되는 빈도 수가 현저히 적다. 검색 엔진을 통해 곧바로 노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김연주 상무는 “활용이 어려운 비정형데이터는 인공지능을 만나 고부가가치·전문적인 영역에서 즉각적인 해답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왓슨의 API가 인간처럼 진화하고 있다. 
자연어 처리와 기계학습을 넘어 보이는 이미지와 비디오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비주얼 인식(Visual recognition), 텍스트에서 음성 전환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 중이다.
개발이 더해지면 의료·금융 부문 외 일반적인 비즈니스에서도 활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추가 개발도 열려 있다. 왓슨 개발자 클라우드에 왓슨의 API가 올려져있어 개발자들은 이를 통해 새로운 인지 컴퓨팅 제작이 가능하다.
왓슨의 지향점은 사람과 맺는 교감이다. 이를 통해 인간의 전문성을 향상시킨다.
김연주 상무는 “최근 인공지능의 인간 위협과 같은 부정적인 시각이 있지만 인공지능은 컴퓨터와 인간이 맺는 파트너십”이라며 “왓슨은 1년차 신입사원이 30년차의 전문성을 가질 수 있도록 인간의 영역을 확장시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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