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속 떠오르는 세계 벤처 기업
  • 2015-09-07
  • 김언한 기자, unhankim@elec4.co.kr



미래 IT 비즈니스 중 가장 주목받는 산업은 가상현실이다. 가상현실에 대한 연구는 1960년대부터 시도돼 왔으나 고비용의 난관과 기술 한계로 인해 현재까지 대중화에 이르진 못했다. 하지만 최근 소규모 벤처 기업들이 연이어 자금 확보에 성공하며 페이스북, 구글, 삼성과는 다른 행보와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에 잘 알려지진 않았으나 대기업에 인수될 가능성이 높은 벤처 기업들의 VR 제품들을 살펴본다.

코텍스, ‘증강가상현실기기’
술론 테크놀로지스(Sulon Technologies)는 2012년 캐나다 토론토에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지난 1월 CES에서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을 병합한 헤드셋 ‘코텍스(Cortex)’를 선보여 대대적인 주목을 받았다.
회사는 스스로 이 제품을 ‘증강가상현실기기’라고 칭한다. 혼합된 형태의 체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현실 공간을 스캐닝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데, 말 그대로 집에 좀비를 초대할 수 있다. 자취방과 커피숍과 같은 일상 공간을 전쟁터로 만든다. 기존의 증강현실 기기들보다 진보한 제품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제품엔 착용하자마자 주위 환경을 인식할 수 있는 센서가 장착됐다. 모든 방향으로 20 m 내 의자나 책상과 같은 주위 사물·환경을 인식해, 방에 있는 모든 것을 가상현실 영역으로 흡입한다.

PC와 노트북과 같은 외부 전자기기에 연결할 필요가 없기에, 좁은 방에서 벗어나 주위를 걸으며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것도 커다란 매력 중 하나다.
술론 테크놀로지스 관계자는 미국 디스플레이 전문지 MTBS와의 인터뷰에서 “사용자 주위 환경을 계속적으로 스캔하는 센서로 인해 사용자는 한 공간에서 다른 공간으로 끊임없이 이동하며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다”며 제품의 장점을 전했다.

이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의 3차원 깊이 인식 카메라(3D Depth Camera) 키넥트(Kinect)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특수 적외선 카메라’가 장착돼 사용자 손가락 끝을 인식하며, 이를 토대로 헤드셋은 손에 대한 트래킹을 통합하게 된다.
기기는 다소 무거운 편이지만 추가로 장착할 것이 필요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술론 테크놀로지스는 현재 게임 콘텐츠를 코텍스에 접목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 제품이 상용화되기까진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음악 청취와 가상현실 제공하는 ‘글리프’ 

  
미국 벤처 기업 ‘에비건트(Avegant)’는 웨어러블 대중화를 위해선 ‘일상과의 조화’가 핵심임을 간파했다. 일반 가전기기와 유사한 모양의 VR 헤드셋 ‘글리프(Glyph)’를 제작했다. 구글 글래스가 사이보그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인해 대중화 가능성에 의문점을 남긴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작년 클라우드 펀딩 킥스타터를 통해 순식간에 자금을 확보했다.
지하철이나 도서관 같은 일상 영역에서 자연스러움을 연출하는 VR 헤드셋 ‘글리프’는 평소엔 일반 헤드폰이다. 고음질 음악을 1회 충전 시 10 ~ 12시간 감상할 수 있다.

핵심은 일반 헤드폰 사용 시 머리에 거치하는 ‘헤드 밴드’다. 음악을 청취하는 사용자가 밴드를 아래로 내려 양 눈에 위치시키면 고화질의 버추얼 망막 디스플레이(Virtual Retinal Display)가 스크린 없이 사용자 망막에 이미지를 곧바로 투사한다. 놀라운 가상현실이 구현된다. 외부에서 볼 땐 헤드폰 인지 VR 헤드셋인지 분간할 수 없다.  




에비건트 관계자는 “저출력의 LED이기에 눈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마이크로 미러 어레이와 옵틱이 재현하는 자연스런 이미지는 스마트폰·태블릿 사용 시 생기는 눈의 피로를 발생시키지 않는다”고 밝혔다. 

제품은 200만 개의 마이크로 미러를 이용해 얇은 두께에서 선명한 화면을 투사하는 ‘마이크로 미러 어레이 디스플레이’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해상도는 1280 × 720(WXGA)다.

이외에도 블루투스 헤드 컨트롤 기술이 탑재돼 있어 잠재적으로 게임과 상호작용한다. 스마트폰, TV, 게이밍 콘솔, 태블릿 등과 연동이 가능하다.
에비건트 관계자는 “사용자는 2미터 50 cm 정도 떨어져서 80인치(약 2미터) 스크린을 보는 것과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다”며 “시야각(Field of View, FOV)은 40 ~ 45° 사이”라고 전했다.
올 가을 공급될 예정인 이 제품은 현재 599달러(약 71만 원)로 선주문을 받고 있다.
시야각 100°의 ‘마크Ⅳ’ 
다음은 구글이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게임페이스 랩스(Gameface labs)의 ‘마크Ⅳ(Mark IV)’다.  
엔비디아(nVidia)의 칩셋 ‘TK1’과 삼성(Samsung)의 슈퍼 OLED 패널을 채용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컴퓨터를 내장하고 있기에 PC나 스마트폰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기반 시스템인 이 제품엔 1080 p 디스플레이와 가속도계, 머리의 움직임을 트래킹하기 위한 자기계가 장착돼 있다. 고속 헤드 트래킹을 자랑한다. 
제품의 장점은 100°의 시야각(FOV)이 제공하는 몰입감과 7시간 이상 지속되는 배터리, 그리고 가벼운 무게다.
이외에 전력 소모를 고려해 PC에 플러그인될 수 있도록 HDMI 및 USB 어댑터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게임페이스 랩스가 제품의 재생률(refresh rate)을 더욱 향상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재생률은 영상이 만들어지는 초당 횟수를 뜻한다.
올해 말 제품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다. 2016년 2분기부터 구매가 가능하며 가격은 500달러(약 59만 원) 내외로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버추얼라이저’, 게임 속 다양한 움직임 가능케 해
최근엔 사용자 모션을 추적하는 가상현실 주변기기도 VR 헤드셋만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게임 매니아들 사이에서 가장 큰 호응을 받고 있는 제품은 '버추얼라이저(Virtualizer)’다.

오스트리아의 사이버리스(Cyberith)사가 개발한 이 기기는 러닝머신 위에서 운동하는 것과 같은 신체 활동을 가상현실과 결합시켰다.
사용자는 이 기기를 통해 게임 속에서 자유롭게 걷거나 뛰는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핵심은 중앙의 링이다. 위치나 회전, 이동을 감지하는 센서의 역할로 링이 사용됐으며, 주저앉거나 엎드리거나 하는 다양한 움직임 모두가 링을 통해 감지된다. 사용자는 마찰력이 적어 미끄러지는 발판을 밟아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움직인 거리를 분석해 칼로리 소모도 확인할 수 있다. 

제품을 구매한 사용자들은 신발을 신지 않고 양말을 착용한 채 게임을 즐길 수 있기에 소음 발생이 없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평균적으로 제품 착용에 소요되는 시간은 약 3분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미국의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킥스타터’를 통해 초기 자금을 모으는 데 성공, 지난 3월 출시됐다. CEO가 직접 제품 사용을 시연하거나 마케팅에 적극 참여하는 등 CEO로선 다소 파격적인 행보가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 신뢰를 구축하는 데 이바지했다.

CEO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툰자이 차크마크(Tuncay Cakmak)다. 독일어, 영어, 터키어 3개 국어가 가능한 그는 대학에서 석사 논문을 쓰는 대신 회사를 차렸다. 평소 게임에 대한 집착과 대학에서 유체역학과 응용물리를 공부하던 경험이 결합돼 게이머들이 꿈에 그리던 가상현실 기기를 탄생시켰다. 

CEO 툰자이 차크마크는 “처음 이 제품 개발할 수 있게 영감을 준 제품은 닌텐도 위(Nintendo Wii)였다”며 “위 컨트롤러(Wiimote)로 ‘퀘이크 3’같은 게임을 즐기고 싶은 욕구에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고 이런 노력이 버추얼라이저 개발로 이어지게 됐다”고 전했다. 

제품에 사용된 기둥의 높이는 107 cm며, 발판의 지름은 100 cm, 무게는 40 kg이다. 제품의 무게는 생각보다 가볍지만 과체중 사용자(120 kg)도 견뎌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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