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사파이어 글래스’ 재시도… 혁신 이어질까
  • 2015-09-07
  • 김언한 기자, unhankim@elec4.co.kr

아이폰 6S의 출시 예정일이 올 9월로 확정된 가운데 사파이어 기술 업체들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포스터치와 더불어 애플이 추구하는 대표적인 기술혁신 ‘사파이어 디스플레이’가 신제품에 적용되지 않겠냐는 믿음에서다. 기존 글래스보다 높은 경도를 지닌 사파이어 채용을 위해 애플이 당면한 문제는 단연 고비용이다. 애플의 ‘기술 혁신’ 성공 여부에 따라 사파이어 시장의 성장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애플의 ‘아이폰 6S’에 장착될 것으로 예상되는 ‘사파이어 디스플레이(sapphire display)’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올해 애플 워치에 사파이어 커버가 성공적으로 탑재됨에 따라 아이폰 6S에도 이 기술이 채용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작년 애플이 미국 특허청에 관련 특허를 제출한 내용을 보면, 사파이어는 추후 출시될 아이폰의 디스플레이 커버 외에도 후면부 카메라 주위에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파이어는 잘 알려진 것처럼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경도가 높은 물질이다. 기존의 아이폰과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장착되는 미국 코닝의 강화유리 ‘고릴라 글래스(Gorilla Glass)’와 비교하면 약 4배나 강하다. 고릴라 글래스의 경도는 500 ~ 600 정도인데 반해 사파이어는 1900 ~ 2200에 해당하는 경도를 갖췄다. 따라서 스크래치에 매우 강하며 장기간 안정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선명한 화면을 제공하는 것도 큰 장점이다.
고릴라 글래스보다 5배 비싸
그러나 단점도 존재한다. 주로 지적되는 단점은 고비용이다. 기존 아이폰이나 스마트폰에 활용되는 글래스보다 통상 5배나 비싸기에 기존 고릴라 글래스에서 사파이어로 바꿔 채용할 때 원가는 3달러에서 16달러로 껑충 뛰게 된다.

일각에선 애플이 이같은 고비용의 단점을 ‘하이페리온’ 기술을 통해 극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페리온은 일종의 코팅 방법으로 디스플레이 위에 사파이어 재질을 필름처럼 얇게 만들어 붙이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하면 어느 정도 선에서 생산 원가 조절이 가능해진다.

이외에 사파이어는 스크래치에는 강하지만 충격에 약하다는 치명적 결점을 가지고 있다. 경도를 강하게 해주는 규칙적인 결정 구조 때문이다. 유연성이 없어서 강한 충격에는 산산이 깨지는 것이다.

빛이 많은 곳에서 볼 경우 화면에 빛이 많이 반사되는 높은 반사율의 단점도 존재한다. 유리가 가진 빛의 반사율이 4.6%인데 반해 사파이어의 빛 반사율은 8.2%에 달한다.  


애플, 전 세계 사파이어 1/5 소비 예상

애플은 이같은 고비용과 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사파이어 글래스를 자사 제품의 핵심 키워드로 내세우기 위해 많은 사전 작업을 거쳤다. 이 과정엔 실패도 있었다. 작년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던 GT 어드밴스트 테크놀로지스(이하 GT)가 사파이어 글래스 공급을 위해 설립한 공장을 폐쇄하고 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내는 사건은 아이폰에 사파이어 디스플레이 장착은 시기상조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줬다.

하지만 애플과 협력업체·공급업체들은 사파이어 디스플레이 커버를 위한 공급망 구축에만 20억 달러(약 2조 3,000억 원)에 가까운 투자를 감행했다. 현재까지도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렇다면 애플이 사파이어 글래스를 아이폰에 채택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첫 번째 이유로 애플이 추구하는 ‘혁신’을 꼽는다. 다양한 경쟁업체가 사용하는 강화유리 ‘고릴라 글래스’로는 타사와의 차별성을 더 이상 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프랑스의 시장조사기관 욜 디벨롭먼트(Yole Development)는 애플이 올 9월 아이폰에 사파이어 글래스를 채용할 경우, 애플 워치와 함께 전 세계 사파이어의 1/5을 소비하는 결과를 촉발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내년은 아이폰에 사파이어가 확대 적용될 수 있는 중요한 기점이 되겠지만, 이전처럼 애플이 GT와 함께 사업을 진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파이어, 가전 사용량 증가

과거 사파이어의 약 76%는 LED를 위해 소비됐기에 LED 업황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휴대폰이나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소비자 가전에 적용되는 사파이어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며 판도가 변하고 있다. 내년엔 약 5조 원의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LED)용 사파이어는 고순도의 사파이어를 사용해야 하지만, 시계나 디스플레이 커버 등에 사용되는 사파이어는 고(高) 퀄리티를 요구하지 않기에 산업의 성장은 더욱 원활히 이뤄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아이폰에 사파이어를 성공적으로 적용시켜 진정한 의미의 ‘기술 혁신’을 이룬다면, 삼성과 LG를 비롯한 휴대폰 제조업체도 이를 채용해 가전용 사파이어 산업의 성장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이 2007년 고릴라 글래스를 최초로 적용한 이래 삼성전자, LG전자, 모토로라 등 30여 개의 글로벌 기업이 자사의 스마트폰에 고릴라 글래스를 적용한 사실을 염두에 둔 말이다. 현재 고릴라 글래스로 디스플레이를 제작한 스마트폰의 수는 1,000여 종에 이른다.

한편, 욜 디벨롭먼트는 LED 웨이퍼 가격이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0년까지 연평균성장률 5.2%가 예상되지만 LED 웨이퍼 시장의 수익 구조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 기업, 사파이어 투자 서둘러

사파이어 디스플레이 산업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단연 애플이지만 최근엔 중국 기업도 가세하고 있다. 화웨이(Huawei)가 대표적이다.
화웨이는 작년 8월 사파이어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스마트폰 ‘P7’을 애플보다 앞서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가 보석 원석업체와 제휴해 사파이어 디스플레이를 생산할 경우, 가격경쟁력을 통해 애플의 아이폰과 직접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현지 업체 다켈레(Dakele)도 ‘빅콜라3’를 통해 아이폰6가 장착하지 못했던 사파이어 글래스를 장착하는 등 중국 기업의 비상은 이어지고 있다.
휴대폰에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들도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중국의 터치스크린 제조업체인 란쓰과기(藍思科技, Lens Technology)는 사파이어 산업 성장을 위해 최근 5억 3,200만 달러(약 6,05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특히, 중국 기업 오로라(Aurora)가 주목받고 있다. 애플 워치에 사파이어 글래스를 납품하는 란쓰과기와 비엘크리스탈(Biel Crystal) 등에 사파이어 소재를 공급하는 업체가 바로 오로라기 때문이다. 이외에 중국의 DARX, EGing, Kingsun, Sunphire가 갖춘 높은 신뢰성 역시 중국 사파이어 성장의 동력원이다.

이런 가운데 사파이어 디스플레이 대안으로 활용될 수 있는 기술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안으로 연구되고 있는 것은 알루미나 코팅 글래스 디스플레이다. 생산 가격을 갖추는 동시에 스크래치에 대한 저항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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